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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도 걸리는 자궁내막암…자궁·난소 보존 등 '치료 이후의 삶' 고려해야 [명의열전]

김효경 기자 (hyogg33@dailian.co.kr)
입력 2026.09.08 14:29
수정 2026.09.08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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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궁내막암 환자 4년 새 30% 증가…부인암 발생 1위

젊은 환자 임신·난소 보존 고려해 치료 방향 결정

“pMMR 환자 치료 선택지 확대, 신약 급여 적용은 과제”




환자를 향한 사'명'감으로 의료 현장을 지켜온 '의'료인들의 이야기를 '열'심히 듣고 '전'달하겠습니다. 각 분야에서 환자 치료의 새로운 길을 열어가는 분을 제보해주시면 바로 찾아뵙겠습니다.



조재현 순천향대 서울병원 산부인과 교수가 지난 2일 병원에서 데일리안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순천향대 서울병원

국내 자궁내막암 환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 과거 대표적인 부인암으로 꼽혔던 자궁경부암은 검진과 백신 보급으로 감소하고 있지만, 자궁내막암은 꾸준히 증가해 2020년 이후 부인암 발생 1위에 올라섰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자궁내막암 환자는 2021년 2만4367명에서 2025년 3만2199명으로 4년 새 30% 넘게 증가했다. 출산 감소와 늦어진 폐경, 비만 증가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젊은 환자도 적지 않아 암 치료뿐 아니라 임신과 출산, 치료 이후의 삶까지 고려한 치료가 중요해지고 있다.


조재현 순천향대 서울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최근 데일리안과의 인터뷰에서 “자궁내막암은 60세 전후에서 주로 진단되지만 실제 진료실에서는 20대 대학생부터 어린 자녀를 키우는 40대 여성까지 젊은 환자도 적지 않게 만난다”며 “젊은 환자는 암을 치료하는 것뿐 아니라 임신과 출산, 치료 이후의 삶까지 함께 고려해 치료 방향을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젊은 환자 늘어…치료 후 임신·출산까지 고려

자궁내막암은 자궁 안쪽을 덮는 내막에 비정상적인 세포가 증식해 생기는 암이다. 내막에서 시작해 자궁의 근육층으로 진행할 수 있어 ‘자궁체부암’으로도 불린다. 자궁경부암과 달리 예방접종이나 정기적인 선별검사를 통해 예방하거나 조기에 발견하기는 어렵다.


대신 평소 나타나는 증상을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 가장 대표적인 신호는 비정상적인 질 출혈이다. 특히 폐경 이후 출혈이 나타나거나 젊은 여성에게 생리 기간이 아닌 출혈이 반복된다면 단순한 호르몬 변화로 넘기지 말고 진료를 받아 원인을 확인해야 한다.


조 교수는 “자궁내막암은 초기에 발견하면 상당수 환자가 완치를 기대할 정도로 치료 성적이 좋지만 3·4기로 진행하면 예후가 크게 나빠진다”며 “실제로는 암이 아닌 경우가 훨씬 많지만 증상만으로 구별할 수 없는 만큼 평소와 다른 출혈이 반복된다면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젊은 환자는 치료 과정에서 고려해야 할 부분이 많다. 표준치료는 자궁 절제지만, 암이 매우 초기이고 일정한 조건을 충족하면 자궁을 보존한 채 호르몬치료를 시도할 수 있다. 이후 3~6개월 간격으로 조직검사를 통해 반응을 확인하며, 효과가 없으면 수술로 전환한다. 치료에 성공하더라도 재발할 수 있어 임신을 원한다면 시기를 늦추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난소 보존 여부도 환자에게는 중요한 선택이다. 조 교수는 “30대에 폐경이 시작되면 뼈와 심혈관계, 인지 기능 등에 미치는 영향을 수십 년 동안 고려해야 한다”며 “폐경 전 젊은 환자이면서 암이 자궁에 국한돼 있고 조직검사와 유전자 검사 결과 위험도가 낮다면 여러 조건을 종합해 난소 보존을 함께 논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자궁내막암을 분류하고 치료하는 기준도 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암의 크기와 전이 여부 등을 중심으로 병기를 나누고 치료법을 결정했다면, 2023년 국제산부인과연맹(FIGO)이 병기 분류를 개정하면서 암 조직의 분자·유전적 특성까지 치료 판단에 반영하기 시작했다.


