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경유 사상 최고치 경신…리터당 2090원
입력 2026.09.04 09:29
수정 2026.09.04 16:18
중동 정유시설 차질에 러시아 수출 금지까지…재고 40여년 만에 최저
운송·농업비용 줄인상 우려…물가 자극해 트럼프에도 ‘악재’
지난 6월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뚫고 울산 남구 울산항에 정박 중인 유조선 유니버설호 ⓒ뉴시스
미국의 경유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유가정보업체 가스버디가 집계한 미국의 경유 평균 소매가격은 이날 갤런당 5.820달러(리터당 약 2090원)까지 치솟았다. 이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 에너지 대란이 벌어졌던 2022년 기록한 종전 최고치를 넘어선 수준이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이 시작된 지난 2월 이후 경유 가격은 약 55% 급등했다.
가격을 끌어올린 주요인은 공급 부족이다. 중동 지역 정유시설 가동 차질이 이어지는 가운데 우크라이나의 공격으로 러시아 정유시설까지 타격을 입었다. 러시아는 자국 내 연료 공급을 안정시키기 위해 경유 수출 금지 조치를 이달 말까지 연장했다. 미국 멕시코만 연안 초저유황경유 가격도 지난 1일 갤런당 4.6973달러까지 뛰며 관련 집계가 시작된 2006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 내 재고 상황도 심각하다. 지난달 미국 경유 재고는 1982년 이후 같은 달 기준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고, 특히 동부 지역 재고는 1930만 배럴까지 감소했다. 경유와 원유 가격 차이를 뜻하는 정제마진은 배럴당 108.02달러까지 치솟아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여기에 가을 수확철 농업용 경유 수요와 겨울철 난방유 수요까지 늘어날 예정이어서 가격 상승 압력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경유 가격 급등은 트럭 운송과 농업·건설·제조업 비용을 동시에 밀어 올릴 수 있다는 점에서 미국 물가에도 부담이다. 특히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생활비 문제가 주요 쟁점으로 떠오른 상황에서 연료비 상승이 이어질 경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도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미국 정유업체들에 경유와 휘발유 생산 확대를 압박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