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소는 띄우고 서버는 옮긴다”…조선 3사의 ‘해상 인프라’ 설계도
입력 2026.09.15 15:06
수정 2026.09.15 15:06
AI 전력 수요에 발전·서버·냉각 설비 해상으로
선급 인증 넘어 고객 발굴·경제성 검토 착수 단계
삼성重 FDC 연내 첫 계약 전망…2028년 인도 목표
한화오션이 개발한 FDC 모형 ⓒ한화오션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산으로 전력 수요와 부지 확보 부담이 커지면서 조선사들의 사업 영역이 ‘해상 인프라’로 넓어지고 있다. HD현대는 바다에서 생산한 전력을 육상에 공급하는 부유식 발전소를, 삼성중공업과 한화오션은 데이터센터 자체를 해상에 설치하는 사업을 추진한다.
HD한국조선해양은 미국선급(ABS)으로부터 100MW급 부유식 발전설비에 대한 기본인증을 획득했다고 15일 밝혔다. 개념설계와 전기 단선도, 복원성 검토 등의 핵심 기술 타당성을 인정받았다.
부유식 발전설비는 자체 추진 기능이 없는 바지선에 발전엔진과 전력설비를 탑재해 해상에서 전기를 생산하는 시설이다. 육상 전력망이 부족하거나 발전소 건립이 어려운 지역에 배치해 데이터센터와 산업 단지 등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자체 개발한 중형 힘센엔진을 기반으로 최대 100MW의 전력을 생산하도록 설계했다. 해상에 설치하는 만큼 육상 발전소보다 입지를 유연하게 선택할 수 있고 부지 확보 부담도 줄어든다. 회사는 향후 상세설계와 후속 인증을 거쳐 부유식 발전설비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HD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안정적이고 유연한 전력 생산 및 공급 능력은 AI 시대의 핵심 경쟁력”이라며 “부유식 발전설비 기술을 더욱 고도화해 글로벌 전력 인프라 시장을 선도하겠다”고 말했다.
한화오션과 삼성중공업은 데이터센터 자체를 바다로 옮기는 전략을 택하고 있다. 전력과 서버, 냉각설비를 부유식 구조물에 결합해 육상 데이터센터의 전력 부족과 부지 확보, 냉각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이다.
한화오션은 최근 태국 방콕에서 열린 ‘가스텍 2026’에서 자체 개발한 60MW급 FDC를 최초 공개했다. 해당 설비는 최근 ABS로부터 개념설계 기본인증을 획득했다.
한화오션의 FDC는 해상에서 전력을 생산하고 바닷물로 서버를 냉각하는 방식이다. 모듈형 설계를 적용해 설치 지역과 고객 요구에 따라 발전 방식과 서버 유형, 데이터센터 용량을 조정할 수 있다.
한화오션은 대형 부유식 구조물 설계·건조 기술에 그룹의 발전·에너지, 데이터센터, 보안, 운영·유지보수 역량을 결합할 계획이다. 구조물 건조에 그치지 않고 전력 생산부터 데이터센터 운영까지 묶은 패키지 사업을 겨냥한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4월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데이터센터월드 2026’에서 자체 개발한 50MW급 부유식 데이터센터(FDC)를 선보였다. 개념설계는 ABS와 영국 로이드선급(LR)의 기본인증을 받았다.
삼성중공업의 FDC는 고체산화물연료전지(SOFC)로 전력을 자체 생산하고 해수를 냉각에 활용한다. 해저 케이블을 통해 육상 전력을 공급받는 방식도 적용할 수 있다.
삼성중공업은 전력·자동화 기업 ABB, 그리스 선사 캐피탈, 미국 AI 서버 기업 슈퍼마이크로 등과 사업화를 추진하고 있다. 프로젝트 발굴과 투자, 경제성 평가, 해상 환경에서의 서버 운용 가능성을 함께 검토한다.
정동익 KB증권 연구원은 “경쟁사보다 한발 앞서 움직이고 있는 삼성중공업의 FDC는 이르면 올해 말 첫 계약이 가능할 것”이라며 “상선은 현재 2029년 건조 슬롯을 영업하고 있지만 FDC 2기는 2028년 2분기 인도를 목표로 한다는 점에서 경영진의 사업 의지가 드러난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