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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호황 속 성장률 대폭 상향…체감경기는 ‘냉기만’

배수람 기자 (bae@dailian.co.kr)
입력 2026.08.28 06:29
수정 2026.08.28 06:29

GDP 전망치 2.6%→3.3% 대폭 상향

기준금리 2연속 상승에 물가 자극 우려

고금리·고물가, 외형 커져도 내수 부진

지난 27일 한국은행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보다 0.7%포인트 올린 3.3%로 상향 조정했다.ⓒ연합뉴스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남았음에도 역대급 반도체 호황이 올해 한국 경제를 더 큰 성장으로 이끌 거라는 전망이 나왔다.


하지만 체감경기는 여전히 싸늘하다.


고물가와 고금리 여파로 서민들이 지갑을 굳게 닫은 상황에서 7월에 이어 8월에도 기준금리가 인상되면서 내수 부진이 심화할 거란 우려가 적지 않다.


한국은행은 지난 27일 ‘2026년 8월 경제전망보고서’를 통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보다 0.7%포인트(p) 올린 3.3%로 제시했다.


지난 2021년 4.7%를 기록한 이후 5년 만에 최고치다.


분기별로 보면 3분기 경제성장률은 0.3%, 4분기는 0.5%를 기록할 거란 전망이다.


이 같은 고성장 전망이 나온 데는 ‘반도체 슈퍼 사이클’이 자리한다. 글로벌 AI 인프라 투자가 지속적으로 확대되면서 반도체 수출이 견조한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어서다.


이에 따라 올해 경상수지 흑자 규모 역시 종전 2500억 달러에서 4500억 달러로 대폭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이면에는 그림자가 드리워진 모습이다. 특정 산업에 편중된 성장이 국가 경제의 파이는 키우고 있지만, 정작 체감하는 경기는 바닥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한은은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기존과 같은 2.7%를 유지했다.


하지만 누적된 비용 충격의 전이와 수요 압력 확대 가능성 등이 반영돼 근원물가 성장률 전망치는 2.4%에서 2.5%로 조정됐다.


이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4.5를 기록하며 한 달 전보다 2.3p 하락했다.


지난 2월 112.1에서 4월 99.2로 내린 뒤 5월 106.1, 7월 106.8까지 올랐다가 이달 들어 하락 전환했다.


최근 불거진 글로벌 증시 조정 등과 맞물려 소비 심리가 위축된 결과로 가계의 경제 상황에 대한 인식이 점차 비관적으로 돌아서고 있음을 보여준다.


성장률과 고용 전망이 반대 행보를 보이는 것도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한은은 건설업 등의 고용 부진을 반영해 올해 취업자수 증가 규모를 지난 5월 전망(18만명) 대비 4만명 줄어든 14만명 수준으로 예측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역시 지난 5월 17만명 수준을 전망했으나, 최근 발표에선 11만명으로 6만명 줄였다.


수출 낙수효과가 내수와 고용으로 이어지지 않는 모습이다.


부동산시장 불안도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다. 8월 주택가격전망지수는 한 달 전보다 2p 떨어졌음에도 125를 기록했다.


여전히 100을 웃돌아 1년 뒤 집값 상승을 예상하는 소비자가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두 차례 연속 기준금리가 인상되면서 가계의 주거비 부담과 대출 압박은 더 커질 거란 우려가 나온다.


한은은 지난 7월 기준금리를 0.25%p 인상한 데 이어 이달에도 0.25%p를 재차 인상했다.


지난해 5월 2.50%까지 내려온 기준금리가 1년 3개월 만에 다시 연 3%대로 올라섰다.


금융권 관계자는 “반도체 호황으로 한국 경제가 성장하는 동시에 내수 부진이 길어지는 상황”이라며 “성장과 고용의 연결고리가 약해진 데다 가계부채까지 더해져 서민들의 부담은 상당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은이 기준금리 백투백 인상에 나선 탓에 대출 의존도가 높은 서민, 소상공인들은 직격탄을 맞을 우려가 크다”며 “고용 안전망 강화와 내수 진작책을 병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배수람 기자 (ba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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