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AI가 위험 먼저 감지”…폭염 막는 냉감 조끼부터 추락 에어백까지
입력 2026.07.08 16:42
수정 2026.07.08 16:43
팬 달린 냉감 작업복으로 폭염 대응
AI 로봇이 원전 위험구역 대신 점검
색채 디자인으로 위험 신호 한눈에
추락 감지하면 즉시 터지는 에어백
산업안전보건의 달을 맞아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AI안전보건박람회’가 열리고 있다. ⓒ데일리안 김성웅 기자
인공지능(AI)이 산업현장 안전의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 잡고 있었다. 폭염 속 작업자의 체온을 낮춰주는 냉감 작업복부터 추락을 감지해 에어백을 펼치는 안전장비, 위험 구역을 대신 누비는 로봇까지 첨단 기술이 산업재해 예방의 최전선에 등장했다.
고용노동부와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은 산업안전보건의 달을 맞아 6일부터 9일까지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AI안전보건박람회’를 개최했다. 국내외 320여개 기업이 참가한 이번 박람회는 AI와 사물인터넷(IoT)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한 안전보건 제품과 솔루션을 한자리에서 선보이며 산업안전의 미래를 제시했다.
행사장을 찾은 관람객들은 각 부스를 돌며 제품을 직접 착용하거나 체험했다. 곳곳에서는 업체 관계자들의 시연과 설명이 이어졌고, 산업현장 안전을 주제로 한 체험 프로그램에도 발길이 이어졌다.
코오롱인더스트리 FnC의 폭염 대응 작업복. ⓒ데일리안 김성웅 기자
가장 먼저 눈길을 끈 것은 코오롱인더스트리 FnC의 폭염 대응 작업복이었다.
지난해 기록적인 폭염에 이어 올해도 온열질환 예방이 산업현장의 주요 과제로 떠오른 가운데, 업체는 팬(FAN)이 장착된 냉감 워크웨어를 선보였다. 조끼 내부에 장착된 팬이 외부 공기를 순환시켜 작업복 안의 열기를 배출하는 방식이다.
직접 착용해 보니 팬에서 나온 바람이 등과 목 주변을 따라 순환하며 땀이 옷에 달라붙는 느낌을 줄여줬다. 장시간 야외에서 일하는 작업자의 체감 온도를 낮추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였다. 작업 환경에 맞춰 조끼와 반팔, 긴팔 제품은 물론 방염 기능을 갖춘 제품까지 다양하게 전시돼 있었다.
업체 관계자는 “직업군마다 작업 환경이 다른 만큼 팬 위치와 소재를 다양하게 적용했다”며 “폭염 속에서도 보다 쾌적한 작업환경을 제공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인간 대신 고위험 작업을 수행하는 로봇. ⓒ데일리안 김성웅 기자
한국수력원자력 부스에서는 사람이 접근하기 어려운 고위험 작업을 대신하는 로봇 기술이 소개됐다.
고방사선 구역과 수중, 밀폐공간 등 작업자가 직접 들어가기 어려운 현장에 로봇을 투입해 점검과 모니터링을 수행하는 기술이다. AI를 접목한 로봇은 위험 구역을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작업 환경을 점검해 작업자의 안전을 확보하는 역할을 맡는다.
색채 유니버설 디자인을 적용한 안전 시스템. ⓒ데일리안 김성웅 기자
‘색으로 안전을 만든다’는 KCC의 전시도 관람객들의 관심을 모았다.
KCC는 색채 유니버설 디자인을 적용한 안전 시스템을 소개했다. 색약자와 고령자, 외국인 노동자도 위험 요소를 쉽게 인식할 수 있도록 색상을 표준화한 것이 특징이다. 형광색 계열의 고시인성 도료와 축광 페인트를 활용해 어두운 환경에서도 비상구와 이동 동선을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관계자는 “안전 표지판만 늘리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직관적으로 위험을 인지할 수 있도록 색채를 활용한 안전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VR 산업안전 체험장. ⓒ데일리안 김성웅 기자
박람회 한켠에서는 VR을 활용한 산업안전 체험도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건설현장과 제조현장 등 다양한 작업환경을 가상공간에서 체험하며 추락과 끼임, 밀폐공간 사고 등 산업재해 상황을 경험했다. 실제 현장을 옮겨 놓은 듯한 화면과 입체적인 영상은 안전수칙 준수의 중요성을 자연스럽게 체감하도록 했다.
AI 에어백을 시연하는 모습. 왼쪽은 에어백이 터지기 전 모습. 오른쪽은 추락 감지 후 에어백이 터진 모습. ⓒ데일리안 김성웅 기자
세이프웨어 부스에서는 추락 상황을 가정한 AI 에어백 시연이 이어졌다.
이곳에서는 AI 센서가 작업자의 움직임을 분석해 추락을 감지하면 즉시 에어백이 팽창하는 웨어러블 안전장비 시연이 이어졌다.
시연자가 추락 상황을 재현하자 순식간에 에어백이 목과 머리 주변을 감싸며 전개됐다. 주변에서는 에어백이 터지는 모습을 휴대전화로 촬영하는 관람객들도 적지 않았다.
업체 관계자는 “추락 사고가 발생하면 머리와 목, 척추 등 주요 부위를 보호하도록 설계됐다”며 “사고 발생 즉시 대응할 수 있도록 AI 센서를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박람회는 단순히 새로운 안전장비를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았다. AI가 위험을 먼저 감지하고, 로봇이 사람이 해야 할 위험 작업을 대신하며, 착용형 장비가 사고 피해를 줄이는 방향으로 산업안전의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김현중 안전보건공단 이사장은 “AI와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산업안전이 현장에 빠르게 확산되길 바란다”며 “현장 근로자들이 보다 안전한 환경에서 일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