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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범현 탓?’ 두고두고 아쉬운 투수교체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입력 2011.10.10 00:49
수정

[준PO 2차전]이호준 끝내기로 SK 승

´로페즈-한기주´ 투수교체 타이밍 실패

조범현 감독은 로페즈의 투수 교체 타이밍을 놓치는 바람에 이길 수 있었던 경기를 내주고 말았다.

SK가 연장 11회말 이호준의 끝내기 안타로 준플레이오프를 원점(시리즈 전적 1승1패)으로 돌렸다.

이호준은 9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KIA와의 홈 2차전에서 연장 11회 2사 만루 상황서 2루 베이스를 가르는 땅볼 안타로 경기를 매조지 했다. 이로써 SK는 기사회생한 반면, KIA는 부담을 안고 광주행 버스에 올라야 했다.

특히 KIA는 충분히 잡을 수 있었던 경기였기 때문에 두고두고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었다. 이날 KIA의 선수들은 선발 로페즈부터 야수들까지 필승 의지가 SK 선수들을 압도했다.

선발 로페즈는 허리 부상으로 몸이 완전하지 않은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혼신의 힘을 실은 투구를 펼쳤다. 경기 초반 제구력 난조에 시달리긴 했지만 구심인 임채섭 심판의 스트라이크존이 넓게 형성된다는 것을 알자 주 무기인 싱커를 버리고 슬라이더를 공략구로 삼아 SK 타자들을 돌려세웠다.

사실 이날 로페즈의 구위는 평소같지 않았다. 하지만 SK 타자들이 무언가에 쫓기듯 조급하게 승부하는 바람에 로페즈는 투구수를 아낄 수 있었다. 무엇보다 그동안 수비가 시원치 않았던 야수들이 결정적인 호수비를 선보인 것이 로페즈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유격수 김선빈은 플라이 볼에 극명한 약점을 지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몸을 날려 머리 위로 지나가는 플라이볼을 건져냈다. 김선빈의 파인플레이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김선빈은 2루 간의 흐르는 직선타를 잡아낸데 이어 9회에는 최정의 안타성 타구를 멋진 슬라이딩 캐치로 걷어내 팀을 위기에서 건져냈다.

수비가 썩 좋지 않은 좌익수 김상현도 탄성을 자아낼만한 허슬플레이를 펼쳤다. 김상현은 3회 박재상의 2루타성 코스를 잡아낸데 이어 4회에도 정상호의 짧은 타구를 혼심의 힘을 다해 뛰어와 아웃카운트를 늘려나갔다.

그라운드에서의 수비가 완벽했다면 타선에서는 그동안 침묵했던 최희섭의 대포가 드디어 터졌다. 최희섭은 1-0으로 살얼음판 리드를 하던 5회, 송은범의 실투를 그대로 밀었고 담장을 살짝 넘어가는 비거리 110m짜리 솔로홈런을 쏘아 올렸다. 부상 복귀 후 이렇다할 활약을 펼치지 못했던 최희섭은 모처럼 환한 웃음을 지을 수 있었다.

여기까지는 KIA가 승리할 수 있는 시나리오대로 흘러갔다. 하지만 경기는 7회말 SK 안치용의 홈런이 나오며 알 수 없는 방향으로 흘렀다.

6회까지 1실점하며 투구수가 90개에 육박한 로페즈는 이미 한계에 다다른 상황이었다. 구위는 경기 초반부터 상대를 압도하지 못한데다가 그나마 잘 제구가 되던 투구도 5회 이후부터는 마음먹은 곳으로 꽂히지 않았다. 그러나 조범현 감독은 7회에도 로페즈를 마운드에 올렸다.

결과는 대타로 나온 안치용에게 내준 큼지막한 동점 홈런이었다. 이미 경기 전부터 로페즈를 오래 끌고 가면 안 된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았던 조범현 감독은 기대 이상의 호투가 이어지자 조금만 더 끌고 갈 욕심이 화를 불러일으킨 셈이 되고 말았다.

장고 끝에 악수를 둔 조범현 감독의 투수교체타이밍은 이후에도 많은 아쉬움을 남겼다. 로페즈에 이어 등판한 양현종은 SK 킬러인데다가 긴 이닝을 책임질 선발 투수임에도 고작 한 타자만을 상대시킨 뒤 강판시켰다.

7회 2사 후 등판한 한기주도 선발에 버금가는 4이닝을 소화하게 했다. 한기주는 11회 경기가 끝날 때까지 72개의 공을 던지며 체력을 완전히 소진하고 말았다. 다음날이 이동일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투수운용에 여유가 있었음에도 한기주를 지나치게 길게 끌고 간 것은 이해할 수 없는 대목이다. 게다가 KIA 불펜에는 최근 최고의 구위를 선보이고 있던 심동섭이 대기하고 있었다.

조범현 감독도 경기 후 패장 인터뷰에서 이 부분을 언급했다. 조 감독은 “로페즈의 컨디션이 좋지 않았는데 긴 이닝을 잘 던졌다”며 “불펜에서 심동섭을 대기시키고 있었는데 자칫 무거운 짐이 될 수 있을 것 같아 한기주에게 끝까지 책임지게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처음부터 인천에서 1승1패라는 생각으로 왔다”고 말을 이었다. 이미 2연승할 생각이 없었던 감독으로 인해 선수들의 나이스플레이는 빛이 바랬고, 연장 11회까지 체력을 소진해야 했다. 무엇보다 3차전에서 끝낼 수 있었던 이번 시리즈는 최소 4차전 이상까지 끌고 가게 됐다.[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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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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