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반등 노린 개각 맞나…'용혜인·김승원' 논란에 여권서도 한숨
입력 2026.09.02 06:00
수정 2026.09.02 06:00
집권 2년차 개각 단행한 이재명 대통령
일부 인선 논란되며 與 지지층 반발 우려
여야 안팎에서 우려 목소리 쏟아지기도
"논란 해결 못하면 지지율 추가 하락할 듯"
법무부 장관 후보자인 김승원(왼쪽)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인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집권 2년차 개각을 단행한 가운데 새로 지명된 장관 후보자들을 둘러싸고 여권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을 두고는 2030 청년·남성층의 반발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으며,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김승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놓고는 이 대통령 관련 사건의 공소취소 논란을 재점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잇따르고 있다. 최근 대통령과 민주당의 지지세가 동반 하락하는 상황에서 논란의 소지가 큰 인선이 오히려 지지율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1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6개 부처 장관 후보자를 한꺼번에 지명했다. 2기 내각의 진용을 갖추고 집권 2년 차 국정 운영에 속도를 내겠다는 취지지만, 인선 직후부터 일부 후보자를 둘러싼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용혜인 후보자 지명은 최근 민주당이 고민해온 청년층 이탈 문제와 맞물리면서 논란이 커지는 모습이다. 야권에서는 용 후보자의 과거 성 관련 발언과 정책 성향 등을 문제 삼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준석 개혁신당 전 대표는 지난달 30일 페이스북에 용 후보자 지명을 두고 "이 대통령이 복어 독을 들이키는데 나라는 다시 한 번 그 진통에 휘말릴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도 용 후보자를 겨냥해 "이대남과의 전쟁을 선포하면 폭락한 지지율이라도 건질 수 있으리라 계산한 모양이나 국민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역시 용 후보자 지명을 두고 "이재명 대통령의 정권 자폭 카드가 될 것"이라며 "온갖 언어로 2030 남녀 갈등을 조장해왔다"고 비판했다.
진보 진영에서도 비판이 나왔다. 양경규 정의당 대표는 "위성정당을 통해 두 차례 국회에 입성한 정치인을 국무위원으로 발탁하는 것은 위성정당 정치에 사실상의 면죄부를 주는 일"이라며 용 후보자의 적격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비례대표 의원직 유지 문제도 논란이다. 국회법상 국회의원의 국무위원 겸직 자체는 허용되지만, 비례대표 의원이 장관에 입각할 경우 의원직을 사퇴하고 후순위 승계자에게 의석을 넘기는 관행이 이어져 왔다. 그러나 용 후보자는 기본소득당 소속 유일한 국회의원인 만큼 의원직을 사퇴하면 당이 원외정당이 된다는 이유로 의원직 유지 의사를 밝혔다.
용 후보자는 "당 소속 유일한 국회의원인 제가 사퇴할 경우 기본소득당이 원외정당이 돼야 한다"며 "개인의 결정이 당의 진로와 직결될 수밖에 없는 소수정당의 어려움에 대해 고개 숙여 양해를 구한다"고 전했다.
특히 용 후보자 지명은 최근 민주당이 내놓은 청년층 전략과도 맞물린다. 민주당은 지난달 27일 국회의원 워크숍에서 2030 청년층, 특히 청년 남성의 민주당 비토 정서가 총선 승리의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진단을 내놨다. 당시 민주당은 청년을 단순한 정책 수혜자나 지원 대상이 아니라 대화의 주체로 인정해야 한다는 과제도 제시했다.
그런데 불과 며칠 만에 성평등·성 관련 이슈에서 선명한 진보 성향으로 평가받아온 용 후보자를 장관 후보자로 지명하면서 당의 청년층 공략 전략과 인사 방향이 엇박자를 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친명 성향으로 분류되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용 후보자 지명을 철회해달라는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대해 한 민주당 관계자는 "개각의 가장 큰 목적 가운데 하나가 계속 낮아지는 대통령 지지율을 타개하는 것인데, 용 후보자 지명은 오히려 국민 정서와 어긋날 수 있는 인사"라며 "기존에 민주당에 실망했지만 아직 지지를 거두지 않은 청년층마저 이탈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 지명도 또 다른 논란의 불씨가 되고 있다. 김 후보자는 이 대통령 관련 사건의 공소취소를 주장해온 '이 대통령 사건의 공소취소 모임' 공동대표를 맡았던 인물이다.
야권에서는 김 후보자 지명이 결국 이 대통령 관련 재판과 공소취소 문제를 겨냥한 인사 아니냐는 공세를 펴고 있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일 원내대책회의에서 "김 후보자는 평소 이 대통령 공소취소 최선봉장을 자임해왔다"며 "김 후보자를 지명한 것은 집권 2년 차 국정 최우선 과제가 공소취소라는 대국민 메시지다. 이 대통령이 본인 재판 취소에 총대를 멜 공소취소 담당 장관의 최적임자를 고른 것"이라고 비판했다.
범여권 인사인 조국 조국혁신당 혁신정책연구원장도 공소취소에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조 원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공소취소를 밀어붙이면 정치적·법적으로 낭패를 볼 수밖에 없다"며 "특히 조작기소 입증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공소취소 대상 사건과 대통령 임기 종료 후 재판을 받아야 할 사건을 구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권에서도 김 후보자 인선이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 여권 관계자는 "대통령 관련 사건이 걸려 있는 만큼 국민들에게 인선 자체가 공소취소를 위한 것이라는 인상을 주지 않는 게 중요한데, 김 후보자의 지명은 (공소취소를 하겠다는) 대통령의 의지가 담겨 있는 것으로 비칠 수 있다"고 말했다.
결국 이번 인선의 공통된 문제는 '국정 동력 확보'를 위한 개각이 오히려 정치적 논란을 키울 수 있다는 점이다. 이 대통령과 민주당의 지지율이 최근 하락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용 후보자 지명은 청년층을, 김 후보자 지명은 중도층과 사법 신뢰 문제를 각각 자극할 가능성이 있다.
박창환 장안대 특임교수는 "두 인선 모두 대통령이 노력했다고 평가할 수 있지만 이와 별개로 (후보자들이) 인사청문회에서 발목 잡힐만한 문제가 생겼다"며 "정기 국회를 앞두고 오히려 논란을 부추기는 형태로 인선이 진행된 점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보완수사권 폐지와 경찰에 대한 불신, 부동산 정책 등으로 이미 많은 수의 중도층이 이탈했는데 인선 과정에서 논란이 된 특혜와 성평등(용혜인), 공소취소(김승원) 문제를 풀어나가지 못한다면 지지층의 추가 이탈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