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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TSMC에 1.2조 엔 쐈는데…SK하이닉스는 얼마나 받을까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입력 2026.09.02 14:40
수정 2026.09.02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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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AI·반도체에 10조 엔 이상 공적 지원

마이크론·키옥시아 수천억 엔…미야기도 국비 요청

닛케이 "보조금 전제"…FACTA "경제산업성 난색"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지난 8월 28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경제 협·단체 규제합리화 간담회에서 한성숙 국무총리의 모두발언을 듣고 있다.ⓒ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일본 내 신규 반도체 생산기지 건설을 검토하고 연내 구체적인 투자 방침을 밝힐 가능성을 내비치면서 일본 정부의 '지원 조건'이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일본은 TSMC의 구마모토 공장에 누적 1조2000억 엔이 넘는 지원을 책정하고 마이크론·키옥시아에도 수천억 엔대 보조금을 약속한 상태다. 경쟁사들이 대규모 지원을 등에 업고 일본 내 생산능력 확대에 나선 가운데 SK하이닉스가 어떤 조건을 확보하느냐가 실제 투자 여부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일본 경제산업성은 'AI·반도체 산업기반 강화 프레임'에 따라 2030회계연도까지 반도체와 인공지능(AI) 분야에 10조 엔 이상의 공적 지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향후 10년간 50조 엔 이상의 민관 투자를 끌어낸다는 구상이다.


실제로 경제산업성은 지난해 9월 미국 마이크론의 히로시마 공장 확장에 최대 약 5000억 엔을 지원하기로 했고, 키옥시아와 합작법인의 욧카이치·기타카미 첨단 낸드 증산 계획에도 최대 1500억 엔을 책정했다. 대만 TSMC의 일본 생산법인 JASM에는 구마모토 1공장에 최대 4760억 엔, 2공장 증설분에 최대 7320억 엔을 책정해 누적 지원 규모만 1조2000억 엔을 넘는다.


SK하이닉스의 일본 투자 검토 과정에서도 보조금은 일찌감치 변수로 거론됐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지난 2월 SK하이닉스가 일본 일부 지방자치단체에 메모리 반도체 공장 후보지 검토를 타진했다고 보도하며 이 계획이 일본 정부 보조금을 전제로 한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일본 정부와도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당시 SK 측은 일본 생산기지 건설 계획을 검토한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다.


두 달 뒤에는 다른 기류가 전해졌다. 일본 경제전문지 FACTA는 지난 4월 경제산업성이 SK의 일본 반도체 생산시설에 대한 보조금 지급에 난색을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당시 후보지로 거론된 곳은 미야기현 오히라무라와 지바현 모바라시다. FACTA는 후공정 신공장이 유력하다고 봤지만, 미야기현은 최근 전공정 팹을 운영하는 기업에도 유치 활동을 벌이고 있다고 밝혀 실제 검토 중인 공정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미야기현의 태도 변화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PSMC의 공장 계획 철회 직후인 지난해 2월, 무라이 요시히로 미야기현 지사는 구체화된 신규 반도체 유치 안건이 있느냐는 질문에 "없다"고 말했다.


1년 반 사이 미야기현의 설명은 '구체화된 안건이 없다'에서 실제 전공정 팹 기업에도 접근하고 있다는 수준으로 달라졌다. SK하이닉스와의 접촉 여부는 밝히지 않은 채 "개별 기업과의 유치 활동은 공개할 수 없다"며 "SK도 마찬가지"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SK하이닉스

미야기현은 PSMC 공장 유치 당시에도 일본 정부에 별도의 인프라 지원을 요구했다. 2024년 2월 제출한 공식 요구서에서 제2센다이 북부 중핵 공업단지에 공업용수와 하수도 시설이 이미 갖춰져 있지만, PSMC와 SBI홀딩스가 설립한 일본 법인 JSMC의 신공장과 관련 산업 집적에 대응하려면 수도관 기능 확충과 정수시설 정비 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당시 JSMC·미야기현·오히라무라가 체결한 입지협정에도 현이 전기·가스·수도 등 인프라 사업자와 JSMC를 중개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PSMC의 계획이 무산된 뒤에도 기반시설 확충 움직임은 이어지고 있다. 미야기현은 지난 6월 일본 정부에 반도체 생산거점 신설·증설에 필요한 공업용수·하수도·도로 정비를 위한 재정 지원을 요청했다. 제2센다이 북부 중핵 공업단지에는 현재 30㏊가 넘는 대형 산업용지가 매각 대상으로 나와 있다. 지난달 12일에는 1500만 엔 규모의 반도체 기업 유치 전략 조사사업을 공고했다. 지역 반도체 클러스터를 이끌 '모델기업'을 선정하고 규제 완화와 특구 활용 방안까지 검토하는 내용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달 조회공시에서 "메모리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추가 생산기지 구축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나 현재까지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지난달 31일 센다이에서 일본 내 반도체 공장 건설에 대해 "현재 검토하는 과정에 있다"며 검토가 끝나는 대로 알리겠다고 했다.


이어 최 회장은 전날(1일) 아사히신문 인터뷰에서는 일본 여러 지방자치단체로부터 공장 유치 제안을 받고 있으며 연내 구체적인 방침을 밝힐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키옥시아와 관련해서도 다양한 형태의 협력 가능성을 열어뒀다.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도 해외 생산기지와 관련해 전력과 용수, 인재와 함께 충분한 보조금이 제공되는 지역이라면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는 취지로 밝힌 바 있다.


현재 경제산업성이 공개한 특정 반도체 생산시설 정비계획 인정 목록에는 SK하이닉스가 포함돼 있지 않다. 다만 이것만으로 일본 정부와의 보조금 관련 협의나 신청 여부를 판단할 수는 없다. 경쟁사들이 이미 대규모 지원을 확보한 만큼 향후 일본 정부가 SK하이닉스에 어떤 지원 조건을 제시할지가 실제 투자 구체화의 주요 변수로 꼽힌다.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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