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표심 잡으려 ‘현금 살포’…“5000달러에 저소득 건보가입자엔 500달러 더”
입력 2026.09.11 08:00
수정 2026.09.11 14:51
공화당 승리하면 성인 1인당 5000달러 공약
저소득 오바마케어 가입자엔 500달러 추가 지급 추진
1조 달러 넘는 재원·인플레 자극 우려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 미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지지자들을 향해 연설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잇따라 현금성 지원책을 꺼내 들었다. 공화당이 상·하원을 모두 장악하면 미국 성인에게 1인당 5000달러(약 690만원)를 지급하겠다고 공약한 데 이어 일부 건강보험 가입자에게 500달러를 추가로 지급하는 방안까지 추진하고 있다.
10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열린 공화당 중간선거 전당대회에서 “공화당이 하원과 상원 모두에서 승리하면 미국의 모든 성인 시민에게 5000달러의 배당금을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를 ‘트럼프 배당금’이라고 이름 붙이고 “공화당이 이기면 여러분도 우리와 함께 이겨 5000달러를 받게 된다”고 강조했다. 다만 지급받은 돈은 미국 내에서 사용해야 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구체적인 재원 조달 방안은 밝히지 않았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와 별도로 오바마케어(ACA·건강보험개혁법) 가입자 일부에게 최대 500달러를 직접 지급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전했다. 건강보험 비용 부담을 낮춘다는 명분이지만 중간선거 직전 실제 현금이 지급될 경우 유권자 표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이 전당대회에서 5000달러 지급을 공화당의 선거 승리와 명시적으로 연계하면서 민주당에서는 사실상의 ‘표 매수’라는 비판을 제기했다. 다만 법률 전문가들은 선거에서 특정 후보에게 투표한 개인에게 돈을 지급하는 방식은 아니어서 그 자체로 불법적인 매표 행위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돈이다. 미국 성인 시민 약 2억 4000만명에게 5000달러씩 지급할 경우 필요한 재원은 약 1조 2000억 달러(약 1650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지난해 미국의 재정적자 약 1조 8000억 달러에 맞먹는 규모다. 트럼프 행정부는 관세 수입 등을 재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의회 승인이 필요할 가능성이 크다. 전문가들은 이미 물가 상승 압력이 높은 판국에 1조 달러가 넘는 현금이 한꺼번에 풀리면 소비를 자극해 인플레이션을 다시 자극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