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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용 지역 전기요금제 내일 윤곽…기업 투자지도 바꿀까

정다운 기자 (sanae@dailian.co.kr)
입력 2026.08.25 15:27
수정 2026.08.28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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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부권 최대 18원↓…수도권 남부 사실상 유지

입지 따라 1TWh 사용 시 전기료 최대 180억 차

전국 단일요금 변화…할인 재원·한전 부담 쟁점

서울 소재 기계 금속 단지에 설치된 전기계량기. ⓒ뉴시스

산업용 전기요금을 지역에 따라 달리 매기는 ‘산업용 지역 전기요금제’가 내일 윤곽을 드러낸다. 남부권 요금을 ㎾h당 최대 18원 낮추는 방안이 검토되면서 기업의 투자 입지 결정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할인 폭의 실효성과 보편서비스의 형평성, 한국전력의 재무 부담이 제도 설계를 가를 쟁점으로 꼽힌다.


25일 관계 부처에 따르면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오는 26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전력 남서울본부에서 공청회를 열고 ‘산업용 지역 전기요금제’ 초안을 공개한다.


초안에는 전국을 수도권 남부·북부와 중부권, 남부권 등 4개 권역으로 나누는 방안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남부권은 ㎾h당 13~18원, 중부권은 10~15원, 수도권 북부는 6~10원을 할인하고 수도권 남부는 사실상 현행 수준을 유지하는 방식이다. 발전량이 소비보다 많은 지역은 요금을 깎고, 소비가 발전량보다 많은 곳은 할인 폭을 줄여 전력수요와 기업 투자를 분산하겠다는 취지다.


이번 공청회의 관건은 최대 18원의 요금 차이가 전력 다소비 기업의 입지를 바꿀 만큼 강력한 가격 신호로 작용하느냐다.


한전 전력데이터 개방포털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전국 산업용 전력의 평균 판매단가는 ㎾h당 179.0원으로, 최대 할인액인 18원은 평균 단가의 10.1%에 해당한다. 정부 검토안을 단순 적용하면 연간 1TWh(10억㎾h)를 사용하는 사업장의 전기료는 남부권과 수도권 남부 간 최대 180억원 차이가 난다.


지역별 요금 차이는 24시간 대규모 전력을 사용하는 반도체 팹(Fab·반도체 생산공장)의 운영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검토안대로라면 호남에 들어서는 팹에는 ㎾h당 13~18원의 할인이 적용되지만 용인·평택 등 수도권 남부의 팹에는 현행 요금이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반도체 입지는 전기료뿐 아니라 용수와 전력망, 인력, 협력업체 등의 영향을 받는 만큼 제도의 효과는 기존 팹의 이전보다 신규 팹과 증설 부지를 정하는 과정에서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제도 도입 직후에는 신규 반도체 팹보다 남부권의 기존 제조업체가 먼저 수혜를 볼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상반기 남부권에 해당하는 경상·전라 지역의 제조업 전력 사용량은 52.2TWh, 전기요금은 9조2801억원으로 집계됐다. 업종별 사용량은 화학제품 11.0TWh, 1차 금속 10.1TWh, 자동차 5.6TWh, 석유정제 3.1TWh 순이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 군 공항 인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반도체 산단 예정 부지. ⓒ뉴시스

전기료 인하는 중국발 저가 공세에 직면한 석유화학과 철강 등 지역 제조업의 원가 부담을 낮춰 가격 경쟁력 확보에 일부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같은 업종이라도 소재지에 따라 할인 여부가 갈려 지역 간 원가 격차가 커질 수 있다. 이 같은 업종 내 형평성 문제도 공청회에서 논의될 것으로 전망된다.


할인 재원을 누가 부담할지도 공청회 논의 대상이다. 우리나라는 지난 수십 년간 전국 단일요금 체계를 유지해왔다. 지역별 공급비용을 요금에 반영하면서도 보편서비스의 형평성을 어떻게 지킬지가 관건이다.


염명배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는 “서울 지하철 적자를 전국의 세금으로 메우면 지하철과 관계없는 산골 주민도 서울 시민의 요금을 낮추는 데 돈을 내는 셈”이라며 “전기요금도 실제 공급비용과 보편성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권역별 할인에 따른 한전의 판매수입 감소도 제도 설계의 또 다른 변수다. 경상·전라 지역의 상반기 산업용 전력 사용량 57.4TWh에 ㎾h당 13~18원의 할인을 일괄 적용하면 한전의 판매수입은 6개월간 7463억~1조333억원 줄어드는 것으로 단순 추산된다.


공청회에서는 한전의 실제 부담을 어떻게 산정할지도 논의될 것으로 전망된다. 할인 적용 대상과 폭, 지역별 도매가격 조정으로 달라지는 전력구입비, 전력수요 분산에 따른 송전망 투자비 절감 효과 등이 변수다.


발전업계 관계자는 “요금 인하 효과가 있는 만큼 한전에 부담이 될 수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다만 이번 정책은 산업경쟁력과 전력수요 분산, 지역경제를 함께 고려해 국가 전체 편익의 균형을 맞추려는 취지”라고 말했다.

정다운 기자 (sana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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