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티던 소상공인·취약차주 '벼랑 끝' 몰렸다 [백투백 인상]
입력 2026.08.28 16:08
수정 2026.08.28 16:19
두 달 연속 금리 올린 한은
한은·정부 선별 지원책에도
대출금리 추가 상승 불가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대출금리도 잇따라 상향 조정될 예정이다. ⓒ뉴시스
한국은행이 두 달 연속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이른바 '백투백 인상'을 단행하면서 은행권 대출금리의 상승세가 본격화할 전망이다.
가계대출 규제 강화로 은행권 대출 문턱이 한껏 높아진 상황에서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차주들의 이자 부담마저 커지는 것이다.
특히 거시적인 경제 성장률 지표와는 달리 체감 경기는 회복이 더딘 상황이라, 잇따른 금리 인상의 충격이 소상공인과 저신용자 등 취약계층에 집중될 수 있다는 우려가 확대되고 있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은은 전날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기존 연 2.75%에서 연 3.00%로 인상했다.
예상보다 강한 경제 성장세 속에서 좀처럼 꺾이지 않는 물가 상승 압력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다.
동시에 가계부채 급증과 수도권 집값 상승 등 금융 불균형 위험을 차단하려는 목적도 크게 작용했다.
한은이 연내 최소 1회 이상 추가로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까지 열어두고 있어 취약차주들의 이자 부담은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취약차주의 연체율은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며 이미 높은 수준으로 치솟았다.
전 금융권 자영업자 연체율은 지난 2021년 평균 5.3%에서 올해 1분기 12.7%로 폭등했고, 가계 취약차주 연체율 역시 6.8%에서 10.9%로 뛰었다.
금리 인상 기조가 하반기에도 이어질 경우 연체율 상승 속도는 한층 더 빨라질 수밖에 없다.
한은 역시 취약차주들의 신용 리스크 확대 우려를 인지하고 있다.
신현송 한은 총재는 "이번 금리 인상으로 인해 취약차주에 대한 우려가 많다는 점을 항상 염두에 두고 있다"며 "다만 정부와 계속 논의를 한 결과, 재정 정책을 통해 선제 대응함으로써 최종적인 경제적 비용을 줄인다는 목적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부와 긴밀히 소통하고 있다"며 "정부의 하반기 경제성장 계획에도 취약차주에 대한 구체적인 지원책은 포함돼 있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소상공인 직접 지원에 246억원을 투입하고 생계급여 선정 기준을 확대하기로 했다.
내년부터는 코로나19 장기 연체 채권 162억원을 포함해 금융공공기관의 장기 연체채권을 일괄 소각하는 등 대대적인 채무조정에 나선다.
한은도 자체적으로 취약 차주들의 자금 공급망을 유지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했다.
대표적인 수단이 '금융중개지원대출'이다.
한은이 금융기관에 저금리로 자금을 공급해, 시중은행이 중소기업 등에 보다 유리한 조건으로 대출을 유도하는 정책 프로그램이다.
기준금리의 연속 인상에도 불구하고 금융중개지원대출 금리는 기존 연 1.25%로 동결해 중소기업의 이자 충격을 최소화하기로 했다.
금통위 의결을 거쳐 내년 하반기부터는 경제 상황에 따라 한도와 금리를 탄력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중소기업신용연계지원 프로그램'도 새롭게 도입한다.
은행권에서는 당분간 대출 금리의 우상향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본다.
조달 비용이 상승함에 따라 신용대출과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추가 인상은 불가피한 수순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일각에서는 5년 고정형 주담대의 경우 상대적으로 금리 상승 폭이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도 있다.
고정형 주담대 금리의 산정 지표가 되는 5년물 은행채 금리가 그동안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과 시장의 긴축 경계감을 선반영해 이미 상당 부분 올랐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미 전반적인 대출 금리 수준이 높아진 상태"라며 "이번 기준금리 인상분은 10월쯤 대출금리에 반영될 전망이며, 한동안 취약차주들이 체감하는 정도가 더 악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