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 걸음이 부쩍 느려졌다면"…놓치면 안 될 '이 신호' [김효경의 데일리 헬스]
입력 2026.09.30 04:00
수정 2026.09.30 04:00
양반다리·앉았다 일어서기 힘들면 무릎관절염 의심
걷다 쉬고 허리 숙일 때 편해지면 척추관협착증 가능성
“무조건 쉬기보다 부담 적은 운동 꾸준히 해야”
해당 이미지는 AI로 제작됨.
“부모님 거동이 많이 불편해지셨나 봐.” “나이 들면 다 그렇죠 뭐.” 추석을 맞아 오랜만에 부모님을 뵙고 올라오는 길에 흔히 오가는 대화다. 하지만 걷는 거리가 부쩍 줄거나 앉았다 일어나는 동작이 힘들어졌다면 단순히 나이 탓으로 넘기지 않는 것이 좋다.
부모님의 평소 움직임이 예전과 달라졌다면 척추·관절 건강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나이가 들수록 발생 위험이 높아지는 ‘무릎관절염’과 ‘척추관협착증’은 일상 속 움직임의 변화로 신호가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무릎 아프고 걷기 힘들다면…퇴행성 질환 신호
무릎관절염은 뼈와 뼈 사이에서 충격을 흡수하는 관절연골과 반월상연골 등이 손상되면서 통증과 염증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평소 어렵지 않게 하던 양반다리가 불편해지거나 앉았다 일어날 때 무릎 통증이 심해져 무릎 또는 주변 물건을 짚는다면 무릎관절염을 의심할 수 있다.
박철희 경희대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무릎관절염은 주로 무릎을 깊게 굽히거나 체중을 실어 펴는 동작에서 통증이 심해지고, 무릎 주변이 뻣뻣해지거나 붓고 물이 차는 증상이 동반되기도 한다”며 “질환이 진행되면 내반 변형(O자형 다리) 등으로 다리 모양이 변하고 보행에도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말했다.
걷는 모습의 변화는 척추 질환의 신호일 수도 있다. 예전보다 오래 걷기 어려워지고 걷다가 자주 멈춰 쉬게 된다면 단순한 체력 저하가 아니라 척추관협착증 때문일 가능성이 있다.
척추관협착증은 디스크와 황색인대, 후관절 등 척추관 주변 구조물의 퇴행성 변화로 신경이 지나가는 공간이 좁아지는 질환이다. 허리뿐 아니라 엉덩이부터 허벅지, 종아리까지 당기거나 저린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강석형 경희대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평소보다 오래 걷지 못한다면 체력 저하로 넘기기보다 허리를 숙였을 때 통증이나 저림이 완화되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허리를 펴고 서거나 걸을 때는 통증이 심해지는 반면, 몸을 앞으로 숙이거나 앉으면 일시적으로 신경이 지나가는 공간이 넓어져 증상이 완화되는 특징이 있다”고 설명했다.
통증 방치도, 무조건 쉬는 것도 금물…상태 맞춰 치료해야
무릎관절염과 척추관협착증은 모두 퇴행성 변화가 진행될수록 걷고 서는 등 일상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커질 수 있다. 단순한 노화 현상으로 여기기보다 통증이 지속되거나 보행 능력이 떨어진다면 정확한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무릎관절염은 통증 정도와 활동 수준, 영상의학적 소견 등을 종합해 치료 방향을 결정한다. 초기에는 약물이나 주사 등 비수술적 치료로 증상을 완화하고 진행을 관리할 수 있지만 관절 손상과 변형이 심해지면 수술적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박 교수는 “관절연골은 한 번 손상되면 자연적으로 회복되기 어려운 만큼 통증이 지속된다면 조기에 병원을 찾아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손상과 변형이 심해지면 절골술이나 인공관절 치환술과 같은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척추관협착증도 영상검사에서 나타난 협착 정도뿐 아니라 통증과 보행 능력, 근력 저하 여부 등을 함께 살펴 치료 방향을 정한다. 초기에는 약물이나 물리치료, 주사치료 등을 시행할 수 있지만 다리 근력이 눈에 띄게 약해지거나 발목·발가락에 힘이 빠져 자주 넘어지는 등 신경 기능 저하가 나타나면 수술을 고려할 수 있다.
평소 생활관리도 중요하다. 퇴행성 질환이라고 해서 통증을 피하려고 활동량을 지나치게 줄이면 주변 근력이 약해지고 관절 기능도 떨어질 수 있다. 무릎에 부담을 주는 바닥 생활이나 쪼그려 앉는 자세는 줄이고, 자신의 상태에 맞춰 꾸준히 움직이는 것이 좋다.
박 교수는 “적절한 체중 관리와 꾸준한 운동, 생활습관 개선을 통해 무릎에 가해지는 부담을 줄이는 것이 필요하다”며 “식탁이나 소파 등을 활용해 생활공간을 입식 위주로 바꾸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강 교수는 “활동량을 지나치게 줄이면 척추와 관절이 더욱 뻣뻣해지고 주변 근력이 떨어져 오히려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며 “통증을 유발하지 않는 범위에서 평지 걷기나 수영 등 척추·관절에 부담이 작은 운동을 꾸준히 이어가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