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반등과 따로 노는 건설경기…수주·기성·고용 ‘삼중고’
입력 2026.09.03 07:32
수정 2026.09.03 07:32
7월 건설수주 34.0% 감소…공사 실적도 3.2% 줄어
향후 업황 전망도 먹구름…건설사 '수익성 방어' 총력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뉴시스
건설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건설업계가 좀처럼 장기 불황의 터널을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주택 공급 확대와 프로젝트파이낸싱(PF) 규제 완화 등에 대한 기대감이 나오고 있지만 수주와 공사실적 등 실제 건설경기를 보여주는 주요 지표는 여전히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어서다.
업계에서는 재무구조 개선과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 등 불황을 견딜 수 있는 체력을 확보하며 향후 주택·건설경기 회복 국면에 대비해 나가야 한다는 관측이 나온다.
3일 국가데이터처의 ‘올 7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 7월 건설수주는 전년 동월 대비 34.0% 감소했다. 토목 수주가 55.0% 감소했고 건축 수주도 23.2% 줄었다.
건설 현장에서 실제 진행된 공사 실적(건설기성) 역시 1년 전보다 3.2% 감소했다. 토목 기성이 4.4% 늘었으나 건축 기성이 5.5% 줄어들면서 전체 실적을 끌어내렸다. 전월 대비로는 건설기성이 1.1% 하락했다.
건설업계의 체감경기도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7월 건설기업 경기실사지수는 72.8로 전월 대비 1.7포인트 떨어졌다.
건설경기 침체는 고용시장에서도 잘 나타난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7월 건설업 취업자는 전년 동월보다 5만7000명 감소하며 27개월째 줄었다.
향후 업황 전망도 밝지 않다. 중소기업중앙회의 ‘2026년 9월 중소기업 경기전망조사’를 보면 9월 건설업 경기전망지수(SBHI)는 65.7로 전월보다 5.4포인트 하락했다.
SBHI는 100 이상이면 경기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는 업체가 부정적으로 보는 업체보다 많다는 의미이고, 100 미만이면 부정 전망이 더 많다는 뜻이다.
시장에서는 현재의 건설경기 침체가 단기간에 회복 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진단이 나온다.
건설업의 경우 경기 변동에 민감한 산업인 데다 한번 업황의 방향성이 바뀌면 그 흐름이 수년간 이어지기 때문이다.
특히 현재 건설업계의 침체는 지난 2022년 미국의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에서 시작됐다는 분석이다.
금리가 오르면서 부동산 PF의 자금조달 여건이 악화되고 주택시장이 위축된 데 이어 최근에는 중동 정세 불안에 따른 원가 상승 우려까지 맞물리면서 사업성을 확보하기 더욱 어려워졌다는 지적이다.
이에 건설사들도 외형 확대 대신 방어에 무게를 싣고 있다.
수익성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는 사업을 중심으로 선별 수주를 강화하고, 저마진 현장의 원가 관리와 비용 효율화에 집중하며 수익성 방어에 나서는 분위기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건설 수요는 최종 수요의 증감에 좌우되는 파생적 수요이기 때문에 단순히 공급측면(투자)을 자극한다고 해서 수요를 변화시킬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며 “정부가 인위적으로 건설경기를 부흥·활성화 시키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상황에서 건설사들이 취할 수 있는 건 보수적으로 움직이는 것”이라며 “사업성을 더욱 꼼꼼하게 따져 취사 선택하고 필요하다면 인력 조정을 포함한 위기경영으로 전환할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조직 슬림화와 비용 구조 정비를 마치고 안정적으로 불황기를 버틴 건설사들이 향후 경기 회복 국면에서 시장 지배력을 높이거나 더 큰 수익을 창출할 가능성이 클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