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1.2조 예산 투입된 기후부 R&D…'하위권 학술지' 게재하고도 성과 인정
입력 2026.09.11 06:00
수정 2026.09.11 06:00
산하·소속기관 논문 절반 '50점 미만'
연구목적 아닌 '실적 채우기용' 지적
김기현 "1점대 학술지 실린 논문이 성과?"
"실질 개발로 이어지도록 평가체계 구축해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김기현 의원(국민의힘·울산 남을)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최근 5년간 기후에너지환경부 산하·소속기관이 발표한 논문 절반이 하위권 학술지에 실렸음에도 성과로 인정된 것으로 확인됐다. 논문을 주요 성과로 설정한 R&D(연구개발) 사업에는 1조 2400억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실질적 연구개발이 목적이 아닌 '실적 채우기용' 논문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김기현 의원(국민의힘·울산 남을)이 11일 기후부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간 'R&D 논문 성과 자료'에 따르면, 기후부 산하·소속기관이 발표한 논문 792건 중 절반에 가까운 360건은 논문이 게재된 학술지의 수준을 평가하는 지표인 ‘mrnIF’(Modified Rank Normalized IF)가 50점 미만임에도 해당 사업의 성과로 인정받았다.
문제는 이같은 논문을 주요 성과로 설정한 R&D 사업에는 총 1조 2400억여원의 예산이 투입됐다는 점이다. 사실상 유의미하지 않은 학술지에 논문이 실렸음에도 이를 성과로 인정한 것은 당초 실질적인 연구개발 목적이 아닌 단순히 예산 집행을 위한 실적 채우기용 논문이 아니었냐는 지적이 나온다.
'게재 학술지의 영향력 지수(mrnIF)'는 논문이 게재된 학술지가 해당 분야에서 어느 정도 수준에 위치하는지를 나타내는지 알 수 있는 지표다. 100점에 가까울수록 영향력이 높은 학술지로 평가되는데, 통상 50점 미만은 하위권 저널로 분류된다. 하위 저널로 분류될 경우, 점수 인정 비율이 삭감되거나 단순 게재 편수를 채우는 실적용 저널로 평가된다.
특히 정부 방침은 '질적 지표' 평가에 중점을 두고 있지만, 기후부의 R&D 관련 논문 중 절반 이상은 이 지침을 무시하고 성과로 인정받은 것이다.
국가연구개발사업 평가 대상 사업에 속한 전 부처 과제에 공통으로 적용되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국가연구개발 과제평가 표준지침'에 따르면, 논문·특허 개수 등 단순 양적 성과지표를 원칙적으로 폐지하고 mrnIF 등 질적 지표를 중심으로 성과를 관리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더욱이 국립생물자원관이 수행한 '생물자원발굴 및 분류연구' 사업의 논문 중에는 'mrnIF'가 1.18점, 4.04점, 4.7점으로 학술적 영향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학술지에 게재된 논문도 사업 성과로 인정된 사례도 확인됐다.
김기현 의원은 "논문이 게재된 학술지의 영향력 지수만으로 논문의 질을 평가할 수는 없겠지만, 아무런 영향력이 없는 1점대 학술지에 실린 논문까지 성과로 평가하는 것을 어떤 국민이 이해하겠나"면서 "막대한 예산이 투입된 국가 R&D 사업은 국가의 미래를 좌우할 수 있는 사업이기에 더 철저하게 성과관리가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가 R&D의 성과는 논문 숫자를 몇 편 늘렸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수준 높은 연구 결과를 만들어냈느냐로 평가해야 한다"며 "기후부는 단순히 논문 건수를 늘리는 실적 쌓기식으로 성과로 판단할 것이 아니라, 연구 결과가 실질적인 기술 개발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제대로 관리할 수 있는 평가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