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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방 위기에 눈 돌린 해외시장…K-유업, '현지 맞춤'으로 돌파구

김찬주 기자 (chan7200@dailian.co.kr)
입력 2026.09.17 06:47
수정 2026.09.17 0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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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우유, 해외 전담팀 꾸려 품목 다변화

매일유업, 중국 B2B 현지 판매 접점 확대

남양유업, 간접 수출서 직접 수출로 전환

AI로 생성한 이미지

국내 유업계가 해외시장에서 새 성장동력을 찾고 있다. 흰우유 소비가 지속 감소하는 가운데 수입 멸균우유까지 국내 시장에 침투하면서 내수 성장 한계가 커진 데 따른 것이다.


17일 낙농진흥회에 따르면 1인당 흰우유 소비량은 지난 2021년 26.2㎏에서 지난해 22.9㎏으로 줄며 1980년대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여기에 최근 멸균우유의 국내 수입량이 늘면서 내수 경쟁도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유업계는 단순히 수출 국가를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국가별 소비 특성과 유통환경에 맞춰 제품과 판매 채널에 변화를 주는 등 해외 사업을 확대하는 모양새다.


서울 시내의 대형마트에서 한 시민이 흰 우유를 구매하고 있다.ⓒ뉴시스
◇서울우유, 17개국 수출…국가별 품목 다변화


서울우유협동조합은 현재 미국·중국·일본·베트남·대만 등 17개국에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해외 수출 전담팀'을 신설해 해외시장 공략 강화에 나섰다는 게 서울우유 측 관계자의 설명이다.


서울우유는 최근 기존 멸균우유 중심이던 수출 품목을 국가별 수요에 맞춰 치즈와 냉동 디저트 등으로 넓히고 있다. 국가마다 소비자들이 찾는 제품이 다른 만큼 시장별로 수출 품목을 달리하는 방식이다.


세부적으로 괌·사이판·하와이 등에는 크림도넛과 주스, 음료 등을 수출했으며, 지난 5월에는 일본 시장 전용 제품인 '비요뜨 아이스크림'을 선보였다.


카자흐스탄에는 가공 멸균유, 대만에는 바(Bar) 타입의 아이스크림을 각각 출시했으며, 베트남에도 수출용 앙팡 멸균유와 프리미엄 브랜드인 A2+ 멸균우유를 공급 중이다.


서울우유 관계자는 "국내 시장이 포화된 상황에서 해외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며 "올해 신설한 해외 수출 전담팀을 통해 수출 국가를 확대하고 국가별 수요에 맞춰 수출 품목도 다양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매일유업 본사 이미지ⓒ매일유업
◇매일유업, 중국서 제품군·판매 접점 확대


매일유업은 중국을 수출 무대로 삼고 있다.


이곳에서 일반 '조제분유' 뿐만 아니라 특정 영양소를 정상적으로 대사하기 어려운 환아를 위한 '선천성 대사이상 특수분유'를 공급 중이다. 중국 내 특수분유 생산 기반이 충분하지 않아 수입 제품에 대한 수요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매일유업은 1999년부터 특수분유를 생산하며 기술과 경험을 축적해왔다. 국내 유업계 가운데 해당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은 매일유업이 유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매일유업은 지난 2024년 알리바바그룹 헬스케어 플랫폼인 '알리헬스'와 협약을 맺고 특수분유 8종 12개 제품군 전체를 공급 중이다.


단백질 음료를 앞세운 성인 영양식 시장도 공략하고 있다.


매일유업은 성인용 단백질 제품인 '셀렉스'를 중국 시장에 출시해 판매 접점을 넓히고 있다.


해당 제품은 올해 중국 최대 온라인 헬스케어 플랫폼인 징둥헬스에 단독 브랜드관을 열고 현지 소비자를 공략 중이다. 영유아 제품에 집중됐던 중국 수출 품목을 성인 영양식으로 확대하며 현지 수요층을 넓히는 전략이다.


수출 실적도 개선됐다. 매일유업에 따르면 회사의 올해 상반기 수출 실적은 53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4% 증가했다. 전체 매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5.6%로 1년 전 4.6%에서 늘어났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건강하고 맛있는 식음료 제품이 K-푸드의 한 카테고리로 수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며 "수출 활로를 모색해 신시장 확대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남양유업 수출전용분유 생산 모습ⓒ남양유업
◇남양유업, 국가별 '핀셋 공략' 속도


남양유업은 기존 간접수출 중심이던 해외사업을 직접수출로 전환해 현지 유통기업과 직접 계약하고, 영업과 마케팅에 참여하거나 판매처와 가격, 물량 데이터를 사전에 확보해 국가별 전략에 반영하고 있다.


수출 품목도 확대하고 있다. 다만 해외로 나가는 우유는 유통기한이 짧은 일반 흰우유가 아니라 멸균우유다.


한국산 멸균우유 역시 가격 경쟁력에는 한계가 있지만, 최근 ‘메이드 인 코리아’ 제품에 대한 글로벌 프리미엄이 형성되면서 새로운 수출 품목으로 추가했다는 게 남양유업 측의 설명이다.


국가별 소비층과 유통환경에 따른 수출 제품군에도 차별화를 주고 있다.


회사에 따르면 베트남에서는 여성의 사회·경제활동 증가를 고려해 분유 수출을 강화하고 있다.


캄보디아에서도 분유 시장을 겨냥한 수출을 확대하고 있으며, 몽골에서는 젊은 소비층과 편의점 채널 확대에 맞춰 단백질 음료와 컵커피 등을 늘리고 있다.


카자흐스탄에는 단백질 음료 '테이크핏'과 멸균유를 선보이는 등 중앙아시아 시장도 넓히고 있다. 수출 품목 역시 기존 분유 중심에서 동결건조(FD) 커피, 커피믹스·컵커피, 단백질 제품 등으로 확대됐다.


회사는 이같은 해외 진출 전략 확대와 매출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힘 입어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해외 매출액 46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130% 증가한 수준이다. 전체 매출에서 해외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4.5%에서 9.6%로 확대됐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국가마다 소비 트렌드와 유통환경이 다른 만큼 현지 시장에 필요한 제품을 사전에 파악해 수출 품목을 정하고 있다"며 "직접수출 확대로 현지 판매 데이터를 확보하고, 이를 바탕으로 국가별 전략을 구성 중"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최근 국내 유업계의 해외 진출 방식은 단순히 수출 국가를 늘리는 단계에서 벗어나 현지 시장에 맞춰 제품과 유통 방식을 바꾸는 방향으로 옮겨가고 있다.


서울우유는 국가별 수요에 따라 수출 품목을 다변화하고, 매일유업은 현지 플랫폼과 B2B 채널로 판매 접점을 넓히고 있다.


남양유업은 직접수출을 통해 현지 판매 데이터를 확보하는 등 제품과 채널을 넘어 수출 방식까지 현지화하고 있는 모습이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 시장에 국내 제품을 그대로 수출해 판매하는 것 만으로는 지속 성장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며 "현지 소비자와 유통환경을 파악하고 시장에 맞는 제품과 판매 방식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찬주 기자 (chan72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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