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소환한 오세훈…주택공급 두고 정부·서울시 갈등 ‘악화일로’
입력 2026.09.22 07:19
수정 2026.09.22 07:19
주택공급 감소 책임 두고 박원순 정책 거론
용산공원·정비사업 권한 이양 놓고도 입장차 여전
새 국토부 장관 취임 앞두고 다시 충돌
오세훈 서울시장이 21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2026 주택공급 성과공유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데일리안 이수현 기자
서울 주택 공급 감소 책임을 두고 정부·여당과 서울시 사이 갈등이 커지고 있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과 오세훈 서울시장이 두 차례 만나 일부 타협점을 찾는 듯했던 관계는 다시 악화일로를 걷는 모양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21일 시청에서 열린 ‘2026 주택 공급 성과공유회’에서 “지난 지방선거 당시 일부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오세훈 시장 말기에도 뉴타운 해제가 시작됐다고 주장했다”며 “그런 주장을 했던 의원들은 반성해야 한다”고 날을 세웠다.
오 시장은 “구역 지정 후 진도가 나가지 않아 주민들이 불이익을 보는 일부 지역을 해제한 것을 오세훈 시장 시절 서울시도 뉴타운을 해제한다는 주장에 기절초풍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설명회에서 오세훈 시장은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언급하며 주택 공급 부족 책임론에 반박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8일 기자회견에서 오 시장 취임 이후 주택 착공이 급감했다고 언급한 데 대해 대응에 나선 셈이다.
오 시장은 “2021년 서울시로 돌아온 후 (박원순 시장 부동산 정책에 대해) 일부러 얘기하지 않았다”며 “몇 년 지나다 보니 적반하장식으로 주택 공급 책임을 후임자에게 넘기는 행태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얘기를 안 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어 “주거용 35층 높이 규제도 박원순 시장 시절 도입됐고 정비사업 동의 절차도 1회에서 3회로 강화했다”며 “(재건축 안전진단 평가에서) 재건축 구조 안전성 비중이 20%에서 50%로 높아지며 평가를 통과한 곳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비사업을 원하는 조합 입장에서 정부 정책은 만행에 가까웠다”고 강조했다.
홍지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16일 청문회 후 이날 국회에서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되며 장관 임명 절차가 막바지에 접어들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와 서울시 간 정책 공조가 중요해지는 시점에 양측의 입장차가 다시 부각되는 모습이다.
지난달까지 국토부와 서울시 사이에 주택 공급을 두고 일부 진전이 있기도 했다. 오 시장이 강남구 탄천물재생센터 활용 방안을 놓고도 논의가 이어졌다.
지난달 26일 오 시장은 김 장관과 만난 후 “희망적인 것은 여러 부분에서 의견이 좁혀지는 느낌을 받았다”며 “일주일 정도 뒤에 다시 (김 장관을) 뵙기로 했는데, 그때쯤이면 여러 가지 현안들이 한꺼번에 합의에 도달할 수 있겠다 기대감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동시에 업계 일각에서는 김 장관을 대신할 홍 후보자가 경기도에서 오랜 기간 근무해온 만큼 서울시 등 지방정부와 주택 공급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었다.
홍지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다만 정부와 서울시가 주택 공급 부족 책임을 두고 날을 세우면서 홍 후보자 장관 임명 후에도 주택 공급 해법을 마련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이날 오 시장은 용산공원 등 정부가 검토하고 있는 주택 공급 용지에 대해서도 반대 입장을 분명히했다.
홍 후보자는 청문회에서 용산공원 내 어린이정원을 보존하는 대신 장교숙소나 군인아파트 등을 활용하는 방안에 대해 서울시와 협의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오 시장은 “용산공원 본체 어느 부분을 쓰더라도 용산공원조성특별법 개정이 돼야 한다”며 “법을 개정하려면 국민 여론을 거슬러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시가 여론조사한 결과 63%가 넘는 시민들이 용산공원 개발에 반대하고 전체 응답자의 47%가 넘는 비율이 ‘절대 반대한다’고 답변했다”며 “특별법 개정 작업에 돌입하는 순간 엄청난 국민적 저항에 직면할 것임을 경고한다”고 강조했다.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이 추진 중인 500가구 이하 규모 정비사업 대상 인허가권을 서울시에서 자치구로 이양하는 방안도 향후 갈등 요소로 꼽힌다.
정부·여당은 정비사업 관련 권한을자치구로 분산하면 주택 공급 속도를 높일 수 있다는 입장이다.
그와 달리 서울시는 조합설립·사업시행·관리처분인가 등 주요 절차 상당수가 이미 자치구 권한인 만큼 추가 권한 이양이 사업 기간 단축으로 이어지기 어렵다며 맞서고 있다.
이날 오 시장은 “전문가들도 자치구가 서울시만큼 심의할 수 있는 조직과 인력을 갖추기 어렵다고 지적한다”며 “지난 10년간 정비사업이 멈춰 있다 보니 경험이 쌓이지 않았고 인력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일할 기회가 줄어드니 능력을 쌓을 기회를 박탈당했을 것이고 전담 인원이 감소했을 것”이라며 “서울시가 지난 5년 동안 기울였던 노력을 구청에서 한 적 없으니 경험이 쌓여 있을 리 만무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홍 후보자의 인사청문경과보고서가 국회 절차를 거쳐 대통령에게 송부되면 대통령의 임명 절차가 남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