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윤기 부친, 경찰 '봐주기 수사' 의혹 재판 증인 채택
입력 2026.09.14 19:52
수정 2026.09.14 19:52
리얼돌 등 증거 폐기·은닉 의혹
친족 특례로 형사처벌 대상 제외
법원, 내달 28일 증인신문
'봐주기 수사' 논란으로 구속된 장윤기 사건 담당 경찰관 ⓒ연합뉴스
리얼돌과 케이블타이 등 주요 단서를 폐기하거나 은닉해 논란이 된 '여고생 살해범' 장윤기의 부친이 경찰의 부실·봐주기 수사 의혹 사건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광주지법 형사12단독 이승연 부장판사는 14일 광주 광산경찰서 강력팀장 박모(57·구속) 경감과 팀원 김모(41) 경사의 증거인멸 방조 등 혐의 사건 첫 공판을 열었다.
재판부는 박 경감과 김 경사로부터 장윤기의 자취방 비밀번호와 차량(SUV) 열쇠를 건네받아 사건 관련 물품을 인멸하거나 은닉한 혐의를 받는 장모(50대) 경감을 다음 달 28일 속행 공판에 증인으로 부르기로 했다.
장 경감은 장윤기(23)의 아버지로, 형법상 친족 특례 규정에 따라 증거인멸 등의 행위에 대해서는 형사처벌 대상에서 제외됐다.
박 경감이 지휘한 광산경찰서 강력팀은 사건 발생 당일 장윤기의 아버지가 광주경찰청 소속 현직 경찰관이라는 사실을 파악했다. 김 경사는 2024년부터 지난해 사이 약 6개월간 장 경감과 같은 일선 지구대에서 근무한 것으로 조사됐다.
박 경감 등은 지난 5월 장윤기의 여고생 살해 사건을 수사하면서 주요 증거인 케이블타이가 들어 있던 SUV를 장 경감에게 돌려주기로 공모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 장윤기의 자취방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심하게 훼손된 리얼돌 2개를 발견하고도 이를 방치해 장 경감이 폐기하도록 도운 혐의도 받고 있다.
박 경감에게는 SUV 압수수색 당시 촬영한 케이블타이 영상을 검찰에 송치하지 않고 수사팀원에게 삭제하도록 지시한 혐의도 적용됐다.
김 경사는 과거 함께 근무했던 장 경감에게 구속영장 신청 계획과 범행 인정 여부, 휴대전화 공기계 압수 사실 등 수사 상황을 여러 차례 전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박 경감 측은 첫 공판에서 "부실수사 논란을 일으켜 피해자 유족분께 죄송하다"며 "다만, 도덕적 과오와 형사 책임은 다르다. 장윤기를 강간살인죄로 기소한 결과론으로 피고인들의 전체 행위를 사후에 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사건 초기 당시에는 살인 행위 자체에 수사를 집중하고 범행 도구인 흉기를 찾느라 케이블타이 등의 의미를 제대로 판단하지 못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다음 달 14일 공판에서 장윤기의 차량을 감식하면서 케이블타이를 영상으로 촬영한 강력팀원을 증인으로 신문할 예정이다. 이후 속행 공판에서는 장 경감을 비롯해 장윤기 사건 수사에 참여한 광주경찰청 관계자와 박 경감 등 피고인들에 대한 신문을 이어갈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