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치킨이 여행상품으로…노랑풍선, 지자체 손잡고 국내여행 승부수
입력 2026.09.30 08:00
수정 2026.09.30 08:00
농식품부·한식진흥원·구미시와 협업
‘K-치킨벨트’ 관광상품 선봬
지자체 협업 국내여행 상품 확대 계획
향후 인바운드 상품으로 확장
구미 송정동에 위치한 교촌치킨 1호점에서 치킨 플레터 체험이 이뤄지고 있다. ⓒ데일리안 남가희 기자
노랑풍선이 지방자치단체와 손잡고 지역 먹거리와 체험을 관광상품으로 개발하며 국내여행 시장에서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치킨과 지역 농산물, 전통주 등 지역 고유의 콘텐츠를 여행상품으로 묶어 국내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동시에 향후 외국인 관광객을 겨냥한 인바운드 상품으로까지 확장한다는 구상이다.
30일 노랑풍선에 따르면, 노랑풍선은 오는 10월 2일부터 11월 29일까지 총 27회에 걸쳐 구미 K-치킨벨트 관광상품을 운영한다. 상품은 당일형과 1박2일 체류형으로 구성된다.
당일형 상품은 매주 금·토·일요일 운영된다. 구미 시내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갈뫼루를 시작으로 교촌치킨 1호점과 교촌1991문화거리, 로컬푸드직매장 내 공유주방, 금오산 등을 차례로 둘러보는 일정이다.
특히 이 여정의 특징은 단순히 관광지를 둘러보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을 곳곳에 배치했다는 것이다.
본격적으로 '치킨 여행'이 시작되는 곳은 바로 구미 송정동에 위치한 교촌치킨 1호점이다. 1991년 3월 문을 연 교촌치킨의 출발점이 된 곳이다.
이곳에서는 '치킨 플레터 체험'이 진행됐다. 갓 튀긴 치킨과 간장·레드·허니 등 교촌의 대표 소스가 테이블 위에 놓이면 참가자들이 붓을 이용해 치킨 한 조각 한 조각에 원하는 소스를 직접 바른다. 이 과정에서 붓에 소스를 세 번 묻히고, 세 번 털어낸 뒤 치킨 한 조각당 세 번 이상 붓질하는 교촌의 ‘3·3·3 원칙’도 직접 경험할 수 있다. 완성된 치킨은 그 자리에서 바로 맛볼 수 있어 교촌 특유의 조리 방식을 체험하면서 식사까지 즐길 수 있도록 구성됐다.
식사를 마친 뒤에는 교촌 1호점 앞에 조성된 ‘교촌1991문화거리’로 이동해 교촌의 창업 스토리를 살펴볼 수 있다. 거리 곳곳에는 창업주가 치킨집을 열기 전 운전했던 택시와 전화기 등 교촌의 초기 역사를 소재로 한 공간이 마련돼 있다. 스탬프투어를 따라 거리를 둘러보다 보면 구미의 작은 치킨집에서 시작한 교촌의 성장 과정도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다.
이어서 찾은 로컬푸드직매장에서는 치막하이볼 체험과 치킨무 만들기 체험이 진행됐다. ⓒ데일리안 남가희 기자
이어서 찾은 로컬푸드직매장에서는 치막하이볼 체험과 치킨무 만들기 체험이 진행됐다.
치막하이볼 체험에는 교촌 계열사 발효공방1991의 ‘은하수 막걸리’가 활용됐다. 청귤 베이스 20㎖에 알코올 도수 8도의 은하수 막걸리 100㎖를 넣고 탄산수 120㎖를 더해 완성한다. 앞선 체험에서 가져온 치킨 몇 조각과 직접 만든 하이볼을 곁들여 맛보는 것까지가 하나의 체험으로 구성됐다.
치킨과 빠질 수 없는 ‘치킨무’를 직접 만드는 체험이 이어졌다. 교촌 계열사인 케이앤피푸드(K&P Food)의 치킨무 제조 방식을 활용한 체험으로, 참가자들은 무를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른 뒤 물과 화이트식초, 무 발효식초, 설탕을 5.5대 1대 2대 4 비율로 섞어 만든 절임물을 부어 치킨무를 완성했다.
쇼핑도 빼놓지 않았다. 패키지 이용객에게는 구미 지역 농산물 등을 구매할 수 있는 지역화폐가 제공된다. 로컬푸드직매장에서 지역 농산물을 직접 둘러보고 구매하도록 해 관광객의 소비가 자연스럽게 지역 상권으로 이어지도록 했다.
체험 프로그램을 마친 뒤에는 금오산으로 향한다. 케이블카를 타고 산을 오르며 구미의 자연경관을 둘러보는 일정으로 하루 코스가 마무리된다.
이처럼 이 상품은 ‘치킨’을 중심으로 지역 농산물과 전통주, 관광지를 하나의 여행 동선으로 엮은 것이 특징이다.
단순히 유명 관광지를 둘러보는 데 그치지 않고, 해당 지역에서만 즐길 수 있는 먹거리와 체험을 결합해 여행 자체에 차별화를 꾀했다.
‘치킨무’를 직접 만드는 체험이 이뤄진 모습. ⓒ데일리안 남가희 기자
눈길을 끄는 것은 노랑풍선이 국내 패키지여행 시장이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도 이 같은 상품을 확대하고 있다는 점이다.
우선 종합여행사로서 국내여행 상품군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해외여행뿐 아니라 국내여행까지 아우르는 상품 포트폴리오를 갖추기 위해 별도의 국내여행 조직을 두고 관련 상품을 직접 기획·운영하고 있다.
또한 노랑풍선은 녹록지 않은 국내 패키지 시장 환경 속에서도 지방자치단체와의 협업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찾았다.
지역 관광 활성화에 나선 지자체들이 관광객 유치를 위한 지원을 확대하면서 관련 여행상품 시장도 함께 커지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노랑풍선은 지자체와 공동으로 만드는 국내여행 상품을 지속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노랑풍선에 따르면, 2023년부터 지자체와 직접 협업하는 사업을 본격적으로 확대해 왔다.
나아가 이들 상품을 활용해 인바운드 관광객 유치에도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미 외국인 개별여행객(FIT)을 대상으로 국내 여행상품을 판매할 수 있는 접점도 마련해뒀다.
올해 1월 서울 중구 노랑풍선 사옥 1층에 문을 연 ‘옐로 라운지(Yellow Lounge)’가 대표적이다. 옐로 라운지는 외국인 개별여행객을 위한 전용 상담 공간으로 서울뿐 아니라 경기·인천, 강릉, 경주, 광주 등 전국 주요 지역의 여행상품과 정보를 제공한다.
노랑풍선은 구미 K-치킨벨트와 같은 지역 특화 상품 역시 향후 외국인 관광객에게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실제 대학 어학당 등을 중심으로 관련 문의가 들어오고 있으며,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상품을 운영하기 위한 언어별 프로그램 테스트와 가이드 준비도 진행하고 있다.
지자체와 함께 발굴한 지역 관광 콘텐츠를 내국인 대상 상품에만 머물게 하지 않고 외국인 관광객까지 끌어들이는 인바운드 상품으로 확장하겠다는 구상이다.
노랑풍선 관계자는 “지자체와의 협력은 계속 넓혀갈 예정”이라며 “고객들이 이미 잘 알고 있는 관광지보다는 아직 많이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장소를 발굴해 지역을 보다 자세히 알 수 있는 상품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