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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김태균 쓰나미에 소멸된 좌우거포

이일동 객원기자
입력 2012.04.23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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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형우-최진행, 개막 이후 홈런 없어

복귀한 대스타 활약에 오히려 위축?

일본서 복귀한 이승엽-김태균.

지난 22일 청주구장서 열린 ‘2012 팔도프로야구’ 삼성-한화전에서는 의미 있는 홈런 두 방이 터졌다. 김태균(한화)의 복귀 후 시즌 첫 솔로 홈런과 이승엽(삼성)의 시즌 3호 쐐기 투런포다.

올 시즌 타율 1위를 질주하면서도 트레이드마크였던 홈런이 없었던 김태균이었기에 이 홈런은 팀 승패와 관련 없이 한화팬 입장에선 가뭄 속 단비 같은 한 방이었다. 게다가 홈런이 나온 타이밍도 의미가 있다. 3-5로 뒤지던 8회말 추격의 불씨를 살리는 것이었다.

이승엽의 시즌 3호 홈런 역시 의미가 있다. 김태균의 추격 솔로포로 쫓기던 9회초 나온 쐐기포다. 해결사다운 활약이었다. 일본서 활약하다가 올 시즌 동시에 복귀한 두 거포는 사이좋게 타격 부문 선두권을 형성하고 있다. 김태균이 타율 5할로 타격 1위에 올라있고 이승엽이 타율 0.356으로 타격 9위 홈런 3개로 팀 동료 박석민과 함께 타격 공동 3위에 올라있다. 이승엽은 홈런 공동 선두(4개)인 정성훈(LG)와 강정호(넥센)에 1개 차다.

삼성이나 한화나 시즌 개막전 기대하던 이승엽과 김태균의 개인 성적은 기대치를 충족하고도 남는다. 두 팀은 올 시즌 해외파 복귀로 전력이 상승될 것으로 예상했던 팀들이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7위와 8위에 머물러있다. 특히, 삼성은 시즌 전 전문가들이 의견일치로 ‘1강’ 우승 후보로 손꼽히던 팀이다.

두 팀이 시즌 초반 고전하는 데는 각기 다른 이유가 있지만 두 팀만이 공유하는 아픔이 있다. 바로 두 팀의 국내파 4번타자가 심각한 타격 슬럼프에 빠져있다는 것. 우선 타격 3관왕(홈런-타점-장타율)과 골든 글러브 수상자인 최형우는 작년과는 완전 딴판이다. 타율 0.178에 3타점이 전부다. 홈런왕 타이틀이 무색하게 아직 홈런도 없다. 더욱이 삼진은 무려 13개나 당했다. 리그 최다인 최정(SK)과 강민호(롯데)에 이은 공동 3위다.

작년 시즌 타율 0.340을 기록할 때의 정교함은 온데간데없다. 경찰청에서 제대 후 복귀했던 2008시즌 이후 최악의 4월을 보내고 있는 셈. 스윙 밸런스가 무너지면서 떨어지는 유인구에 속고 계속 속고 있다. 우타 거포 최진행은 최형우보다 더하다. 홈런은커녕 타율이 1할도 채 안 된다. 타율 0.088. 홈런도 아직 없다. 삼진도 역시 최형우에 한 개 적은 12개. 한국 야구를 대표하던 좌우 거포들은 ‘동병상련’에 빠져 있다.

두 거포들이 우연의 일치처럼 동반 슬럼프에 빠진 이유는 뭘까. 두 팀엔 이승엽과 김태균이라는 팀 대포 거포들이 동시에 복귀했다는 공통분모가 존재한다. 그래서 올 시즌 팀 타격이 향상될 것이란 기대도 동시에 받았다.

스프링 캠프 동안 기존의 4번타자 최형우와 최진행보다는 복귀하는 거포인 이승엽과 김태균 쪽으로 스포트라이트가 쏠렸다. 그 동안 4번 주포로 활약해왔던 두 거포에겐 관심의 쏠림현상이 좋게 작용하기 힘들다. 자신이 중심이 되어 돌아가던 팀에서 소외감을 느낄 수도 있다. 게다가 최형우는 작년 홈런왕에 3관왕이라는 자긍심도 있었을 터.

타격 3관왕(홈런-타점-장타율)과 골든 글러브 수상자인 최형우(왼쪽)는 작년과는 완전 딴판이다.

특히, 이승엽 같은 경우는 시즌 초반 출루와 타율을 중시하다가 최근 4번 최형우의 슬럼프가 장기화되자 스윙폭을 다소 키웠다. 최형우에게 맡기기 보단 스스로 해결해야 되겠다는 위기의식이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심리적 슬럼프에 빠져 타격감을 잃어버린 최형우로선 이런 상황이 더욱 악순환으로 연결될 수 있다.

김태균의 복귀로 4번에서 5번으로 밀린 최진행도 마찬가지. 김태균의 불붙은 타격을 보면서 오히려 더욱 마음이 조급해 질 수 있다. 22일 경기에서 대타로 나섰지만 스윙엔 자신감이 없었다.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그동안 좋은 타격과 장타력을 보여줬던 두 거포가 동시에 부진에 빠졌다는 것은 기술적인 면보다는 심리적 압박 탓이라는 지적에 무게가 실린다. 앞 타순의 대선배가 너무 잘 치면 그 다음 타순의 후배는 위축되고 심리적으로 쫓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두 팀이 투타 밸런스가 깨지고 심각한 부진을 보이고 있는 이유는 공격의 축인 클린업 트리오의 유기적 짜임새가 깨졌기 때문이다. 복귀한 거포 김태균과 이승엽의 복귀로 국내파 거포 최형우와 최진행이 심리적 위축을 당했을 가능성이 크다. 나무가 크면 그 그늘도 큰 법이다. 하나의 해결책으론 맞붙여 놓은 타선의 일시적인 분리가 해법이 될 수도 있다. 3번 이승엽과 4번 최형우를, 4번 김태균과 5번 최진행을 떼어놓는 타순 조정이 타격 부진에서 탈출하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도 있다.

우승 후보 삼성과 총체적 부진에 빠진 한화가 살아나려면 최형우와 최진행의 타격감 부활과 클린업의 유기적 짜임새 회복이 급선무다.[데일리안 스포츠 = 이일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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