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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식 파괴·이색 루트…‘입소문’ 타고 뻗어나가는 장르문학의 상상력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입력 2026.10.04 09:33
수정 2026.10.04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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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타입’·‘밀리로드’부터 도서전까지…문학 시장 스펙트럼 넓히는 긍정적 ‘반전’

형식을 파괴한 파격적인 서사와 색다른 루트를 통해 독자와 만나는 장르문학들이 신선한 충격을 선사하고 있다.


최근 교보문고 베스트셀러 순위에 이름을 올리며 화제를 모은 ‘한국사 이상현상 연구원’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 작품은 이제 막 대학을 졸업한 신인인 최인서 작가가 쓴 책으로, 창작 플랫폼 포스타입에서 2023년부터 약 1년간 연재되며 먼저 팬층을 형성했다.


궁궐, 고분, 사찰에서 연이어 벌어지는 실종 사건을 추적하며 미스터리한 분위기를 조성한다. 탐사 지침서, 사건 보고서, 음성 녹취록, 현장 기록 등 단서들을 따라가며 사건의 진실을 좇아간다. 소재는 물론 이 작품만의 독특한 전개 방식에 독자들 역시 신선한 재미를 느끼고 있다. 다소 낯선 형식이지만, 그만큼 확고한 개성으로 ‘읽는 재미’를 선사한 것이다.


‘한국사 이상현상 연구원’·‘녹색 절벽의 신자들’·‘빵충사육준수사항’ 표지ⓒ

‘뉴서울파크 젤리장수 대학살’, ‘칵테일, 러브, 좀비’ 등 호러·스릴러 장르로 독자들의 사랑을 받은 조예은 작가도 낯설지만, 매혹적인 스릴러로 독자들의 관심을 유발 중이다. 조 작가의 신작 ‘녹색절벽의 신자들’은 사이비 종교 단체가 일으킨 집단 자살 사건과 그 진실을 둘러싼 이야기를 담는다. 밀리의서재 플랫폼 ‘밀리로드’를 통해 연재되며 뜨거운 인기를 얻은 뒤, 종이책으로 출간되는 방식으로 독자를 만나고 있다.


온라인 플랫폼은 물론, 오프라인에서의 입소문이 흥행을 이끌기도 한다. 올해 서울국제도서전에서 독자들을 만난 뒤,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서 화제를 모은 ‘빵충사육준수사항’이 그 예다.


트럼펫을 전공한 청년이 팍팍한 현실에 귀농을 선택하고, 빵맛이 나느 벌레 ‘빵충’ 사업에 뛰어들며 벌어지는 일을 담았다. 대한민국의 익숙한 현실 위에, 크리처물의 재미를 얹은 색다른 장르물로 호평을 받고 있다. 오로지 작품의 매력만으로 화제의 중심에 선 사례로도 주목을 받는다.


마니아층이 즐기던 장르물 또는 비주류로 여겨지던 온라인 연재물이 이제는 흥행의 중심에 서는 모양새다. 포스타입과 밀리로드, 오프라인 행사 등 다양한 루트로 독자들을 만나며 가능성을 입증했다. 익숙한 유통 방식은 아니지만, 젊은 층이 모이는 플랫폼에서 관심을 유발하며 입소문의 발판을 마련한 것이 흥행 비결이 됐다.


독자들의 다변화된 취향을 저격하는 작가들의 신선한 시도를 만날 수 있어 반갑다. 기발한 상상력을 바탕으로 흥미를 이끈 ‘빵충사육준수사항’부터 전개 방식부터 새로운 ‘한국사 이상현상 연구원’까지. 낯설지만, 그래서 더 흥미로운 그들의 시도가 독자들에게도 색다른 재미가 되고 있다.


무엇보다 기성 작가는 물론, 대학을 갓 졸업한 신인 작가까지. 온전히 작품의 매력으로만 주목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다는 점이 의미 있다. 틀에 얽매이지 않은 다양한 작품을 선보일 수 있는 건강한 생태계가 출판 시장에 어떤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지 기대감이 이어진다.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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