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상기의 제2금융권 건전성 유지 시급
입력 2026.09.07 07:07
수정 2026.09.07 07:07
금리 3% 시대, 2금융권에 커지는 건전성 위험
충당금·유동성·스트레스 테스트 등 선제적 관리 필요
감독당국도 맞춤형 스트레스 테스트…완충자본제 유연 운용 바람직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시장금리가 오르면서 제2금융권의 자금조달 및 건전성 관리에도 부담이 커지고 있다.ⓒ연합뉴스
한국은행이 두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올려 정책금리가 마침내 3.00%에 진입했다.
이에 따라 국고채 3년물 금리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문제는 해당 금리 충격이 시중은행보다 제2금융권의 취약차주에게 훨씬 매섭게 작용한다는 사실이다.
금리 상승은 상환 여력이 취약한 차주가 집중돼 있는 2금융권에서 부실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수신 기능이 없는 카드·캐피털사는 여신전문금융채(여전채) 시장을 통해 자금을 조달한다.
채권금리가 오르면 조달비용이 즉시 상승하지만, 이미 상승한 연체율 때문에 대출금리를 무한정 올리기도 어렵다.
저축은행 역시 예금금리 인상으로 조달비용이 증가하면서 예대마진이 압박받는 구조에 놓여 있다.
조달비용과 대손 비용이 동시에 상승하면 수익성 압박과 건전성 악화가 겹치며 이른바 '이중고'가 발생한다.
이러한 국면에서 2금융권이 취해야 할 건전성 관리 방안은 세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대손충당금 적립률을 선제적으로 상향해 손실흡수능력을 키워야 한다.
특히, 다중채무자·자영업자·저신용 서민 등 취약차주에 대해서는 감독 당국이 요구하는 최소 수준을 넘어서는 예비 충당금을 별도로 쌓는 것이 필요하다.
둘째, 유동성 완충장치를 강화해야 한다. 여전채 시장이 경색될 경우 카드·캐피털사의 자금난은 곧바로 시스템 리스크로 번질 수 있다.
만기 다변화, 장기채 발행 확대, 유동성 커버리지비율(LCR) 목표 상향 등 다층적 안전판이 요구된다.
저축은행 역시 대규모 예금 이탈에 대비한 고유동성 자산 비중 관리와 예금 만기의 균질한 분산이 필요하다.
셋째, 미시적 스트레스 테스트(금융기관이 극심한 경제·금융 충격 상황에서도 자본과 유동성을 유지하며 정상적으로 영업을 지속할 수 있는지를 사전에 점검하는 가상 시뮬레이션 기법)를 정례화하고 시나리오별 대응 매뉴얼을 정교하게 준비해야 한다.
개별 회사 차원의 스트레스 테스트는 물론, 감독 당국이 공통 시나리오를 제공해 업권 전체의 결과를 비교·공시하는 방식이 도입돼야 한다.
선진국은 이미 오래전부터 스트레스 테스트를 규제·감독의 중심축으로 삼아 왔다.
미국은 2010년 도드-프랭크법을 통해 자산 100억 달러 이상 은행지주회사에 대해 연례 스트레스 테스트를 의무화했다.
특히, 주목할 점은 미국이 지역 소형은행에 대해서도 자율적 스트레스 테스트를 권장한다는 점이다.
미국 통화감독청(OCC)은 총자산 100억 달러 이하 소형은행에 대해서도 대출 포트폴리오의 취약점을 식별하고 자본계획에 반영할 수 있도록 스트레스 테스트 지침을 발표한 바 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거시건전성(macroprudential) 스트레스 테스트 체계를 발전시켰다.
개별 은행의 자본 적정성을 넘어 금융 부문 전체의 시스템 회복력을 평가하고, 은행간 상호연결성과 실물경제와의 파급효과를 반영하는 것이 특징이다.
나아가 ECB는 보험사·자산운용사 등 비은행 금융기관까지 스트레스 테스트 대상을 확대해왔다.
은행에서 개발된 방법론을 비은행 부문에 확장하고, 해당 결과를 거시건전성 도구(경기대응 완충자본, LTV·DSR 규제 등)의 조정 근거로 활용하는 것이다.
선진국 사례가 주는 시사점을 우리 현실에 접목하면, 이제는 감독 당국이 다음 세 가지 축에서 구체적 정책 지원에 나서야 한다.
우선, 업권별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스트레스 테스트 체계를 상시화해야 한다.
은행 중심의 스트레스 테스트를 저축은행·카드사·캐피털사·상호금융까지 확대하되, 각 업권의 조달·대출 구조 차이를 반영한 별도 시나리오를 마련해야 한다.
다음으로, 취약차주 보호와 상환 부담 완화 프로그램을 확대해야 한다.
채무조정·사잇돌 대출 등 기존 제도의 지원 대상과 한도를 유연하게 조정해야 한다.
다만 도덕적 해이를 방지하기 위해 소득심사·신용회복 인센티브와 결합한 조건부 지원이 원칙이 돼야 한다.
또 경기대응 완충자본과 대손충당금 적립기준을 유연하게 운용해야 한다.
급격한 금리 상승기에는 감독 당국이 예상손실 기반 충당금 산정에서 미래 시나리오 가중치를 조정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손실이 현실화되는 국면에서는 감독 당국이 평상시 적립해 둔 경기대응 완충자본의 요구 수준을 한시적으로 인하하거나 전면 해제해, 금융회사가 이를 손실흡수와 신규 대출 재원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지금 필요한 것은 사고가 발생한 뒤 대응하는 사후 처방이 아니라, 선진국의 거시건전성 스트레스 테스트가 보여준 것처럼 위기를 앞서 그려보고 자본과 유동성 완충을 미리 쌓아 두는 선제적 감독이다.
개별 금융회사는 충당금과 유동성 관리, 스트레스 테스트, 시나리오별 대응 매뉴얼을 서둘러 정비해야 한다.
감독 당국은 업권별 맞춤형 감독체계·취약차주 지원·경기대응 완충 자본의 유연 운용이라는 세 축을 통해 뒷받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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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jyseo@smu.ac.kr/rmjiseo@hanmail.net)
※외부 필진 칼럼입니다.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