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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컨트리 음악의 대모’ 돌리 파튼 별세

김규환 기자 (sara0873@dailian.co.kr)
입력 2026.08.26 07:15
수정 2026.08.26 07:15

수많은 히트곡과 자선사업으로 美서 국민적 사랑

트럼프, 전국에 일주일 동안 조기 게양 지시


80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난 ‘미국 컨트리음악의 대모’ 돌리 파튼. ⓒ 로이터/연합뉴스

‘컨트리 음악의 대모’로 불리며 미국 대중음악의 한 시대를 풍미한 돌리 파튼(80)이 별세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파튼의 조카는 25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SNS)에 올린 영상을 통해 “돌리는 빛 속에서 살아왔고, 이제 예수님의 팔에 안겨 있다”며 그의 죽음을 알렸다. 건강이 최근 급격히 악화했던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정확한 사인은 즉각 공개되지 않았다.


파튼은 1946년 1월19일 미 테네시주 애팔래치아 산골의 가난한 가정에서 12남매 가운데 한 명으로 태어났다. 교회에서 노래를 부르던 어머니의 영향을 받아 어린 시절부터 정통 컨트리 음악을 익혔고, 가족 밴드에서 활동하며 음악적 재능을 키웠다.


13세이던 1959년에는 컨트리 음악의 성지로 꼽히는 내슈빌의 라디오 공개방송 ‘그랜드 올 오프리’ 무대에 게스트로 출연했다. 이후 싱글을 내놓으며 이름을 알린 그는 고교를 졸업한 뒤 내슈빌로 옮겨 본격적인 음악 활동에 뛰어들었다. 뛰어난 가창력뿐 아니라 작사·작곡 능력까지 인정받으면서 컨트리 음악계의 신성으로 떠올랐다.


1970년대 들어 파튼은 본격적으로 명성을 떨쳤다. 1973년 발표한 ‘졸린’(Jolene)은 컨트리 차트는 물론 팝 차트에도 진입하며 세계적인 히트곡으로 자리 잡았다. 이듬해에는 자신이 직접 작사·작곡한 ‘아이 윌 올웨이즈 러브 유’(I Will Always Love You)를 발표했다.


이 곡은 훗날 휘트니 휴스턴이 영화 ‘보디가드’의 주제가로 리메이크하면서 전 세계적인 명곡으로 거듭났다. 원곡자인 파튼의 음악적 역량도 다시 주목받았다. 파튼은 1980년 영화 ‘나인 투 파이브’의 동명 주제가를 직접 부르며 팝 음악계에서도 확고한 입지를 구축했다.


나인 투 파이브는 속사포처럼 이어지는 가사와 경쾌한 리듬에 직장인들의 고단한 일상을 담아내면서 한국에서도 널리 사랑받았다. 케니 로저스와 함께 부른 ‘아일랜드 인 더 스트림’ 등도 세계적인 인기를 누렸다.


파튼은 컨트리 음악에만 머물지 않았다. 팝과 영화, 방송을 넘나들며 대중성을 넓혔고 배우와 사업가로도 성공을 거뒀다. 그의 활약은 이후 페이스 힐, 샤니아 트웨인, 캐리 언더우드 등으로 이어지는 ‘컨트리 디바’ 계보의 토대가 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팝의 여제로 불리는 테일러 스위프트 역시 그 계보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이름으로 꼽힌다. 화려한 무대 의상과 커다란 금발 헤어스타일, 특유의 관능적인 이미지로 유명했지만 파튼의 삶에서 음악만큼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 것은 자선과 사회공헌이었다.


그는 1995년부터 어린이들에게 무료로 책을 보내주는 교육 비영리 프로그램 ‘이매지네이션 라이브러리’를 운영했다. 처음에는 테네시주의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시작했지만 이후 미국 전역은 물론 캐나다, 영국, 호주, 아일랜드 등으로 확대됐다. 미취학 아동의 독서와 문해력을 지원하는 세계적인 사회공헌 사업으로 성장했다.


2016년 테네시주 그레이트 스모키 마운틴스 국립공원 일대에서 대형 산불이 발생했을 때는 피해 주민들을 돕기 위한 자선 TV 방송을 기획하고 지원에 나섰다.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당시에는 내슈빌 밴더빌트대 의료진의 백신 연구를 돕기 위해 100만 달러(약 14억원)를 기부했다.


이 기부금은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뒷받침한 초기 연구 자금 가운데 하나로 알려지면서 다시 한번 화제를 모았다. 파튼은 생전 총 11개의 그래미상을 받았으며 평생공로상도 수상했다. 그의 음악은 전 세계에서 1억장 이상의 음반 판매량을 기록했다.


2006년 미국 케네디센터 연레 헌정 예술인으로 선정된 돌리 파튼(왼쪽에서 셋째)이 뮤지컬 작곡가 앤드루 로이드 웨버, 지휘자 주빈 메타, 영화감독 스티븐 스필버그 등 수상자들과 조지 W 부시 대통령 부부와 한 자리에 섰다. ⓒ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자신 소유의 SNS 트루스소셜에 애도의 글을 올리고 이날 오후 6시부터 1주일 동안 미국 전역에 조기를 게양하도록 지시했다. 미국의 대중음악인이 세상을 떠난 것을 계기로 연방 차원의 국가적 추모에 나서는 것은 이례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시대 최고의 컨트리 가수 중 한 명이자 그 이상인 돌리 파튼의 별세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진정 큰 상실”이라며 “그녀와 같은 사람은 과거에도 없었고 앞으로도 결코 없을 것”이라고 추모했다.


김규환 기자 (sara0873@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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