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도급의 그늘…인천 지역건설사들 “대형사와 상생 맞나”
입력 2026.09.04 16:31
수정 2026.09.05 12:15
경인고속도로·청라하늘대교 공동사업서 기성·하자보증 놓고 갈등
지역업계 “자금 부담에 지연이자까지…A사 “기성금 지급·청구 진행…하자보증도 조속히 해결”
청라하늘대교 ⓒ 데일리안 DB
인천지역 대형 공공건설사업에 참여한 지역 건설업체들이 공동수급체 대표사인 A 건설사의 공사비 정산 및 하자보증 문제 등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다.
대형 건설사와 지역업체 간 상생을 위해 마련된 공동도급 방식이 오히려 자금력과 협상력에서 상대적으로 열세인 지역업체들의 부담을 키우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4일 인천지역 건설업계에 따르면 A건설사는 인천에서 경인고속도로 일반도로화 개량공사와 청라하늘대교 건설사업 등에 공동수급체 대표사로 참여하고 있다.
논란이 불거진 곳은 인천대로 일반화 도로개량공사다.
미추홀구 주안동 주안산단고가교에서 서구 가정동 서인천IC까지 5.64㎞ 구간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이 사업은 총사업비가 약 8200억원 규모다.
A 건설사가 46.619%의 지분을 보유하고 나머지 9개 인천지역 업체가 53.381%를 나눠 갖는 구조다.
지역업체들이 문제를 제기하는 부분은 공사비 정산 방식이다.
지역 건설업계는 현장 공사가 진행되면서 매달 인건비와 자재비 등 원가가 발생하는 만큼 발주처에 대한 기성금 청구 역시 적기에 이뤄져야 하지만, 실제 청구가 지연되면서 지역업체의 자금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주장한다.
특히 자체 자금으로 공사비를 먼저 투입한 지역업체가 원가 분담금을 제때 납부하지 못하면 지연이자까지 발생해 부담이 가중된다는 게 업계의 주장이다.
한 지역업체 관계자는 “공사에 투입한 비용을 제때 정산받지 못하면 결국 지역업체가 금융비용까지 부담해야 하는 구조”라며 “공동수급체라면 수익뿐 아니라 비용과 위험도 합리적으로 분담해야 한다”고 말했다.
청라하늘대교 사업에서는 준공대금과 하자보증 문제가 갈등의 핵심으로 떠올랐다.
영종~청라 연결도로 청라하늘대교 2공구 건설공사는 A건설사가 51.71%, 인천지역 8개 업체가 48.29%의 지분으로 공동수급체를 구성해 추진한 사업이다.
지역업계에 따르면 해당 사업에 참여했던 지역업체 가운데 2곳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준공 이후 하자보증서 발급 문제가 발생했다.
지역업체들은 이 과정에서 대표사인 A건설사가 법정관리 업체의 하자보증 부담을 다른 지역업체들이 떠안는 방안을 요구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지역업체들은 법정관리 업체를 제외한 나머지 공동수급체 구성원이 하자보증 문제를 공동으로 분담하는 방안을 제안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이견으로 인해 공사가 사실상 마무리된 이후에도 약 324억원 규모의 준공대금 청구가 지연되고 있다는 것이 지역업계의 주장이다.
업계는 특히 공동도급 사업에서 대표사가 갖는 역할과 책임에 대한 재정립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공동수급체를 구성한 지역업체들이 일정 지분을 갖고 사업에 참여하더라도 실제 사업 진행 과정에서는 대표사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만큼, 비용 분담이나 정산, 하자보증 등 주요 현안에서 특정 업체에 부담이 집중되지 않도록 명확한 기준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지역 건설업계의 문제 제기는 결국 인천시로 향했다.
대한건설협회 인천시회 임원진은 지난달 31일 인천시청을 찾아 박찬대 인천시장과 남영희 균형발전부시장을 만나 대형 건설사와 공동수급체를 구성해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지역업체들의 어려움을 전달했다.
박은상 인천건설협회 회장은 “공동도급이 대형사와 지역업체가 함께 성장하기 위한 제도인 만큼 어느 한쪽에 부담이 집중돼서는 안 된다”며 “업체 간 역할과 책임이 합리적으로 배분될 수 있도록 제도적 환경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요청했다.
박찬대 시장도 지역건설업체의 권익 보호와 수주 확대를 위한 정책적 지원을 약속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A거널사측은 지역업체들의 주장과 일부 사실관계에 차이가 있다는 입장이다.
A건설설사측 관계자는 “지난 6월 본공사를 시작했으며 7월분 기성금은 지급했고 8월분은 현재 청구된 상태”라며 “제3연륙교 하자보증 문제 역시 조속한 해결방안을 마련해 준공대금 지급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