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트롤타워' 비어있는 청와대… 3대 메가 프로젝트 실행 이끌 후임 정책실장은?
입력 2026.09.03 06:00
수정 2026.09.03 06:00
기획력보다 현장 병목 풀어낼 '실행력' 관건
부처 간 '조정 능력'이 인선 핵심이란 관측도
관료·현직·정치권 등 다양한 후보군 거론돼
이재명 대통령이 1일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의 사표를 수리했다. 사진은 김용범 정책실장이 지난 8월 25일 청와대에서 열린 제37회 국무회의에서 발언하는 모습. ⓒ뉴시스
김용범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 사퇴하면서 이재명 정부의 경제 정책 추진력에 변수가 생겼다. 내년도 예산안의 국회 제출 시한(3일)이 다가온 데다, 반도체·AI 데이터센터·피지컬 AI를 축으로 하는 '3대 메가 프로젝트'가 구상 단계를 지나 전력·용수·부지·인허가 문제를 동시에 풀어야 하는 실행 단계에 들어섰기 때문이다. 부처와 지방정부, 민간기업 간 이해관계를 조정할 컨트롤타워의 부재가 우려되는 국면이다.
2일 청와대에 따르면, 청와대는 당분간 기존 수석진을 통해 공백을 메운다는 입장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전날 춘추관에서 공백 상태에 대해 "비서실장이나 각 수석이 역할을 한다"고 밝혔으나, 구체적인 업무 분담 내역은 공개하지 않았다.
한 여권 관계자는 "수석비서관들의 보고를 담당 실장이 주관하는 경우도 있지만 직보 라인이 있어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다른 여권 관계자는 "정책실은 경제수석이 중심이 되고 각 수석을 통할해 정책실장이 있는 구조"라며 "직무대행을 지정하거나 선임을 정하지 않는 한 직제상 당분간 비서실장이 중심을 가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권의 관심은 후속 인선의 속도와 방향에 쏠리고 있다. 정책실장은 국회 인사청문회 대상이 아닌 만큼 2기 경제 정책 라인의 가속화를 위해 조만간 후임이 발표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후보군으로는 다양한 인물이 거론된다. 관료 출신 중에서는 국무조정실장을 지낸 윤창렬 전 실장과 문재인 정부에서 정책실장·경제수석을 두루 거친 이호승 전 실장이 꼽힌다. 현직에서는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이억원 금융위원장, 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과 학자 출신인 하준경 경제성장수석의 내부 승진 가능성도 오르내린다. 정치권에서는 대통령의 '경제 책사'로 불리는 이한주 정책특보와 증권사 사장 출신인 홍성국 전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의 이름도 나온다.
3대 메가 프로젝트가 본격적인 실행 단계로 접어든 만큼, 새 정책실장에게는 기획력보다 확정된 사업을 실제 투자와 결과로 이끌어낼 '실행력'이 우선 요구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지지율 하락 원인으로 지적된 부동산·금융 정책 논란도 인선 기준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김 전 실장 체제에서는 재정·금융·산업 전반의 설계 기능에 무게가 실렸다면, 후임 체제에서는 확정된 사업의 병목을 해결하는 집행 기능이 더욱 중시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세제·부동산·자본시장 등 논란이 컸던 영역을 후임이 직접 조율할지, 경제부총리 등 관련 부처에 권한을 대폭 넘길지도 관전 포인트다.
후임 인선 시점에 대해서는 여권 내에서도 전망이 엇갈린다. 한 여권 관계자는 "예산안 국회 제출과 정기국회 예산 심사가 겹치는 시기인 만큼 이번 주 안에 윤곽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다만 인선이 급하게 이뤄지다 자리에 안 맞는 인물이 오면 오히려 혼선만 커질 수 있어 신중하게 접근할 것"이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