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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실 뺑뺑이' 방지법에 현장 우려…응급의학 전문의 93% "반대"

김효경 기자 (hyogg33@dailian.co.kr)
입력 2026.09.29 15:48
수정 2026.09.29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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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용기관 지정·의무수용 조항에도 92% 반대

복지위·법사위 통과…국회 본회의 의결만 남아

“과밀화·배후진료 개선 없이 수용 의무만으론 한계”

이형민 대한응급의학의사회 회장이 29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회관에서 ‘응급실 미수용 방지법’ 강행저지 및 올바른 대안제시를 위한 응급의학의사회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대한응급의학의사회

응급환자가 치료받을 병원을 제때 찾지 못하는 이른바 ‘응급실 뺑뺑이(미수용)’를 막기 위한 법안이 국회 본회의 의결을 앞둔 가운데 응급의학계가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응급실 병상뿐 아니라 수술 인력과 중환자실 등 실제 진료 여건을 고려하지 않은 채 환자 수용을 강제할 경우 의료진의 부담과 책임만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형민 대한응급의학의사회 회장은 29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법안은 수립 단계부터 통과 단계까지 현장과 전혀 조율되지 않은 입법”이라며 “대다수 현장 응급의학 전문의들이 극심한 우려와 함께 강력한 반대 의사를 표명하고 있다”고 밝혔다.


‘응급실 미수용 방지법’으로 불리는 응급의료법 개정안은 중증응급환자를 이송할 의료기관이 신속하게 정해지지 않을 경우 중앙응급의료상황실과 119구급상황센터가 수용기관을 지정할 수 있도록 했다. 지정받은 의료기관은 정당한 사유가 없는 한 환자를 수용해야 한다.


응급의학계가 문제 삼는 부분은 ‘수용 가능 여부’의 기준이다. 응급환자 치료에는 응급실 병상뿐 아니라 수술·시술이 가능한 전문의와 마취 인력, 중환자실 등 배후진료 역량이 필요하다. 이 같은 의료자원의 가용 여부는 환자 유입 상황에 따라 실시간으로 달라지는 만큼 일률적인 수용 의무를 부과하기 어렵다는 게 의료계의 주장이다.


이형민 대한응급의학의사회 회장이 29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회관에서 ‘응급실 미수용 방지법’ 강행저지 및 올바른 대안제시를 위한 응급의학의사회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대한응급의학의사회

실제 응급의학의사회가 지난 25일부터 28일까지 전문의를 대상으로 실시한 온라인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299명 중 278명(93%)이 개정안에 반대했다. 응급환자를 수용하기 어려운 상황을 중앙응급의료상황실에 통보하도록 한 조항에는 96%, 중앙응급의료상황실과 119구급상황센터가 수용기관을 지정하고 해당 기관에 수용 의무를 부과하는 조항에는 92%가 부정적인 의견을 보였다.


개정안은 지난 1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이어 28일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해 본회의 의결만 남겨두고 있다.


응급의학의사회는 이날 성명을 통해 “의료진에게 책임과 처벌은 남겨둔 채 환자 수용 ‘의무’와 처벌 조항만 일방적으로 부과하고 있다”며 “실효성 검증 없는 지침을 근거로 수용을 강제하는 것은 무책임한 떠넘기기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경증부터 중증까지 모든 환자가 자유롭게 유입되는 상황에서 과밀화가 해결되지 않는 한 중증환자 진료 여력을 확보할 수 없다”며 “응급실 미수용 문제는 법적 위험성 감소와 과밀화 해소, 인프라 확충 등의 선결 과제 해결 없이는 해결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의사회는 법안과 후속 시행규칙을 마련하는 과정에 현장 전문가를 참여시키고, 현장 전문의가 환자 수용 여부를 판단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와 함께 민·형사상 면책을 위한 객관적인 기준 마련과 응급실 과밀화 대책, 취약지역 의료 인프라 개선 등을 함께 논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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