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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차도 택시도 플랫폼은 하나…기아 PBV의 ‘유럽 공략법’

이소영 기자 (sy@dailian.co.kr)
입력 2026.09.21 15:03
수정 2026.09.21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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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유럽서 1만3603대 판매, 점유율 1위

공통 플랫폼으로 비용 낮추고 생산 효율 확보

내년 PV7 출시…파생·컨버전 모델 23종 확대

기아 PV7 카고 ⓒ기아

기아가 유럽에서 ‘맞춤형 전기차’로 고객을 넓히고 있다. 택배 회사에는 짐칸을 넓힌 차량을, 운송 업체에는 승객용 좌석을 갖춘 차량을 공급하는 방식이다. 바탕은 같은 전기차 플랫폼이다. 고객마다 다른 요구를 반영하면서도 차량을 따로 개발하는 부담은 줄이는 기아의 목적기반차량(PBV) 전략이 유럽에서 초기 성과를 내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의 첫 전용 PBV 모델인 ‘PV5’는 올해 상반기 유럽 시장에서 총 1만3603대가 팔렸다. 지난해 말 유럽 판매를 시작한 PV5는 올해 상반기 현지 C세그먼트 전기 밴 시장에서 점유율 30.4%를 차지하며 1위에 올랐다.


유럽은 상용차의 친환경 전환이 빠르게 진행되는 시작이다. 유럽연합(EU)은 승용차뿐 아니라 밴에도 신차 평균 이산화탄소 배출량 감축 목표를 적용하고 있다.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 밴 공급을 늘리도록 유도하는 구조다.


전기 밴 시장을 둘러싼 경쟁도 치열하다. 메르세데스-벤츠, 르노, 스텔란티스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이미 유럽에서 전기 밴을 판매하고 있다. 주행 성능과 가격뿐 아니라 구매 후 곧바로 업무에 투입할 수 있는 활용성이 차량 선택을 가르는 이유다. 기아가 고객의 사용 목적에 맞춘 차량 구성을 앞세운 배경도 여기에 있다.


PV5는 승객 운송용 패신저와 화물 운송용 카고, 휠체어 탑승용 WAV 등으로 나뉜다. 좌석 수와 적재 공간, 탑승 방식 등을 용도에 맞게 구성해 배송과 여객 운송, 교통약자 이동 서비스 등 여러 업무에 투입할 수 있다.


이처럼 하나의 차량을 다양한 용도로 구성할 수 있는 바탕에는 공통 플랫폼이 있다. 고객의 요구가 달라질 때마다 차량 전체를 새로 개발하는 대신 같은 기반 위에 차체와 좌석, 장비를 달리 적용하는 방식이다. 다양한 업종을 공략하면서 개발·생산 비용을 낮출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는 PV5가 유럽에서 성과를 낸 배경으로 전기차 기반 플랫폼의 확장성을 꼽았다. 김 교수는 “같은 플랫폼에서 여러 가지 차종을 생산하기 때문에 제조사 입장에서는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며 “무엇을 얹고 어떤 기능을 넣느냐에 따라 다양한 고객 수요에 대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기아 PV5 ⓒ기아

화성 PBV 전용 공장과 컨버전 센터는 이러한 생산 방식을 뒷받침한다. 기본 차량 생산과 용도별 특장 작업을 연계하고, 기업 고객이 같은 사양을 여러 대 주문하면 대량으로 공급한다. 고객별 요구에 대응하면서도 생산 효율을 확보하는 구조다.


이러한 맞춤형 생산 전략은 기업 고객 확보로 이어지고 있다. 기아는 스웨덴 설비 서비스 업체 브라비다와 약 400대, 영국 모타빌리티와 약 300대, 핀란드 엘리베이터 기업 코네와 약 300대 규모의 공급 계약을 맺었다. 물류뿐 아니라 설비 관리와 이동 지원 등으로 공급처가 넓어지는 모습이다.


기아는 PV5로 확인한 수요를 더 큰 차급으로 이어갈 계획이다. 내년 하반기 국내와 유럽에 출시할 ‘PV7’은 카고 하이루프 모델 기준 최대 8.0㎥의 적재 공간을 갖췄다. PV5보다 많은 짐을 운반하는 대형 유통·배송 업체가 주요 고객이다. 기아는 이후 파생·컨버전 모델을 23종으로 늘릴 예정이다.


차량을 판매한 뒤 기업의 운영 부담을 줄이는 서비스도 강화한다. 여러 대를 운행하는 기업은 충전과 정비 비용은 물론 차량이 멈춰 있는 시간까지 따지기 때문이다. 기아는 PV7에 차량 관제와 충전·정비 관리, 실시간 상태 확인, 예측 진단 기능을 결합해 고장과 정비에 따른 업무 차질을 줄일 계획이다.


기아는 이를 바탕으로 2030년 PBV를 연간 약 25만대 판매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PV5가 약 12만대, PV7과 PV9이 약 13만대를 맡는다. 차종과 서비스 범위를 넓혀 기업의 대량 주문을 확보하고 판매 규모를 키운다는 구상이다.


송호성 기아 사장은 지난 14일(현지시간) 독일 하노버에서 “엔드유저가 필요로 하는 사양을 얼마나 갖추느냐가 성공의 중요한 요소”라며 “이제 PBV의 본게임이 시작된다. 현재 300개 이상 회사와 협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소영 기자 (sy@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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