닮은 듯 다른 2015 목함지뢰 도발·2026 서부전선 DMZ 北 지뢰 폭발
입력 2026.10.05 07:00
수정 2026.10.05 07:19
목함지뢰 도발, MDL 남쪽 440m 지점서 폭발…부사관 2명 다리 절단
서부전선 DMZ 폭발, MDL 남쪽 10여m 지점…영관급 장교 발목 절단 등
목함지뢰는 6일만에 북 소행 밝혀…DMZ 폭발은 9일만에 "北 지뢰"
이재명 대통령과 강신철 국방부 장관이 10월 1일 충남 계룡대 활주로에서 열린 제78회 국군의 날 기념식에서 대화하고 있다.ⓒ뉴시스
최근 발생한 서부전선 비무장지대(DMZ) 지뢰 폭발 사고는 2015년 목발지뢰 사건과 많은 점에서 비슷하다. 현재 시점에서 다른 점이 있다면 당시 박근혜 정부는 사건 발생 6일만에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하며 강경 대응에 나섰는데, 이재명 정부는 사고 발생 10일이 넘도록 조용하다는 것이다.
북한의 목함지뢰 도발은 2015년 8월 4일 오전에 발생했다. 당일 오전 7시 35분과 40분 두 차례에 걸쳐 경기도 파주시 인근 DMZ 남측 GP 추진철책 통문하단에서 폭발이 일어났다. 군사분계선(MDL)으로부터 남쪽으로 440m 지점이었다. 두 차례 폭발로 우리 군 부사관 2명이 다리가 절단되는 부상을 입었다.
지난달 21일 발생한 서부전선 DMZ 지뢰 폭발은 아직 어떠한 종류의 지뢰인지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사고 현장에서 미폭발 수지반보병지뢰가 1 발견됨에 따라 같은 종류의 지뢰일 것으로 군 당국은 추정하고 있다. 폭발 위치는 MDL 남쪽 10여m 지점이다. 당일 오전 10시51분과 52분 두 차례 폭발로 우리 군 영관급 장교는 발목이 절단됐고, 부사관은 골절상을 입었다.
목함지뢰 도발은 북한의 소행이었다는 사실이 6일만에 드러났다. 우리 군은 24명 규모의 합동조사단을 구성했으며, 현장조사를 거쳐 8월 10일 오전 9시 북한이 매설한 목함지뢰가 사고 원인이라고 발표했다. 군 당국은 북한에 사과와 책임자 처벌을 요구했으며, 같은날 오후 5시를 기해 대북 확성기 방송을 실시했다. 대북 확성기 방송은 2004년 6월 이후 중단됐었는데, 11년 만에 재개됐다.
서부전선 DMZ 지뢰 폭발 사건의 경우 우리 군은 9일만에 "북한군의 지뢰"라고 공식 인정했다. 다만 아직까지 최종 조사 결과는 발표되지 않았다. 폭발한 지뢰가 매설 지뢰인지에 대해서도 군 당국은 아직까지 확정짓지 않았다. 매설된 지뢰로 파악될 경우 이는 북한군의 고의성을 입증하는 핵심 증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목함지뢰 도발도, 이번 서부전선 DMZ 지뢰 폭발도 모두 우리나라의 자작극이라고 주장했다. 목함지뢰 도발을 북한의 소행이라고 규정하자, 북한은 담화를 통해 지뢰 매설을 부인하고, 우리나라의 자작극이라고 발뺌했다. 서부전선 DMZ 지뢰 폭발 역시 김여정 북한 노동당 총무부장이 담화를 통해 "우리 군인들은 단 한번도 국경선을 넘어선 적이 없다"며 "서울의 자작광대극"이라고 밝혔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 김관진 전 국가안보실장.ⓒ뉴시스
목함지뢰 도발은 우리 정부의 강경 대응에 결국 북한이 백기를 들었다.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하는 등 우리 정부의 강경 대응에 북한은 우리 영토를 향해 포격 도발을 감행했다. 2015년 8월 20일 오후 3시53분, 북한은 DMZ 남방한계선 이남인 경기도 연천군 야산에 14.5㎜ 고사포 1발을 발사했으며, 오후 4시12분에는 MDL 남쪽에 76.2㎜ 평곡사포 3발을 쐈다.
이어 오후 4시56분에는 북한군 총참모부가 서해 군 통신선으로 통지문을 발송하며 48시간 내 확성기를 철거하지 않으면 군사행동을 하겠다고 통첩했다. 우리 군은 오후 5시4분 MDL 북쪽 500m 지점에 155㎜ 자주포 29발을 대응 사격했다.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같은날 밤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비상확대회의를 소집하고, 8월 21일 오후 5시30분을 기점으로 전방지역에 준전시상태를 선포했다. 이에 대응해 한미 군 당국은 대북정보감시태세인 워치콘(Watch Condition)을 3에서 2로 격상했다. 총 5단계로 이뤄진 워치콘은 평시에는 4를 유지한다. 동시에 '한미공동국지도발대비계획'을 처음으로 실전에 적용하며 한미연합작전체제를 가동했다.
일촉즉발의 상황에서 북한은 돌연 우리 정부에 만남을 제안했다. 8월 21일 오후 4시 김건 노동당 비서 명의로 김관진 국가안보실장과의 접촉 제의가 있었고, 우리 정부는 북한 서열 2위였던 황병서 총정치국장을 면담 대상자로 불렀다. 결과적으로 우리 측에서는 김관진 실장과 홍용표 통일부 장관, 북측에서는 황병서 국장과 김양건 비서가 참석하는 '남북 고위급 접촉'이 진행됐다.
8월 22일 오후 6시30분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에서 만난 이들은 25일 오전 0시 55분까지 진행된 무박3일 마라톤 협상 끝에 6개 조항이 담긴 공동보도문을 채택했다. 회담 초기 북한은 도발 사실을 부인했으나, 우리 정부의 단호한 대응에 꼬리를 내렸다. 북한은 목함지뢰 폭발로 우리 군이 부상을 입은 데 대해 유감을 표명하고 준전시상태를 해제하기로 했다. 우리 정부는 MDL 일대 확성기 방송을 중단하기로 했다.
반면 서부전선 DMZ 지뢰 폭발의 경우 우리 군은 북한에 책임을 묻기 위한 상응 조치를 검토하는 단계에 머물러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