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균으로 접착제 만든다…KAIST, 바이오 고분자 개발
입력 2026.09.17 09:55
수정 2026.09.17 09:55
포도당서 친환경 접착제 소재 생산
스테인리스강 접착력 4.58MPa…상용 EVA 웃돌아
카이스트(KAIST)는 생명화학공학과 이상엽 특훈교수 연구팀이 대장균의 유전자와 대사과정을 조절해 포도당으로 접착제 소재를 생산하는 ‘미생물 세포공장’을 개발했다고 17일 밝혔다. ⓒ카이스트
석유 대신 미생물로 핫멜트 접착제 소재를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대장균에 포도당을 공급해 만든 고분자는 일부 시험에서 상용 석유계 접착제보다 높은 접착력을 보였다.
카이스트(KAIST)는 생명화학공학과 이상엽 특훈교수 연구팀이 대장균의 유전자와 대사과정을 조절해 포도당으로 접착제 소재를 생산하는 ‘미생물 세포공장’을 개발했다고 17일 밝혔다.
핫멜트 접착제는 글루건처럼 열을 가하면 녹고 식으면 굳는 소재다. 포장재와 가구, 전자제품, 자동차, 건축자재 등에 쓰이지만 대부분 에틸렌-비닐아세테이트(EVA) 등 석유 유래 고분자를 기반으로 한다.
연구팀은 생분해성 고분자인 폴리하이드록시알카노에이트(PHA)에 주목했다. 대장균의 대사경로를 새롭게 설계해 포도당에서 4-하이드록시부티레이트(4HB)와 페닐락테이트(PhLA)를 만들고 하나의 고분자로 연결하는 데 성공했다.
4HB는 유연성과 접착성을 높이고 PhLA는 단단함과 내열성을 강화한다. 두 성분의 비율을 조절한 결과 4HB가 약 24~34몰% 포함됐을 때 우수한 접착 성능을 나타냈다.
유가식 발효를 통해 poly(4HB-co-PhLA)는 배양액 1ℓ당 10.2g, 3HB 생산 경로를 추가한 poly(3HB-co-4HB-co-PhLA)는 52.8g까지 생산됐다.
poly(4HB-co-PhLA)는 스테인리스강 전단 접착 시험에서 4.58MPa의 접착력을 기록했다. 비교 대상인 상용 EVA 접착제의 4.20MPa보다 높았다. poly(3HB-co-4HB-co-PhLA)도 목재 접착 시험에서 상용 EVA와 비슷한 성능을 보였다.
반복해서 녹이고 다시 붙인 뒤에도 접착력을 상당 수준 유지했으며 PhLA를 넣어 내열성도 높였다. 리파아제를 처리한 시험에서는 분자량과 질량이 감소해 효소에 의해 분해될 가능성도 확인됐다.
이번 연구에는 강민주 박사과정생과 이영준·김기배 박사가 참여했다. 연구 결과는 지난 7월 20일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에 온라인 공개됐다.
이상엽 KAIST 생명화학공학과 특훈교수는 “이번 연구는 미생물의 대사를 정밀하게 설계해 단순히 고분자를 생산하는 것을 넘어 기능성 소재를 직접 생산할 수 있음을 보여준 연구”라며 “석유 기반 접착제뿐 아니라 여러 기능성 고분자를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생산하는 바이오제조 기술로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