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 자영업자…저축은행 대출 3년새 반토막, 연체율은 4배
입력 2026.09.29 07:04
수정 2026.09.29 07:04
개인사업자대출 3년 새 11조3432억 감소
연체율 3.31%→11.94%…NPL도 16%대
PF 부실·규제 여파…신규 대출 취급 위축
해당 이미지는 AI로 제작됨.
저축은행의 개인사업자대출 잔액이 3년 새 절반 가까이 줄어든 가운데 연체율과 부실채권 비율은 오히려 크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여파와 대출 규제 등으로 저축은행의 신규 대출 취급이 위축된 가운데 기존 자영업자대출의 건전성은 악화된 모습이다.
29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당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저축은행 개인사업자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 12조8826억원으로 집계됐다.
연도별로 보면 개인사업자대출 잔액은 2022년 말 24조2258억원에서 2023년 19조7751억원, 2024년 15조6398억원으로 매년 감소했다. 3년 만에 11조3432억원(46.8%) 줄었다.
대출 규모가 줄어드는 동안에도 개인사업자대출의 건전성은 악화됐다.
연체율은 2022년 말 3.31%에서 2023년 7.63%, 2024년 11.70%, 지난해 11.95%로 상승했다.
부실채권을 의미하는 고정이하여신(NPL) 비율도 2022년 4.83%에서 2023년 9.40%, 2024년 14.05%, 지난해 16.05%까지 높아졌다.
신규 대출 취급액은 올해 들어 다소 회복되는 모습이나 과거와 비교하면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올해 6월까지 신규 취급액은 3조1270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취급액 4조7543억원의 65.8% 수준에 그쳤다.
신규 대출 공급이 일부 회복됐지만 건전성 지표는 여전히 높은 수준을 보였다. 올해 6월 기준 연체율은 11.94%, NPL 비율은 15.69%에 달했다.
저축은행의 자영업자대출 감소에는 차주의 상환 여력 악화와 업권의 건전성 관리 부담이 함께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경기 부진으로 자영업자의 상환 능력이 떨어진 가운데 부동산 PF 부실 여파로 저축은행의 건전성 관리 부담이 커졌다.
여기에 금융당국의 대출 관리 기조까지 이어지면서 신규 대출을 적극적으로 취급하기 어려운 환경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20년부터 이어진 코로나19 당시 발생한 연체의 여파도 아직 해소되지 않았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당시 만기연장과 상환유예 등으로 부실 인식이 늦춰졌던 대출이 경기 부진과 고금리 여파로 상환 부담이 커지면서 연체와 부실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자영업자 대출이 줄어든 것은 상환 여력이 떨어진 차주에 대한 신규 대출 취급이 어려워진 영향이 크다"며 "경기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코로나19 당시 발생한 연체의 여파까지 이어지면서 연체율도 높은 수준을 보이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문제는 대출을 줄이는 과정에서도 기존 차주의 부실 부담은 여전히 남았다는 점이다.
건전성 관리를 위해 저축은행들이 신규 대출을 적극적으로 늘리기 어려운 가운데, 대출 문턱이 높아지면 중·저신용 자영업자의 자금 조달 여건은 더욱 악화할 수 있다.
김대종 세종대 경제학과 교수는 "저축은행이 건전성을 이유로 자영업자 대출을 일률적으로 줄이면 일시적인 자금난을 겪는 중·저신용 자영업자까지 금융권에서 밀려날 수 있다"며 "정상 차주와 상환이 어려운 차주를 구분해 선별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상환능력이 있는 자영업자에게는 정교한 신용평가를 통해 자금을 공급하고, 일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차주에게는 만기연장이나 분할상환 등 선제적인 채무조정을 지원해야 한다"며 "신용보증이나 정책금융을 활용해 금융사의 위험 부담을 분담하는 방안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