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이익 늘어도 중장기 설비투자 제자리…삼전닉스 빼면 11%↓
입력 2026.08.25 14:13
수정 2026.08.25 14:13
상반기 영업익 245.7% 증가했지만 CAPEX 147.7조원으로 정체
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늘린 투자만 12조원…나머지 기업은 축소
2차전지·석유화학 CAPEX 급감…방산·서비스·운송은 투자 확대
ⓒ리더스인덱스
국내 주요 대기업의 상반기 영업이익이 1년 새 279조원 가까이 급증했지만 설비·시설 등 미래 성장을 위한 투자는 제자리걸음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금성 자산이 37.5% 늘어 자금 여력도 커졌으나 중장기 설비투자인 자본적 지출(CAPEX) 증가율은 0.002%에 그쳤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제외하면 영업이익이 72.3% 증가한 반면 CAPEX는 11.1% 감소했다.
25일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가 매출 기준 국내 500대 기업 중 전년과 비교 가능한 331개사의 2026년 상반기 실적과 투자 현황을 분석한 결과, 총매출은 2311조6381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9.8%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113조4300억원에서 392조801억원으로 245.7%, 278조6501억원 급증했다. 반면 CAPEX는 147조6937억원에서 147조6966억원으로 29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390조7456억원에서 537조3657억원으로 37.5% 증가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제외하면 투자 감소세는 더욱 뚜렷했다. 329개사의 영업이익은 85조4153억원에서 147조2020억원으로 72.3% 늘었고 현금 및 현금성 자산도 24.8% 증가했다. 그러나 CAPEX는 107조7471억원에서 95조7423억원으로 12조48억원, 11.1% 감소했다.
전체 투자 증가를 이끈 것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였다. 삼성전자의 CAPEX는 28조8704억원에서 32조9603억원으로 14.2% 늘었고, SK하이닉스는 11조762억원에서 18조9940억원으로 71.5% 증가했다. 두 회사의 투자 증가분은 약 12조원으로, 나머지 329개사의 감소분을 사실상 모두 상쇄했다.
이에 따라 전체 331개사의 CAPEX에서 두 회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27.0%에서 35.2%로 8.2%포인트 높아졌다.
업종별로는 투자 양극화가 나타났다. 2차전지와 석유화학, 제약·바이오, 통신 등은 투자를 줄인 반면 방산과 서비스, 운송, 조선·기계·설비 등은 늘렸다.
2차전지 CAPEX는 11조6078억원에서 6조1551억원으로 47.0% 감소했다. SK온은 59.9%, LG에너지솔루션은 45.5% 각각 줄였다. 석유화학도 20조4698억원에서 12조5272억원으로 38.8% 감소했다. 롯데케미칼과 한화솔루션의 감소율은 각각 64.8%, 58.6%에 달했다.
제약·바이오는 CAPEX가 약 23% 감소했으며, 삼성바이오로직스가 76.4% 줄었다. 통신업도 15%대 감소한 가운데 KT가 29.5% 줄어 감소폭이 가장 컸다.
반면 방산업 CAPEX는 38.1% 증가했다. 한국항공우주(KAI)는 투자 규모를 189.2% 늘렸다. 서비스업도 36.1% 증가했으며 네이버의 CAPEX가 132% 이상 확대됐다. 운송업은 25.3%, 조선·기계·설비는 20.5% 각각 늘었다.
내수 업종에서도 투자 감소가 이어졌다. 생활용품은 매출과 영업이익, 현금성 자산이 모두 증가했지만 CAPEX는 26.7% 줄었다. 건설·건자재와 식음료도 각각 12.3%, 6.9% 감소했다.
결국 올해 상반기 국내 대기업의 투자 흐름은 반도체 중심의 쏠림이 심화되는 가운데 2차전지와 석유화학 등 일부 주력 산업에서는 투자 조정이 본격화되는 양상을 보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