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 앞에 한계 드러낸 무리뉴 ‘안티풋볼’
입력 2011.04.28 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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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티풋볼´ 페페 퇴장으로 무너져
수비수 잇딴 결장 2차전이 더 문제
바르셀로나와의 홈 1차전에서 완패를 당하며 탈락 위기에 몰린 무리뉴 감독.
“바르셀로나를 이기는 법은 간단하다. 경기가 끝날 때 11명이 남아있는 것이다!”
레알 마드리드의 조제 무리뉴 감독이 바르셀로나와의 4강 1차전에서 빼어든 카드는 이번에도 ‘안티풋볼’이었다. 하지만 결과는 걱정만 산더미처럼 쌓인 완패였다.
레알 마드리드는 28일(이하 한국시간)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서 열린 ‘2010-11 UEFA 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 바르셀로나와의 홈경기서 후반 막판 리오넬 메시에게 2골을 내주며 0-2로 무릎을 꿇었다.
무리뉴 감독은 바르셀로나의 ‘점유율 축구’를 봉쇄할 몇 안 되는 지도자 가운데 하나로 평가받아왔다. 실제로 인터밀란의 지휘봉을 잡은 지난해 챔피언스리그 4강에서 치밀한 ‘안티풋볼’을 내세워 바르셀로나를 물리치기도 했다.
물론 실패도 있었다. 올 시즌 레알 마드리드로 옮긴 뒤 첫 번째 엘 클라시코 더비서는 ‘안티풋볼’ 대신 공격 맞불을 놓았다가 크게 혼쭐이 났다. 당시 무리뉴 감독은 “선수들의 잘못이 아니다. 전술상의 문제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이후 엘 클라시코 4연전에서는 철저한 ‘안티 풋볼’을 예고했다. 무리뉴 감독은 챔피언스리그 4강 1~2차전에 앞서 열린 프리메라리가 2차전에서 무승부를 이끌어냈고, 코파 델 레이(스페인 국왕컵)까지 들어 올리며 전략이 통하는 방향으로 흘렀다.
이날 4강 1차전에서도 무리뉴 감독은 중앙수비수 페페를 수비형 미드필더로 기용하는 파격적인 라인업을 들고 나왔다. 거친 몸싸움을 마다하지 않는 페페를 중원으로 끌어올려 바르셀로나 공격의 중심인 챠비와 리오넬 메시를 원천봉쇄하겠다는 심산이었다.
페페의 수비형 미드필더 전략은 전반 내내 위력을 발휘했다. 바르셀로나는 이날도 70%대의 높은 볼 점유율을 가져왔지만 공격의 효율성이 떨어졌다. 챠비는 패스할 공간이 마땅치 않았고, 무엇보다 주포 메시가 공을 잡을 틈이 없었다. 메시는 이날 경기 전까지 무리뉴 감독을 상대로 단 1개의 필드골을 뽑아내지 못하고 있었다.
여기에 무리뉴 감독은 고도의 심리전까지 구사했다. 레알 마드리드는 경기 초반부터 거친 플레이로 바르셀로나 선수들의 평정심을 자극했고, 그 결과 다니엘 알베스로부터 경고 1장을 받아냄은 물론 백업 골키퍼 호세 마누엘 핀투를 레드카드로 내쫓았다.
그러나 ‘바르셀로나 맞춤형 안티풋볼’에도 약점은 있었다. 바로 무리뉴 감독이 지적했던 거친 플레이에 의한 ‘퇴장’이 그것이었다. 그리고 우려는 현실이 됐다.
신이 난 듯 전반 내내 그라운드를 누비던 페페는 후반 16분 다니엘 알베스와의 몸싸움 과정에서 거친 플레이로 퇴장당하고 말았다. 주심은 페페가 알베스의 발을 걷어찼다고 판단, 주저 없이 레드카드를 내밀었다.
이후 페페로부터 해방된 메시는 그라운드를 지배하기 시작했고, 2골을 몰아넣으며 시즌 51호골에 도달했다. 공간이 열린 챠비 역시 특유의 킬패스로 레알 수비진의 공간을 파고들었다.
레알 마드리드의 악재는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1차전 패배도 쓰라렸지만 문제는 다가올 원정 2차전이다.
레알은 핵심 수비수 세르히오 라모스와 페페가 각각 경고누적과 퇴장으로 인해 2차전 결장이 확정됐고, 히카르도 카르발류 역시 부상으로 누 캄프 그라운드에 서지 못한다. 가뜩이나 수비진의 공백이 생긴 가운데 또다시 공격축구로 나섰다가는 지난 0-5 패배 이상의 충격이 다가올 수 있다.
1차전이 열렸던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는 홈팬들의 탄식과 무리뉴 안티풋볼의 한계만이 남았다.[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