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 노사 극적 접점…31일부터 닷새 총파업 철회
26일 오후 교섭서 주요 쟁점 공감대 형성
노조 "사측 크게 한발 와…파업보다 대화로"
잠정합의는 아직…재파업 가능성은 낮아
26일 카카오뱅크 노조가 닷새간 전면 총파업을 예고했다가 사측과의 교섭으로 철회했다. 카카오뱅크 노조는 잠정합의나 합의에 이른 것은 아니며 노사간 논의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뉴시스
카카오뱅크 노동조합이 오는 31일부터 예고했던 닷새간 전면 총파업을 철회했다.
임금과 성과보상을 둘러싼 교섭에서 노사가 큰 틀의 공감대를 형성하면서다. 다만 합의에는 이르지 않아 세부 협상은 이어갈 예정이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와 카카오뱅크 사측은 이날 오후 3시부터 교섭을 진행한 끝에 오는 31일부터 다음달 4일까지 예정됐던 전면 총파업을 취소하기로 했다.
노조는 이날 오후 조합원들에게 이 같은 교섭 결과를 공지했다.
노조는 “오늘 교섭에서 노사 간 합의가 이뤄져 8월 31일부터 9월 4일까지 예정됐던 총파업은 취소한다”고 밝혔다.
이어 “완전히 합의된 부분은 아니고 회사와 조합 간 주요 쟁점에 대해 큰 틀에서 공감대가 있어 파업이 아닌 교섭으로 마무리할 수 있겠다는 데 동의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노사는 임금 인상률과 성과급, 단체협약 등 주요 항목에서 기존보다 입장차를 좁힌 것으로 파악됐다.
카카오뱅크 노조 관계자는 “회사가 조합안을 어느 정도 수용했고 조합도 기존 요구안에서 일부 조정했다”며 “그동안 입장 변화가 크지 않았던 회사가 이번 교섭에서 한발 다가오면서 파업보다는 대화로 정리하는 게 낫겠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다만 아직 잠정합의 단계는 아니다.
이 관계자는 “주요 항목 중 ‘이렇게 하자’고 얘기된 부분도 있고 조금 더 논의를 이어가기로 한 부분도 있다”며 “회사와 조합 사이에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돼 대화를 통해 정리할 수 있겠다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노사는 올해 임금과 성과보상을 놓고 장기간 대립해왔다.
지난해에도 임금 문제로 노동위원회 조정을 거쳤지만 파업까지 이어지지는 않았다. 올해는 교섭이 장기화하면서 쟁의 수위가 높아졌다.
노조는 지난달 31일 첫 하루 파업을 진행했다. 이달 12일부터는 연장근무와 휴일근무를 거부하는 준법투쟁에 들어갔고 14일에는 두 번째 하루 파업을 벌였다.
노조는 회사의 성장에 비해 직원들에게 돌아가는 보상이 충분하지 않다고 주장해왔다.
윤호영 대표가 올해 상반기 81억원을 수령한 점도 성과 배분의 형평성을 문제 삼는 근거로 제시했다.
사측은 윤 대표의 보수 대부분이 2019년 부여된 스톡옵션 행사이익으로 당시 설정된 경영성과 조건을 달성한 데 따른 장기 성과보상이라고 설명했다.
노사 갈등이 장기화하면서 오는 31일부터는 닷새간 전면 총파업까지 예정돼 있었다.
카카오뱅크 노조에는 현재 1000여명의 직원이 가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7월 중순 전체 임직원의 절반 이상을 확보해 과반노조가 됐다.
카카오뱅크의 올해 상반기 말 직원은 1843명, 고객은 2763만명이다.
이에 과반노조가 5영업일 연속 파업할 경우 업무 적체와 금융서비스 대응력 저하 가능성이 제기됐다.
노조 측은 장기 파업에 따른 서비스 장애 우려와 금융당국 등 외부의 압박도 이번 교섭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있다.
카카오뱅크 노조 관계자는 “5일 연속 파업이 예고되면서 회사에서도 외부 기관의 압박과 금융서비스 장애에 대한 우려, 시스템 업데이트 문제 등이 겹쳤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총파업은 철회됐지만 노사 협상이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다. 주요 쟁점에 대한 공감대를 바탕으로 남은 세부 사항을 조율할 예정이다.
다만 현재로서는 총파업을 다시 추진할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노조 관계자는 향후 총파업 재추진 가능성에 대해 “회사가 이번에 논의한 내용을 뒤집는다면 그렇겠지만 현재로서는 세부적인 내용을 조정해가는 정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