조 교수는 이를 “암을 보는 지도가 종이지도에서 위성지도로 바뀐 것과 비슷하다”고 표현했다. 그는 “과거에는 병기가 같으면 대체로 비슷한 치료를 받았지만 이제는 예후가 좋은 분자 유형이면 수술 후 추가 항암치료 없이 관찰할 수 있고, 반대로 초기 단계라도 고위험 특성이 확인되면 보다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고 했다.


pMMR에도 새 치료 선택지…비용 부담은 여전히 ‘문턱’
조재현 순천향대 서울병원 산부인과 교수가 지난 2일 병원에서 데일리안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순천향대 서울병원

이 같은 변화는 진행성·재발성 자궁내막암 치료에도 이어지고 있다. 대표적인 기준이 DNA 복제 과정에서 발생한 오류를 바로잡는 불일치 복구(MMR) 기능이다. 이 기능에 결함이 있는 dMMR 종양은 DNA 오류가 축적되면서 정상 세포와 다른 특징이 많아진다. 이 때문에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상대적으로 쉽게 인식할 수 있어 면역항암제의 치료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반면 MMR 기능이 정상인 pMMR 종양은 면역항암제 단독 치료만으로는 충분한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특히 자궁내막암 환자의 상당수가 pMMR에 해당하는 만큼 이들 환자에게 효과적인 치료 선택지를 넓히는 것이 중요한 과제로 꼽혀왔다.


최근에는 pMMR 환자에게도 새로운 치료 선택지가 마련됐다. 2025년 4월 국내 허가된 치료법은 진행성·재발성 자궁내막암 1차 치료로 화학항암제와 면역항암제를 병용한 뒤, 면역항암제와 경구 표적치료제를 유지요법으로 사용하는 방식이다. 718명이 참여한 국제 3상 임상시험 ‘DUO-E’에서는 pMMR 환자에서 이 치료법이 화학항암치료만 시행한 경우보다 질병 진행 또는 사망 위험을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직 국내에서 해당 요법을 실제 운용하는 의료기관은 제한적이다. 순천향대 서울병원은 지난 8월 12일 첫 투여를 시행하며 진료현장에 도입했다. 조 교수는 “그동안 치료 선택지가 제한적이었던 환자들에게 새로운 무기가 생겼다는 의미가 있다”며 “면역항암제와 표적치료제를 함께 사용하는 만큼 처음 치료를 시작할 때부터 유지치료와 추적관찰까지 이상반응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환경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치료 선택지는 넓어졌지만 비용 부담은 여전히 치료 접근성을 가로막는 요인이다. 신약이 허가되더라도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되지 않으면 치료비 부담이 고스란히 환자에게 돌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분자·유전자 검사와 면역항암제, 표적치료제 등 새로운 치료가 확대되는 만큼 급여 체계를 어떻게 뒷받침할지도 과제로 꼽힌다.


그는 “사용할 수 있는 치료제가 있어도 비용 때문에 선뜻 선택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며 “과학과 진료지침이 빠르게 변화하는 만큼 제도와 급여 체계도 이에 발맞춰 환자와 의료진이 필요한 치료를 선택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치료가 세분화될수록 환자 개개인의 상황을 살피는 일도 중요해진다. 같은 암이라도 나이와 임신 계획, 치료에 따른 부담 등에 따라 적합한 치료법이 달라질 수 있어서다. 조 교수는 “검사를 통해 치료 선택지를 좁혀갈 수 있지만 결국 어떤 치료를 선택할지는 환자의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며 “진단부터 치료, 추적관찰까지 환자의 이야기를 충분히 듣고 함께 치료 방향을 찾아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효경 기자 (hyogg33@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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