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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업·건강 밀어낸 데뷔 경쟁…아이돌 연습생 보호 대책 촉구 [현장]

전지원 기자 (jiwonline@dailian.co.kr)
입력 2026.09.30 16:07
수정 2026.09.30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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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습생 경험자 16명 면접…과도한 감량·학업 단절 사례

법률·교육계, 기획사 보호 의무와 학교 복귀 지원 제안

문체부 “상담·현장점검 시행”…지원 실효성 질문엔 즉답 못해

데뷔를 위해 연습에 몰두하는 동안 학교생활과 건강은 뒷순위로 밀리고, 목표 체중에 도달하지 못하면 식비 지원이나 레슨을 중단당하는 것은 케이팝(K-POP) 육성 산업의 씁쓸한 현실이다. 아이돌 연습생 당사자들의 목소리가 공개된 국회 토론회에서는 이러한 일들을 개인의 꿈과 노력으로만 설명할 수 없으며 기획사의 보호 책임과 제도의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7간담회의실에서 ‘아이돌·연습생 면접조사 결과발표 토론회’가 열렸다. 아동청소년미디어인권네트워크와 더불어민주당 이정문·최민희·노종면 의원이 주최한 이날 토론회는 미성년 연습생의 학습권과 건강권을 중심으로 제도 개선 방향을 논의했다.


발제를 맡은 김영민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장은 연습생 경험자 16명의 심층 면접 결과를 발표했다. 평균 나이 만 15.9세의 여자 연습생 11명, 남자 5명을 대상으로 질적 조사를 한 결과, 체중 감량을 위해 물조차 마시지 않거나 목표 체중을 맞추지 못하면 식비 지원과 수업·연습실 이용을 제한받았다는 사례가 확인됐다. 탈수와 빈혈, 실신 등을 겪었다는 진술도 나왔다.


‘아이돌·연습생 면접조사 결과발표 토론회’ 현장. ⓒ데일리안 전지원 기자

학업 역시 경쟁의 영향을 받았다. 다른 연습생이 조퇴하고 먼저 연습하는 상황에서 자신만 학교에 남으면 뒤처진다고 느끼거나 기획사로부터 자퇴를 권유받았다는 경험이 제시됐다. 김 센터장은 “기획사의 절대적인 우위 속에서 연습생 생활을 할 수밖에 없다”며 “제도적 보호 장치가 없기 때문에 출혈 경쟁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토론에서는 보호 원칙을 구체적인 의무로 바꿔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만드는법의 김두나 변호사는 “연습생의 신체적·정신적 건강 상태가 굉장히 취약한 것이 확인됐지만 지금 규정들은 이런 상황을 방지하거나 개선하는 데 충분하지 않다”고 말했다. 체중 목표 부과와 공개 측정, 감량 실패에 따른 불이익 등 금지할 행위를 구체화하고 외부 전문기관 상담과 숙소 안전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학습권에 대해서는 “강요 금지만으로는 규율하기 어려워 좀 더 적극적인 방식의 의무를 부여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경쟁적인 분위기 자체가 학교생활을 포기하도록 만들 수 있는 만큼 정규 수업 시간의 연습 제한과 교육과정 이수 보장 등을 제안했다.


학교 현장에서는 활동 중단 이후까지 살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김여진 한국케이팝고등학교 교사는 “학교에서 배우는 것은 단순히 교과 지식만이 아니다”라며 “친구들과 관계를 맺고 갈등을 해결하며 공동체 안에서 책임과 협력을 배우는 과정 역시 중요한 교육의 일부”라고 강조했다. 이어 “학생들이 학교로 돌아왔을 때 놓쳐버린 수업 진도와 같은 교육 공백을 학생 개인이 부담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복귀 지원의 필요성을 짚었다.


‘아이돌·연습생 면접조사 결과발표 토론회’ 발제안. ⓒ데일리안 전지원 기자

문체부는 기존 지원과 점검 정책을 설명했다. 김문선 문화체육관광부 대중문화산업과 사무관은 표준계약서와 청소년 보호 책임자 제도를 안내하고 한국콘텐츠진흥원을 통해 심리 상담과 법률 자문을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 8~9월 지자체와 합동 현장점검을 진행했다"며 “확인된 위법 사항에 대해서는 과태료 부과 등의 후속 조치가 예정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진 종합토론에서는 이 지원이 실제 연습생에게 얼마나 닿고 있는지, 기획사 응답 중심의 실태조사를 어떻게 개선할 것인지 묻는 질문이 나왔다. 그러나 김 사무관은 "사전 질의에 대한 답변을 준비해 참석했다"며 “그 이상의 것은 지금 이 자리에서 말씀드릴 수 없다”고 답해 아쉬움을 남겼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이정문 의원은 “법은 있지만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부분도 있고 아예 제도나 규정이 없는 부분도 있는 것 같다”며 “양성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여러 문제에 함께 지혜를 모으는 자리를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논의는 보호 제도의 존재를 넘어 실제 작동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는 과제로 모였다. 연습생이 부당한 요구를 거절할 수 있는지, 데뷔하지 못해도 학업과 다음 진로를 이어갈 수 있는지가 보호 정책의 실효성을 가를 기준으로 제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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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원 기자 (jiwonli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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