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만 봤다는 이란 최고지도자…‘6개월 잠행’에 군부로 권력 넘어가”
2월 공습서 얼굴·다리 중상…이란 "배후서 정상적으로 통치 중"
"살아 있나" 의문까지 확산…혁명수비대·안보회의로 권력 이동
이란의 최고지도자로 선출된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2024년 10월1일 이란 수도 테헤란에 있는 헤즈볼라 사무실을 방문한 모습. ⓒ AFP/연합뉴스
이란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취임한 지 6개월이 지났지만 단 한 번도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그의 건강과 실제 통치 여부를 둘러싼 의문이 커지고 있다. 사진이나 영상은 물론 최근 녹음된 육성조차 공개되지 않자 이란 안팎에서는 "하메네이가 실제로 살아 있는 것이 맞느냐"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28일(현지시간) 모즈타바가 지난 2월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아버지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전 최고지도자가 사망한 뒤 후계자로 올라섰지만 이후 현재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 사진이나 영상, 음성은 전혀 공개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이란 당국은 모즈타바가 당시 공습으로 얼굴과 다리에 심각한 부상을 입어 외부 활동을 삼가고 있을 뿐 배후에서 정상적으로 국정을 이끌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그의 '잠행'은 일반적인 보안 조치로 보기 어려울 정도다. 모즈타바 명의의 성명은 계속 발표되고 있지만 모두 국영방송 진행자 등이 대신 읽는 방식이다. 이달 이란 매체들이 그의 모습이라며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지만 과거 촬영된 자료로 확인됐다. 최근에는 아버지 알리 하메네이를 추모하는 행사에서 모즈타바가 공식 주최자로 이름을 올리고도 직접 참석하지 않으면서 의혹이 더욱 커졌다. 일부 고위 당국자와 가까운 인사들조차 그를 직접 만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최고지도자가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모습을 완전히 감춘 것은 이란에서도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과 이스라엘을 상대로 한 전쟁이 6개월째 이어지고 경제 제재와 원유 수출 봉쇄까지 겹친 상황에서 최고 의사결정권자의 존재 자체가 불투명해졌기 때문이다. 이란 정권을 지지하는 보수층 내부에서도 모즈타바가 직접 국민 앞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모즈타바의 공백이 길어지면서 실제 권력의 무게중심도 이동하고 있다. 로이터는 이란 혁명수비대(IRGC)와 최고국가안보회의가 전쟁 대응과 주요 전략 결정에서 핵심 역할을 맡으며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란 정부는 모즈타바가 주요 결정에 관여하고 있다고 강조하지만 그의 상태를 독립적으로 확인할 방법은 없는 상황이다. 전쟁과 경제난에 이어 '보이지 않는 최고지도자'라는 불확실성까지 더해지면서 이란 지도부가 또 다른 시험대에 올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