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정책학회·납세자연합회, 가당음료 설탕부담금 도입 타당성 논의
입력 2026.09.07 17:01
수정 2026.09.07 17:15
설탕부담금 도입 시 저소득층과 청년층에 부담 집중 우려
비가격 정책·건강교육 등 시장친화적 접근 우선 추진 제안
한국조세정책학회(회장 김갑순)와 한국납세자연합회(회장 최원석)는 7일 서울 여의도 FKI 타워 컨퍼런스센터에서 ‘제 34차 조세정책세미나’를 공동 개최했다.
이날 '가당음료 설탕부담금 도입, 무엇을 따져야 하는가?'를 주제로 열린 세미나에서는 설탕부담금 도입에 따른 조세·재정 효과와 부담의 형평성 등을 논의했다.
김갑순 한국조세정책학회장(동국대 교수)은 개회사에서 "설탕부담금과 같은 일률적인 가격 규제가 저소득층과 청년층의 소비 부담을 높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시장에서 이미 당류 저감 노력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가격 규제보다 비가격 정책을 우선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김갑순 한국조세정책학회장(동국대 교수·가운데)이 7일 서울 여의도 FKI 타워 컨퍼런스센터에서 개최된 ‘제 34차 조세정책세미나’에서 참석자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남혜정 교수, 오문성 교수, 홍기용 교수, 김 회장, 최원석 한국납세자연합회 회장, 노정란 교수, 하상도 교수.ⓒ한국조세정책학회
공동 주최자인 최원석 한국납세자연합회장(서울시립대 교수)도 환영사에서 "국내외 관련 논의가 활발한 시점인 만큼 가당음료 설탕부담금의 도입 필요성과 효과를 다각도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합리적인 정책 논의의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주제 발표에 나선 노정란 명지대 교수는 "국민건강영양조사의 2016~2024년 자료를 분석한 결과, 부담금이 없는 상황에서도 1인당 일평균 가당음료 섭취량이 2016년 116.9g에서 2024년 87.0g으로 25.6% 감소했다"고 밝혔다. 총 당류 섭취 비중 역시 지속적으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 교수는 "설탕부담금이 도입될 경우 소득 대비 부담률이 저소득층에서 고소득층보다 약 8.4배 높아 역진성이 나타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청년 저소득층과 청소년층에 부담이 집중될 가능성이 있다"며 "부담금이 국민건강증진기금 형태로 도입될 경우 국회의 예산 통제를 우회할 수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패널 토론에서는 하상도 교수(중앙대학교·한국식품위생안전성학회 회장), 남혜정 교수(동국대학교·한국세무학회 부회장), 오문성 교수(경희대학교 경영대학원·본 학회 이사장), 홍기용 교수(인천대학교·한국납세자연합회 명예회장) 등이 참여했다.
노정란 교수가 제 34차 조세정책세미나에서 발제하고 있다.ⓒ한국조세정책학회
하 교수는 "한국의 성인 비만율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저 수준이며 당류 섭취가 감소하고 있는 만큼 신체활동 부족 등 비만의 복합적인 원인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남 교수는 "대체음료 소비에 따른 풍선효과와 해외 사례의 가격 전가율 등을 추가로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오 교수는 "가격 인상이 건강 개선으로 이어진다는 인과관계가 충분히 입증됐는지 검토해야 하며, 시장 실패와 부담금 방식의 타당성 검증이 선행돼야 한다"고 짚었다. 홍 교수 역시 "부담금 방식이 특정 계층에 부담을 집중시키고 재정 통제를 약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참석자들은 국민건강 증진이라는 정책 목표에는 공감하면서도 설탕부담금 도입에 앞서 조세 역진성과 시장 영향, 재정 운용 방식 등을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알권리 보장과 건강교육, 기업의 저당 제품 개발을 유도하는 등 비가격 정책도 함께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조세정책학회는 "설탕부담금 도입에 앞서 정책 효과와 부담의 실질을 객관적으로 검증할 필요가 있다"며 "합리적인 제도 설계를 위한 논의가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