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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강진 1시간 시대, 관광·물류 기대감 속 ‘빨대효과’ 경계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입력 2026.09.15 14:25
수정 2026.09.15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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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원 군수. ⓒ 강진군

올해 연말 광주~강진 간 고속도로 개통을 앞두고 강진군이 교통망 확충에 따른 지역경제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선제 대응에 나섰다.


강진군은 최근 간부회의를 기존 업무보고 방식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정책 토론을 진행하는 ‘브레인스토밍 데이’로 운영하고 ‘강진~광주 고속도로 개통에 따른 지역경제 활성화 방안’을 집중 논의했다.


이번 회의는 고속도로 개통 이후 강진의 경제·사회적 변화를 미리 짚고 부서별 대응책을 마련하기 위한 자리였다. 관광과 교통은 물론 지역상권, 농수산물 유통, 생활인구, 청년 정착, 기업 유치 등 군정 전 분야를 놓고 부서 간 경계를 허문 논의가 이어졌다.


강진군이 이처럼 고속도로 개통에 앞서 대응책 마련에 나선 것은 변화의 폭이 그만큼 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광주~강진 간 고속도로가 개통되고 국도 23호선 확장까지 연결되면 광주에서 강진 마량까지 이동시간은 1시간 이내 수준으로 단축될 전망이다. 사실상 강진이 인구 140만명 규모의 광주를 배후도시로 확보하는 셈이다.


여기에 신전면과 대구면을 연결하는 강진만 대교와 국지도 55호선 개선까지 더해질 경우 강진의 공간적 위상 자체가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 광주와 전남 서남권을 연결하는 교통축이 촘촘해지면서 강진이 지역 내 새로운 교통 거점으로 부상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무엇보다 주목되는 곳은 마량항이다. 마량항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바닷길만 바라봐서는 한계가 있다. 항만으로 물류와 사람이 들어오고 나가기 위해서는 육상 교통망과의 연결이 필수적이다. 고속도로와 국도, 지역 도로망이 마량항까지 유기적으로 이어진다면 강진은 더 이상 ‘육지의 끝’에 머무르는 지역이 아니라 바다로 연결되는 관문으로 탈바꿈할 수 있다.


관광 분야에서도 변화가 예상된다. 지금까지 강진 관광은 이동시간과 접근성이 주요 제약 요인 가운데 하나였다. 하지만 광주에서 강진으로 이어지는 접근성이 개선되면 관광객의 선택지가 넓어진다. 광주에서 출발해 월출산 백운동을 지나 다산 정약용의 흔적을 만나고, 영랑 김윤식의 시와 고려청자의 역사에 닿은 뒤 마량항의 바다까지 연결하는 관광 동선 구축도 가능해진다.


특히 강진군이 기대하는 부분은 ‘당일치기 관광객’의 증가 자체보다 이들을 지역에 머물게 만드는 체류형 관광으로의 전환이다.


접근성이 좋아지면 관광객 유입은 늘어날 수 있지만, 콘텐츠와 숙박·음식·체험시설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관광객이 잠시 들렀다가 다시 광주 등 인근 도시로 빠져나가는 데 그칠 수 있다. 강진군이 고속도로 개통과 함께 관광·교통·상권을 하나의 전략으로 묶어야 한다고 보는 이유다.


지역 농수산물의 판로 확대 역시 기대되는 효과다. 강진은 농수축산업이 지역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만큼 생산된 상품을 얼마나 빠르고 효율적으로 소비시장에 전달하느냐가 중요하다. 광주를 비롯한 인근 대도시권과의 물류 접근성이 개선되면 지역 농수산물의 유통 경쟁력을 높일 수 있고,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현장 소비와 직거래 확대 역시 기대할 수 있다.


기업과 투자 유치 측면에서도 교통망 개선은 상당한 의미를 갖는다. 기업 입장에서 물류비와 이동시간은 입지 선정 과정에서 중요한 요소다. 도로가 좋아지면 생산시설과 소비시장 간 거리가 사실상 좁혀지고 인력의 이동도 한층 편리해진다. 결국 광주와 강진 사이의 시간적 거리가 줄어드는 것이 지역 기업의 경쟁력과 신규 투자 유치로 이어질 수 있다는 계산이다.


강진원 군수. ⓒ 강진군

다만 강진군이 경계하는 부분은 ‘빨대효과’다.


접근성이 좋아진다는 것은 강진으로 들어오는 길이 넓어지는 동시에 강진에서 외부로 빠져나가는 길도 넓어진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관광객이 늘어도 숙박하지 않고, 지역 주민이 광주에서 소비하고, 청년들이 더 큰 도시로 이동한다면 도로 개통의 혜택은 오히려 주변 대도시에 집중될 수 있다.


이에 강진군은 고속도로 개통을 단순한 사회간접자본 확충이 아닌 지역경제 구조를 바꾸는 계기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관광객의 지역 내 소비를 늘리고, 농수산물 판로를 확대하며, 생활인구를 끌어들이고, 청년과 기업이 강진에 머물 수 있는 기반을 함께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강진원 강진군수 또한 “강진~광주 고속도로는 강진의 접근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중요한 기회이지만, 준비가 부족하면 지역의 소비와 인구가 외부로 빠져나가는 위기가 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고속도로가 단순히 강진을 지나가는 길이 아니라 관광객과 소비, 일자리와 생활인구가 강진으로 들어오는 ‘경제의 길’이 되도록 모든 부서가 치열하게 고민하고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으로 강진군은 광주와의 거리가 좁혀진 만큼 그 가까워진 거리를 강진의 소비와 체류, 투자와 일자리로 연결해야 한다. 고속도로 개통이 강진에 기회가 될지, 단순히 통과하는 길에 그칠지는 결국 이 연결고리를 얼마나 촘촘하게 만들어내느냐에 달려 있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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