加, 美 제품에 10~50% ‘보복 관세’…트럼프와 무역전쟁 격화
입력 2026.09.08 17:40
수정 2026.09.08 17:40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6월16일 캐나다 카나나스키스에서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와 정상회담에 앞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 AP/뉴시스
캐나다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조치에 맞서 미국산 제품에 최대 50%의 보복 관세를 부과하면서 오랜 동맹국 사이의 두 나라 무역전쟁이 한층 격화하고 있다.
미 경제매체 CNBC방송 등에 따르면 캐나다는 8일 오전 0시1분(한국시간 오후 1시1분)부터 276억 캐나다달러(약 26조 9000억원) 규모의 미국산 수입 700개 제품에 15∼50%의 관세를 부과했다. 일부 철강·알루미늄 제품의 관세율은 기존 25%에서 50%로 올랐다. 철강·알루미늄 파생 제품과 가전제품, 치즈를 비롯한 유제품, 생선·해산물에는 25%가 적용됐다. 산업용 공구 등에는 15%의 관세가 붙었다.
이번 조치는 미국이 지난달 캐나다산 제품에 50% 관세를 부과한 데 대한 맞대응 차원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앞서 지난달 22일부터 200억 달러(약 26조 9000억원) 규모의 캐나다산 수백개 제품에 50%의 관세를 매겼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미국이 부과하는 관세와 같은 규모로 보복하는 ‘달러 대 달러, 세율 대 세율’ 원칙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혀왔다. 캐나다와 교역이 많은 미시간·오하이오 등 미국 중서부 수출업체가 특히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이며, 미시간·인디애나의 제조업체와 위스콘신·버몬트의 낙농업계에도 타격이 예상된다.
두 나라는 지난달 말까지 협상을 이어가며 한때 합의에 가까워졌지만, 막판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협상이 결렬된 뒤에는 책임 공방과 보복 조치가 이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과 캐나다 국경에 있는 온타리오호의 명칭을 ‘아메리카호’로 바꾸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그는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와 더그 포드 온타리오주 총리를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광대’라고 조롱하고, 내년부터 캐나다산 자동차 관세를 50%로 올리겠다고도 경고했다.
보복 관세 발효를 이틀 앞둔 6일에는 미국 달러와 캐나다 달러 사이의 환율 불균형을 문제 삼았다. 7일에는 캐나다 항공기 제조업체 봄바디어를 겨냥해 “이제 미국에서 봄바디어를 더 이상 팔지 말라”고 위협하기도 했다.
다만 거시경제적 충격은 단기간의 경우 제한적일 수 있다. 지난해 미·캐나다 교역액이 7000억 달러를 넘은 데 비해 이번 관세 대상은 전체 교역의 일부에 그치기 때문이다. 티프 맥클럼 캐나다 중앙은행 총재도 지난 2일 양국의 관세가 일부 기업의 비용을 높일 것이라면서도 “관세율은 매우 높지만 상대적으로 좁은 범위에 적용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오랜 우방이자 주요 교역국으로 경제적 상호 의존도가 높은 두 나라는 갈등이 길어질수록 양측 모두 상당한 피해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경제 규모가 작은 캐나다가 상대적으로 더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정부에도 보복 관세는 적지 않은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