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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영종구 출범했지만 교통은 그대로…“구청은 대체 뭘 하고 있나”

장현일 기자 (hichang@dailian.co.kr)
입력 2026.08.31 08:00
수정 2026.08.31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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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 3개 뚫렸는데 버스는 제자리…영종 주민들 “교통섬에 갇혔다”

공영버스 몇 노선 손질로 생색…요금·배차·환승 불편은 여전히 방치

도시 규모는 커졌는데 구청 대책은 ‘땜질’…“영종 교통, 근본부터 짜라”

인천경제자유구역인 영종국제도시 전경 ⓒ iH 제공

인천 영종국제도시의 대중교통 문제가 도시 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


영종대교와 인천대교에 이어 청라하늘대교까지 개통하며 육지와 연결되는 도로축은 3개로 늘었지만, 주민들이 느끼는 대중교통 편의성은 여전히 크게 개선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31일 인천시와 영종구에 따르면 인천경제자유구역인 영종국제도시에 대규모 주거단지가 들어서면서 인구와 생활권이 빠르게 확대됐지만 버스노선과 배차, 환승체계는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영종 주민들이 가장 크게 호소하는 것은 ‘이동의 불편’이다.


운서역과 영종역, 영종하늘도시, 중산동, 운남동, 미단시티, 용유지역 등 생활권이 넓게 퍼져 있지만 지역 간 이동을 한 번에 연결하는 버스는 제한적이다.


주민들 사이에서는 “집에서 조금 떨어진 곳을 가는 데도 버스를 갈아타야 하고, 인천 시내로 나가려면 노선 선택부터 고민해야 한다”는 불만이 나온다.


출퇴근 시간대에는 배차간격도 문제다.


영종하늘도시에 거주하고 있는 한 주민은 “버스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닌데 필요한 시간에 탈 수 있는 버스가 부족하다”며 “특히 출근시간에는 한 대를 놓치면 다음 버스를 기다리는 시간이 길어 불편이 크다”고 호소하는 등 배차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환승 문제도 주민들의 불만을 키우고 있다.


영종에서 청라나 인천 원도심, 검단 등으로 이동하려면 노선에 따라 환승이 필요한 경우가 많아 이동시간이 길어지고 있다.


특히 학생이나 고령층 등 대중교통 의존도가 높은 주민들에게는 환승 자체가 상당한 부담이라는 지적이다.


주민들은 “영종이 더 이상 작은 섬 지역도 아니고 대규모 도시가 됐는데 아직도 버스체계는 예전 방식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한 것 같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요금 부담 역시 해결되지 않은 숙제다.


영종행 일부 좌석버스에는 일반 시내버스보다 높은 요금이 적용되고 있다. 307번·304번·320번의 경우 일반 기준 교통카드 1650원, 현금 2400원이다.


주민들은 장거리 이동이 잦은 영종의 특성상 높은 버스요금이 가계 부담으로 이어진다고 호소한다.


특히 매일 출퇴근하는 직장인들의 경우 하루 왕복 교통비가 누적되면서 부담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한 주민은 “영종에 산다는 이유로 교통비를 더 내야 하는 것처럼 느껴진다”며 “같은 인천시민인데 지역에 따라 교통비 부담이 달라지는 것은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청라하늘대교 개통 이후에도 기대했던 만큼의 변화가 없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새로운 교량이 생기면서 영종에서 청라로 향하는 길은 가까워졌지만, 주민들이 실제 이용할 수 있는 대중교통 선택지는 크게 늘지 않았다는 것이다.


주민들 사이에서는 “다리가 하나 더 생겼으면 버스로 갈 수 있는 곳도 많아져야 하는데 실제 생활에서는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는 반응도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영종구가 내놓은 대책은 공영버스 일부 노선 개편과 학생 하교노선 신설이다.


영종구는 31일부터 공영버스 노선을 일부 조정하고 운서중학교와 영종하늘도시 등을 연결하는 영종5-6번을 운행한다.


학생들의 하교 편의를 높이기 위한 노선으로 운서중학교에서 출발해 운서2차SK뷰, 영종복합문화센터, LH7단지, 한라비발디 등을 거쳐 하늘초등학교까지 운행한다.


통학 불편을 해소한다는 취지는 있지만 주민들의 시선은 냉랭하다.


“학생들에게 필요한 노선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성인들의 출퇴근과 병원·쇼핑·문화시설 이용을 위한 교통대책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조치가 영종 전체의 교통문제를 해결하기보다 당장 제기된 일부 민원을 해소하는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실제로 주민들이 요구하는 것은 단순한 버스노선 증설이 아니다.


영종 내부의 각 생활권을 촘촘하게 연결하고, 청라·검단·원도심 등 인천 주요 지역으로 이동할 수 있는 직결노선을 확대하며, 출퇴근 시간대 배차를 줄이는 종합적인 버스체계를 요구하고 있다.


그런데도 영종구의 교통정책에서 장기적인 청사진은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주민들의 지적이다.


운남동에 거주하고 있는 한 주민은 “영종구가 새롭게 출범했다면 주민 생활과 가장 밀접한 교통부터 달라져야 하는 것 아니냐”며 “인천시에 책임을 넘길 것이 아니라 구청이 먼저 영종의 교통문제를 정리해서 시에 강하게 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영종구가 주민들의 교통수요를 가장 가까이에서 파악할 수 있는 행정기관이라는 점에서 보다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버스요금과 시내버스 노선 상당 부분이 인천시 소관이라고 하더라도 영종구가 주민들의 실제 이용실태를 조사하고 개선안을 마련하는 것까지 인천시에 의존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공영버스 역시 마찬가지다.


영종구가 직접 운영에 관여할 수 있는 공영버스는 주민 생활권과 이동수요를 반영해 노선과 배차를 탄력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수단이다.


따라서 단순히 노선 몇 개를 변경하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시간대별 승객 수와 생활권별 이동패턴, 환승 실태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중장기적인 공영버스 운영계획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주민들은 특히 “버스가 있다는 것과 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라고 지적한다.


노선이 존재하더라도 배차가 길거나 환승이 복잡하고 요금 부담까지 크다면 주민들에게는 실질적인 교통수단으로 기능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영종의 도시 규모를 고려하면 지금 필요한 것은 임시방편이 아니라 전면적인 교통체계 재설계라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영종대교·인천대교·청라하늘대교를 각각의 도로로만 활용할 것이 아니라 세 교통축을 중심으로 영종과 청라·검단·원도심을 연결하는 광역 버스망을 구축하고, 영종 내부에는 생활권을 연결하는 간선·지선체계를 촘촘하게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주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가 필요하다.


“버스 한 대가 더 생겼다는 발표보다 실제로 출근시간에 기다리는 시간이 줄었는지, 환승 횟수가 줄었는지, 교통비 부담이 낮아졌는지가 중요하다”는 주민들의 목소리를 행정관청이 새겨들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영종은 이미 공항 배후지역을 넘어 하나의 거대한 도시생활권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도시의 성장 속도와 대중교통 정책의 속도 사이에는 여전히 상당한 간극이 존재한다.


결국 공영버스 일부 개편만으로 영종의 교통문제를 해결했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주민들이 원하는 것은 보여주기식 노선 개편이 아니라 일상에서 바로 체감할 수 있는 이동권 개선이다.


영종구가 주민들의 반복되는 교통 불편을 단순 민원으로 치부할 것인지, 아니면 지역의 핵심 현안으로 규정하고 인천시와 함께 근본적인 해법을 만들어낼 것인지 주목된다.

장현일 기자 (hichang@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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