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사건 배당 무작위로…암장 방지 위해 외부 법률가 투입
형소법 개정 10월 시행 앞두고 자정 방안 마련
킥스 사건 무작위 배당, 담당관 기피신청도 가능
전국 경찰서에 수사심사관 배치해 실시간 점검
수사 인력 2000여명 추가, 증원 규모 3900명대
장미란(37)씨 등 실종자 허위 종결 사건으로 직무유기 등 혐의를 받고 있는 제주 서부경찰서 소속 부 경장이 25일 오후 제주지방법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받은 후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경찰이 사건 배당의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무작위 배당 제도를 도입하고, 사건 처리 전 과정에 걸쳐 외부 감시망을 촘촘히 세우기로 했다.
26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경찰청은 다음달 개정 형사소송법 시행에 맞춰 '경찰 범죄 수사 대응체계 개혁 방안'을 추진 중이다.
검찰 수사권이 전면 폐지되는 만큼, 경찰 스스로 사건 은폐나 비리 소지를 차단하겠다는 취지다.
먼저 접수·배당 단계에서는 형사사법정보시스템(킥스·KICS)에 들어오는 사건을 무작위로 배당한다. 사건관계인이 법관 기피신청처럼 담당 수사관에 대한 기피를 신청하면, 청문감사관실이 수용 여부를 판단해 공정성이 의심될 경우 담당자를 교체할 수 있게 한다.
수사 단계에서는 전국 경찰서마다 외부 법률가 출신 수사심사관을 두기로 했다. 지난해 기준 322만건에 달하는 경찰 처리 사건을 킥스 열람 등을 통해 점검하고, 법률적 판단이나 증거 수집의 적정성에 대해 실시간으로 조언하는 역할이다. 사건이 제대로 다뤄지지 않은 채 묻히는 이른바 '사건 암장'을 이 단계에서 걸러내겠다는 구상이다.
지휘·관리 체계도 손본다. 지휘역량평가를 확대하고 통솔 범위를 현실화해 '팀장 중심 수사'를 강화하고, 상급 관서의 상시 점검을 통해 관리·감독도 강화한다. 특히 중요 사건은 현재 경감 이하가 맡던 직접 수사를 총경·경정급으로 격상해 맡기고, 우수 수사관에 대한 포상·승진도 확대할 방침이다.
인력 보강도 뒤따른다. 경찰은 하반기 인사에서 기동대 재배치 등 비수사부서 인력을 조정해 수사 부서에 2000여명을 추가 배치할 계획이다. 지난해 6월부터 올해 6월까지 이미 1900여명을 늘린 데 이어 이번 보강까지 더하면 전체 증원 규모는 3900여명에 이른다. 이와 함께 △교육 내실화 △수사 지원 AI 고도화 △수사 상황 표준화도 함께 추진한다.
종결 단계에서는 행정안전부 산하 국가경찰위원회에 수사 인권·감찰 조사기구를 신설해 경찰이 불입건 결정하거나 미제로 남긴 사건들을 따로 점검한다. 국가경찰위는 점검 결과에 따라 국가수사본부장에게 재수사를 요구할 수 있다. 송치·송부 단계에서는 각 시도경찰청에 전담 부서를 둬 검사의 재수사·보완수사 요구가 지연되거나 반복되지 않도록 실시간으로 관리하기로 했다.
이번 개혁 방안은 최근 불거진 제주 실종 허위종결 사건 등을 계기로 마련됐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5일 "어떤 방식으로 경찰 개혁 기구를 만들지 국민의 광범위한 의견 수렴을 거쳐 구상해달라"고 지시했고, 지난 26일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이날 "경찰개혁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