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하필 그날 샀나" 재판부도 의문…LG家 구연경·윤관에 실형 구형
입력 2026.09.09 18:39
수정 2026.09.09 18:45
메지온 투자 공시 전 6억5000만원 매수…檢, 구연경 징역 1년·윤관 징역 2년 요청
1심은 미공개정보 생성 인정했지만 "전달·이용 직접증거 부족" 판단해 무죄
재판부 "왜 하필 정보 형성된 날 샀나"…두 사람은 혐의 전면 부인
구연경·윤관 부부 주변 수상한 주식 거래 사건의 재구성ⓒ데일리안 박진희 디자이너
"매수 결정을 왜 하필 그날 했을까라는 생각이 들게 만듭니다."
9일 오후 서울고법 형사4-3부 법정. 구연경 LG복지재단 대표와 남편 윤관 블루런벤처스(BRV) 대표의 항소심 결심공판이 막바지에 이르자 재판부가 구 대표에게 직접 물었다. 메지온의 500억원 투자유치 정보가 형성된 것으로 판단된 날, 구 대표가 6억5000만원어치 주식을 사들인 이유가 무엇이냐는 취지였다. 구 대표는 "그건 제가 알 수 없다"며 "LG 주식 배당금이 들어오는 날이라 지켜보던 주식을 산 것"이라고 답했다.
검찰이 미공개정보를 이용한 주식거래 혐의로 기소됐다가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구 대표와 윤 대표에게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구형했다. 검찰은 구 대표에게 징역 1년과 벌금 2000만원, 추징금 약 1억566만원을, 윤 대표에게는 징역 2년과 벌금 5000만원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윤 대표가 BRV의 메지온 투자와 관련된 미공개 중요정보를 배우자인 구 대표에게 전달했고, 구 대표가 이를 이용해 주식을 매수했다고 보고 있다. BRV는 2023년 4월 메지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500억원을 투자했다.
구 대표는 투자 사실이 공시되기 전인 같은 달 12일 메지온 주식 3만5990주를 약 6억5000만원에 장내 매수했다. 검찰은 이 거래로 구 대표가 약 1억566만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얻었다고 판단했다.
앞서 1심은 지난 2월 두 사람에게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BRV의 투자와 관련한 미공개 중요정보가 늦어도 2023년 4월 12일 오전 8시 45분경에는 생성됐다고 인정했다. 다만 윤 대표가 해당 정보를 구 대표에게 전달했고, 구 대표가 이를 이용해 주식을 샀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이에 항소심에서 검찰은 구 대표의 매수 시점과 방식의 이례성을 집중적으로 파고들었다. 검찰은 최종변론에서 "추가 정보 없이 당시 자본잠식 상태였던 메지온 주식을 거액에 샀다는 것은 통상적인 투자로 보기 어렵다"며 "피고인들이 일반 부부와 달리 재산을 완전히 따로 관리하고 서로 투자에 관여하지 않았다는 주장 역시 상식에 반한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9000억원대에 달하는 상속세 부담도 범행 동기를 뒷받침하는 결정적 정황으로 제시했다. 검찰은 "피고인들은 9000억원 이상의 상속세를 납부했어야 했고, 당시 세금을 얼마나 내야 하는지에 대해 다툼이 있었다"며 "반드시 경제적 여유가 있는 상황이 아니었고, 여러 정황을 볼 때 범행의 의도가 있었다고 보인다"고 지적했다.
반면 피고인 측은 무죄를 거듭 호소했다. 구 대표 측 변호인은 "1심 판단대로 부부 사이에 정보가 오갔다는 직접 증거는 단 하나도 존재하지 않는다"며 "부부라는 관계에 기대어 범행을 단정하는 것은 형사재판의 대원칙인 무죄추정의 원칙에 정면으로 위배된다"고 맞섰다.
이어 "구 대표는 당시 LG 배당금 입금에 맞춰 평소 관심을 두던 바이오 종목을 독자적으로 매수한 것"이라며 "매수 후 주식을 팔아 차익을 실현하지 않고 전량 복지재단에 기부한 점만 보더라도 부당이득을 취하려는 고의가 없었음이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윤 대표 측 역시 "투자 책임자로서 내부 정보를 가족에게 유출할 이유가 전혀 없다"며 검찰의 항소 기각을 요청했다.
항소심 선고공판은 오는 11월 11일 오후 2시에 열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