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노조 "48시간→120시간 파업, 10월 전면파업 검토"
입력 2026.09.08 11:50
수정 2026.09.08 11:50
9일 포항·광양 일부 공장서 시작…파업 대상 단계적 확대
김성호 "이희근 사장과 만남 큰 진전 없어"…추가 제시안 요구
8일 자정까지 대화 가능성 열어둬…노사 막판 협상 주목
김성호 포스코노동조합 위원장이 8일 오전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 앞에서 삭발한 채 발언하고 있다. 포스코 노조는 오는 9일부터 48시간 부분파업을 예고한 상태다.ⓒ데일리안 백서원 기자
김성호 포스코노동조합 위원장이 8일 삭발 투쟁에 나서며 오는 9일부터 예정된 48시간 부분파업 돌입을 선언했다. 회사의 태도가 바뀌지 않을 경우 오는 16일부터 120시간 규모의 2차 파업에 나서고, 이후에도 갈등이 해소되지 않으면 10월 전면파업까지 검토하겠다는 방침이다.
한국노총 금속노련 포스코노동조합은 이날 오전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 앞에서 결의집회를 열었다. 김 위원장은 유튜브 생중계가 진행되는 가운데 삭발한 뒤 "단순히 머리를 자른 게 아니다"라며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58년 만의 새로운 역사를 쓰기 위한 마음의 다짐"이라고 말했다.
노조는 우선 9일부터 포항제철소와 광양제철소 일부 공장을 대상으로 48시간 부분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김 위원장은 "회사가 끝내 노동자의 목소리를 외면한 결과가 무엇인지 행동으로 분명하게 보여주겠다"며 "회사의 태도가 변함이 없다면 9월16일부터 120시간 2차 파업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파업 수위는 단계적으로 높일 계획이다. 김 위원장은 현장 질의응답에서 "내일 2개 공장을 48시간 하고 난 다음 그다음 주에는 또 다른 공장으로 확대되고 10월에는 전면파업까지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삭발한 김성호 “회사와 접점 찾으려 노력”
노사가 파업 직전까지 치달은 배경에는 올해 임금교섭을 둘러싼 입장차가 있다. 노조는 기본급 7.1% 인상과 격려금 600%, 우리사주 50주, 명절상여금 200% 등을 요구하고 있다. 사측은 지난 3일 7차 본교섭에서 기본급 2.0% 인상과 목표달성 격려금 350만원, 지역사랑상품권 50만원 등 총 400만원 상당의 일시금을 제시했다.
김 위원장은 노조 요구안을 모두 수용하면 약 1조4000억원이 필요하다는 사측 설명에 대해 "교섭은 서로의 안을 좁혀가는 것"이라며 "우리가 1조4000억원을 다 달라는 것이 아니라 회사와 협상을 통해 접점을 찾으려 노력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전날 이희근 포스코 사장과 김 위원장의 만남에서도 뚜렷한 돌파구는 마련되지 않았다. 김 위원장은 "대표이사와 만남을 가졌으나 크게 진전이 없었다"며 "조합원들이 납득할 만한 안이 나와야만 이 싸움이 멈출 수 있다고 분명히 전달했다"고 말했다.
노조는 지난 4일 포항제철소에서 발생한 충돌에 대해서도 사측에 책임을 요구했다. 노조에 따르면 현장 방문 과정에서 사측 직책자들이 출입을 제지했고 이 과정에서 노조 간부가 손을 다쳐 병원으로 이송됐다. 노조는 경위 규명과 책임자 문책, 재발 방지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포스코홀딩스와 장인화 회장의 역할도 요구했다. 그는 "사실상 지배·개입력을 갖고 있는 게 홀딩스라고 생각한다"며 이번 교섭 문제 해결을 위해 장 회장이 직접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성호 포스코노동조합 위원장이 8일 오전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 앞에서 삭발 투쟁을 마친 뒤 ‘파업’ 머리띠를 고쳐 매고 있다.ⓒ데일리안 백서원 기자
포스코 “생산 차질 크지 않을 것…노조와 계속 소통”
노조는 이날 자정까지 대화 가능성은 열어두기로 했다. 노조는 회사가 책임 있는 결단을 내리고 조합원들이 납득할 수 있는 답을 제시한다면 대화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김 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막판 교섭 가능성에 대해 "기대하지 않는다"며 "우리는 갈 길을 갈 것이고 파업은 진행된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까지 추가적인 만남 제안은 없다고 설명했다.
포스코는 부분파업에 대비해 생산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준비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회사 측은 "부분파업이 이뤄지더라도 실질적인 생산 차질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핵심 생산공정은 협정근로 단체협약에 따라 생산체제를 지속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회사는 어려운 경영 여건도 강조했다. 포스코 측은 "상반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절반 수준으로 실제 상황이 녹록지 않다"면서도 "지속적으로 노조의 요구를 경청하고 투명하게 소통함으로써 노사 상생과 임금협상 타결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