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폐합·지방이전 동시에…정부 '5극3특' 승부수
입력 2026.09.03 16:23
수정 2026.09.03 17:00
수도권 공공기관 350곳 이전 여부 전면 재검토
525개 기관 중 109곳 감축…올해 4분기 대상 확정
내년부터 순차 이전…주거지원·특공 재도입도 검토
한성숙 국무총리가 3일 ‘행정·공공기관 이전 및 공공기관 기능 개혁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데일리안 이수현 기자
정부가 수도권 소재 350개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지방 이전을 추진한다. 동시에 총 525개 공공기관 중 109곳을 감축하는 등 통폐합을 추진한다. 올해 4분기 중 구체적인 대상이 공개돼 내년부터 차례로 이전한다.
정부는 3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행정·공공기관 이전 및 공공기관 기능 개혁 기자회견’을 열고 공공기관 지방 이전 방향을 제시했다.
이날 정부가 공개한 추진 방향은 ▲수도권 잔류 최소화 ▲기존 혁신도시 중심 집적 배치 ▲지역 대학·산업 연계 ▲자족적 정주기반 확충 ▲속도감 있는 이전 등이다.
올해 공개될 공공기관 지방 이전 계획은 지난 2005~2019년 진행된 1차에 이은 두 번째다. 1차 계획 당시 수도권 소재 공공기관 150여 곳이 지방 10개 혁신도시로 이전했다.
이번에는 수도권 소재 350개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이전 여부를 전면 재검토한다. 1차 계획 당시 수도권에 잔류했던 기관도 이전 대상에 포함해 원점에서 재검토한다.
공공기관뿐 아니라 수도권 내 중앙행정기관의 세종 이전도 병행한다.
법무부와 성평등가족부 등 현행법상 세종 이전 대상에서 제외된 기관도 법 개정 후 세종으로 이전한다. '행복도시법'에 따르면 외교부와 통일부, 법무부, 국방부, 성평등가족부는 세종 이전 대상이 아니다. 이를 개정해 서울에 남은 기관도 세종 등으로 이전한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은 “2027년 상반기부터 법무부, 성평등부 등 규모나 이전 효과가 큰 기관을 우선으로 순차적 이전을 추진하겠다”며 “경찰청 등 별도의 청사가 필요한 기관은 청사 신축 이후 이전을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기관 통폐합에도 나선다. 역대 최대 규모인 총 109개 기관을 감축해 기능 일원화를 추진한다. 발전5개사를 통합하고 석유공사와 가스공사도 합친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와 에스알(SR)은 지난 1일 기관 통합됐다.
그와 달리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이원화된다. LH 역할 중 택지개발·주택건설 기능은 ‘주택도시개발공사’가, 주거복지·자산비축 기능은 ‘주택도시자산공사’가 각각 맡도록 해 효율성을 높인다.
3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모습. ⓒ뉴시스
청사 없어도 먼저 옮긴다…주거지원까지 ‘이전 속도전’
정부는 내년부터 기관 이주에 나선다. 1차 이전은 계획 발표 이후 실제 이전까지 7년 이상 소요된 만큼 이번 이주는 신속하게 추진하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를 위해 청사가 없더라도 민간 건물 등을 임차하는 방식으로 우선 이주할 수 있도록 한다. 또 먼저 지방으로 이전하는 기관 종사자를 대상으로 인센티브를 준다.
한성숙 국무총리는 “직원들의 고용승계를 보장하고 통폐합 전후 보수 등 처우가 저하되지 않도록 하겠다”며 “복리후생 강화와 경영평가 인센티브 부여 등 다양한 지원방안을 적극 강구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윤덕 국토부 장관도 “1차 이전에 비해 지원수준을 대폭 높이되 더 멀리, 더 빨리 이전하는 기관을 두텁게 지원하겠다”며 “실효성 있는 주거지원 방안도 함께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이번 공공기관 이전을 ‘5극3특’ 국가균형성장 전략과 연계해 추진한다.
수도권 공공기관을 기존 혁신도시를 중심으로 집적 배치하고, 지역 대학·산업과 연계를 강화해 단순한 기관 이전을 넘어 권역별 산업 생태계를 조성하겠다는 구상이다.
아울러 교통·교육·의료·문화 등 정주 여건도 함께 개선해 이전 기관 종사자의 지역 정착을 유도한다.
앞서 세종시 이주 공무원을 대상으로 도입됐던 주택 특별공급의 재도입 여부도 검토한다.
김 장관은 “1차 이전 당시 특공 문제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가 있었다”면서도 “그런 평가가 있었다고 해서 하지 않을 것이냐에 대해서는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법무부와 성평등부 이전이 예정된 세종시도 정부 발표에 환영의 뜻을 밝혔다.
세종시는 이날 논평을 내고 “행정수도 세종 완성을 통해 국가균형성장과 지속가능한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한 역사적 결단”이라고 환영했다.
이어 “내년 상반기 법무부와 성평등부 등 파급효과가 큰 중앙부처를 세종으로 우선 이전하고 검찰청과 경찰청을 청사 신축을 통해 이전하면, 행정 효율이 크게 향상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공공기관 이전과 함께 기업이 이주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공공기관과 연계한 기업 이주를 지원해야 고소득 일자리가 창출되는 등 지역경제 발전에 더 큰 파급효과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기업과 일자리가 만들어지고 교육·문화 등 정주 여건까지 함께 갖춰져야 인구 유입과 지역경제 활성화가 지속될 수 있다”며 “2차 공공기관 이전은 단순히 기관을 지방으로 옮기는 데 그치지 않고 기업과 산업 생태계를 함께 조성하는 방향으로 추진돼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