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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눈 피해 3조원 오갔다…이란·중국 ‘석유 비밀거래’

정인균 기자 (Ingyun@dailian.co.kr)
입력 2026.09.11 08:33
수정 2026.09.11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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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산 원유 대금으로 中제품 구매하는 우회 거래

최근 1년간 최대 25억 달러…군사장비 계약에도 활용

국제 금융망 피해 제재 추적 차단…中 “상황 알지 못해”

호르무즈해협 인근 오만만 무스카트 항에 유조선들이 정박해 있다. ⓒ 로이터/연합뉴스

이란이 미국의 강력한 경제제재를 피해 중국과 최대 25억 달러(약 3조 5000억원) 규모의 비밀 거래망을 운영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산 원유를 중국에 판매한 뒤 그 대금을 현금으로 받는 대신 중국산 의약품과 차량, 통신장비 등을 구매하는 데 사용하는 사실상의 ‘물물교환’ 방식이다.


로이터통신은 10일(현지시간) 이란 고위급 소식통 2명 등 관계자 5명을 인용해 이란이 최소 2021년부터 이 같은 우회 거래 시스템을 운영해왔다고 보도했다. 이란은 중국에 판매한 원유 대금을 국제 은행망을 거치지 않고 중국 내 별도 금융 구조에 쌓아둔 뒤 이를 중국산 제품 구매에 사용했다. 소식통들은 최근 1년 동안 이 거래에 사용되는 특수목적법인(SPV)을 통해 약 20억~25억 달러가 흘러갔다고 추산했다.


거래의 중심에는 중국에 기반을 둔 것으로 알려진 ‘추신(ChuXin)’이라는 정체불명의 금융 주체가 있다. 중국 국영 석유업체 주하이전룽을 대신한 구매자가 이곳에 매달 수억 달러를 예치하면 추신이 중국 수출업체와 이란 내 인프라 사업을 수행하는 기업에 자금을 보내는 구조다. 이란산 원유 수익의 약 70%는 인프라 사업에 투입되고 나머지는 SPV로 들어가 물품 구매에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로이터는 중국 기업등록부에서 추신이라는 금융기관의 존재를 확인하지 못했으며 한 소식통은 “서류상으로만 존재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이란은 이를 통해 의약품과 차량, 통신장비 등을 조달했고 최근 1년 사이 수백만 달러 규모의 방공장비 공급 계약에도 이 시스템을 최소 한 차례 이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로이터는 해당 군사장비 거래가 실제 이뤄졌는지는 독립적으로 확인하지 못했다.


중국은 지난해 이란이 수출한 원유의 80% 이상을 사들인 최대 고객이다. 중국 외교부는 이번 비밀 거래망에 대해 “설명한 상황을 알지 못한다”면서도 미국의 일방적인 제재에 반대한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미국은 이란산 원유를 구매하거나 운송을 지원한 일부 중국 업체를 제재했지만 세계 경제에 미칠 파장을 고려해 중국의 대형 금융기관 등을 겨냥한 전면적인 제재에는 나서지 않고 있다.

정인균 기자 (Ingyu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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