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김승원 저격수'로 존재감 각인…국민의힘 복당 발판될까?
입력 2026.09.08 07:00
수정 2026.09.08 07:00
연일 '김승원·민주당' 몰아세우는 韓
국민의힘 일부서도 지원사격 긍정 평가
청문위원 선임은 협조하지 않을 듯
복당 영향?…"장동혁 버텨서 어려워"
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 앞에서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의혹 제기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시스
무소속 한동훈 의원이 최근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저격수'로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집중 견제에 나선 더불어민주당과 '일 대 다' 대결 구도가 잡히면서, 보수 진영의 스피커로서 재조명도 받고 있다. 이같은 활약이 국민의힘 복당론에 영향을 미칠지 주목되고 있지만, 당내에선 "그래도 쉽지 않다"는 분위기다.
한 의원은 7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조정식 국회의장을 향해 김 후보자 인사청문회의 청문위원으로 선임해 달라고 공식 요청했다. 김 후보자가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 승인 관련 청탁 의혹을 제기한 한 의원이 청문회 증인으로 출석해야 한다고 요청하자, 이에 "당사자가 그렇게 원하니, 저를 청문위원으로 선임해 달라"고 밝힌 것이다.
한 의원은 청문위원으로 선임될 경우 "임시정부 이래 최초로 전과자 법무부 장관이 탄생하는 것을 막겠다"며 의지를 드러냈다. 더욱이 더불어민주당이 한 의원이 공개한 의혹 관련 자료가 불법이라고 주장하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고발하겠다고 밝히자, 한 의원은 "그런 개수작에 제가 흔들리지 않는다"고 직격했다.
이처럼 최근 한 의원은 '김승원 저격수'를 자처하고 있다. 김 후보자의 청탁 의혹과 관련해 검찰 내부 문서와 통화 녹취를 잇달아 공개하면서 청문회 국면 이슈를 주도하고 있다. 민주당은 김민석 대표가 김 후보자를 향한 네거티브에 당이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밝힌 이후, 이날 청문회 대응을 위한 전담팀을 구성했다. 다만 대응 주체가 한 의원에 집중된 탓에 정치권에선 사실상 '한동훈 전담팀'으로 평가하는 분위기다.
한 의원은 지난 2일 김 후보자가 국회의원 시절 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하던 제넨셀의 임상시험 승인과 관련해 지인의 청탁을 받고 이를 당시 식품의약품안전처장에게 전달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특히 한 의원은 김 후보자가 김강립 당시 식품의약품안전처장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도 공개했는데, 이에 민주당 인사들은 수사 기록 불법 유출 공세로 맞불을 놨다. 메신저를 공격하는 전략을 취한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이후 한 의원이 브로커 양씨와 김 후보자가 대화한 통화 녹취록을 잇달아 공개했다는 점이다. 민주당은 한 의원이 제기한 의혹을 일일이 반박하며 해명했지만, 한 의원은 곧바로 해당 해명이 거짓임이 드러나는 자료를 공개하며 맞받아쳤다. 김 후보자가 양씨 및 영장 담당 판사와 같은 해 2월 찍은 사진에 대해 '우연히 만났다'고 해명하자, 김 후보자가 양씨를 '동생'이라고 부르며 "보고 싶어서 눈물이 난다"라는 내용이 담긴 녹취를 공개하며 반박했다.
야권에선 사실상 민주당이 한 의원 전략에 휘둘리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김 대표는 4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앞으로 당에서는 굳이 한 의원의 문제 제기에 답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내 인사들의 개별 대응이 '청탁 의혹'을 확산시키는 것에 영향을 미치고 있고, 나아가 한 의원 체급을 올려주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자 내놓은 대응책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한 의원이 제기한 청탁 의혹은 이미 김 후보자 인사청문회의 핵심 쟁점으로 부상하면서, 민주당 입장에선 무대응으로 일관하기 어려워진 상태다. 더욱이 국민의힘도 한 의원의 의혹 제기를 들어 김 후보자 공세를 펼치자, 민주당은 결국 김 후보자 네거티브 전담 대응팀까지 꾸렸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 앞에서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의혹 제기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시스
한 의원은 이번 김 후보자의 청탁 의혹을 계기로 보수 진영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당초 한 의원은 6·3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진 부산 북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승리한 이후, 원내에 입성했지만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더욱이 국민의힘 내 친한(친한동훈)계로 꼽히는 서범수·진종오 의원이 한 의원이 주최한 토론회에서 이른바 '돌려차기 실언' 논란으로 중앙윤리위원회로부터 징계까지 받으면서, 당권파에게 공세 명분을 노출시켰다.
하지만 '김승원 저격수'로서 국민의힘 법제사법위원회 위원들보다 인사청문회 정국을 주도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국민의힘 일부에서도 "한 의원이 도움을 주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한 원내 관계자는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청문회 정국에서 김 후보자에 대한 의혹 제기로 국민적 의심을 키운 것에 대해 본인의 역할을 잘하고 있는 것 같다"며 "김 후보자의 부적격성을 부각하는 자료를 공개하다 보니 국민의힘 입장에서도 김 후보자를 검증하는 방법이 다양해지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그러다 보니, 한 의원이 이번 인사청문회를 계기로 보수 진영 내에서 존재감을 각인시킬 경우 복당에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다만 한 의원의 이번 행보에 대해 친한계도 긍정적으로 평가하지만, 복당으로 연결될 정도로 당내 판도를 바꾸기는 쉽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장동혁 체제가 흔들릴 정도로 당내 부정 평가가 커지지 않은 채 현상 유지에만 머물고 있기 때문이다.
한 친한계 의원은 "청문회라는 것은 목소리 크고 시끄럽게 한다고 잘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를 꼼짝달싹하지 못할 정도로 파고드는 것이 잘하는 것"이라면서 "한 의원이 이 부분에선 팩트를 가지고 김 후보자를 몰아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장 대표가 버티는 상황에서 (복당은) 어렵지 않겠나"면서 "김 후보자 인사청문위원으로 선임 가능성을 다르게 말하면, 장 대표가 그 정도(청문위원 선임) 포용력이 있었다면 언론 인터뷰에서 '내가 당대표로 있는 한 (복당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겠나"고 했다.
실제 당내 일부에서도 한 의원의 김 후보자 공세와 복당 문제는 별개하고 보는 분위기다. 이 원내 관계자는 "한 의원 복당 관련해 내부에서 어떤 얘기도 나오지 않는 것 같다"며 "청문위원 선임도 현재 국민의힘 법사위원들이 열심히 청문회를 준비하는 상황에서 교체를 생각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