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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현종, 13시즌 연속 100이닝 대기록…김호령은 인생경기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입력 2026.08.21 23:27
수정 2026.08.21 23:27

5.1이닝 1실점 시즌 9승, 송진우와 어깨 나란히

김호령 만루포 포함 6타점 맹타로 인생 경기

양현종. ⓒ KIA 타이거즈

KBO리그의 역사가 다시 한번 새로 써졌다. ‘대투수’ 양현종(KIA 타이거즈)이 KBO리그 역대 최장 타이인 13시즌 연속 100이닝이라는 전설적인 금자탑을 쌓아 올리며 팀의 6연승을 이끌었다.


KIA는 21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6 신한 SOL뱅크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원정 경기에서 선발 양현종의 역사적인 호투와 김호령의 만루 홈런을 포함한 타선의 화력 쇼를 앞세워 11-1 대승을 거두었다.


이로써 KIA는 지난 15일 광주 두산전부터 시작된 파죽의 6연승 행진을 이어가며 선두권 싸움에 한층 더 불을 지폈다. 반면 안방에서 힘 한번 쓰지 못하고 완패를 당한 키움은 깊은 5연패의 늪에 빠졌다.


이날 경기의 단연 최고 주인공은 마운드 위에서 또 하나의 이정표를 세운 양현종이었다.


경기 전까지 올 시즌 95.2이닝을 소화하고 있던 양현종은 대기록 달성까지 단 4.1이닝만을 남겨두고 있었다. 팀의 6연승과 개인 통산 기록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마운드에 오른 양현종의 투구는 시작부터 위력적이었다.


1회와 2회를 깔끔하게 삼자범퇴로 처리하며 기분 좋게 출발한 양현종은 특유의 뛰어난 경기 운영 능력과 노련한 위기관리로 키움 타선을 요리했다. 하이라이트는 대기록이 완성된 5회말이었다. 선두 타자 김건희를 루킹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이형종을 영리한 유격수 뜬공으로 솎아내며 아웃카운트 2개째를 올린 순간, 고척스카이돔은 대기록 탄생을 축하하는 환호성으로 가득 찼다.


이로써 양현종은 2014시즌부터 이어온 연속 시즌 100이닝 기록을 '13시즌'으로 늘렸다. 이는 송진우(전 한화·1994~2006시즌)가 보유하고 있던 KBO리그 역대 최장 연속 시즌 100이닝 기록과 타이를 이루는 금자탑이다.


부상 없이 마운드를 지키며 매년 100이닝 이상을 책임진다는 것은 현대 야구에서 투수의 철저한 자기관리와 꾸준함, 그리고 클래스가 입증되어야만 가능한 훈장과도 같다. 양현종은 통산 최다 선발 승리, 최다 이닝 등 KBO 투수 부문 주요 기록을 차례로 집어삼킨 데 이어, 꾸준함의 척도라 불리는 연속 시즌 이닝 기록마저 대선배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살아있는 전설’임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양현종은 이날 5.1이닝 동안 79개의 공을 던지며 2피안타 2볼넷 5탈삼진 1실점(1자책)의 완벽에 가까운 피칭으로 키움 타선을 봉쇄, 시즌 9승(6패)째를 수확하며 10승 고지 진입을 눈앞에 뒀다. 통산 최다승 경신을 향한 발걸음에도 한층 더 속도가 붙게 됐다.


양현종. ⓒ KIA 타이거즈

마운드에서 양현종이 묵묵히 제 몫을 해내자, 타이거즈 타선도 폭발적인 화력 지원으로 선발 투수의 대기록 달성을 축하했다.


기선 제압은 2회초에 이뤄졌다. 2사 후 한준수의 볼넷과 김호령의 안타로 만든 1, 3루 기회에서 리드오프 박재현이 우전 적시타를 터뜨리며 한준수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양현종의 투구수가 차오르던 6회초에는 '거포' 나성범이 든든한 지원 사격을 보탰다. 나성범은 상대 선발 하영민의 133km 커터를 통타,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비거리 110m 솔로 아치를 그려냈다. 시즌 24호 홈런. 이어 김선빈과 오선우의 연속 안타로 만든 무사 1, 3루에서 김호령의 중견수 쪽 희생플라이가 터지며 스코어는 3-0으로 벌어졌다.


키움이 6회말 데이비슨의 희생플라이로 추격해 오자, KIA는 7회초 만루 홈런 한 방으로 승부에 완벽한 쐐기를 박았다.


김도영의 2루타와 나성범의 희생플라이로 1점을 보탠 KIA는 김선빈, 오선우, 한준수가 끈질긴 승부 끝에 연속 3볼넷을 골라내며 2사 만루 찬스를 잡았다. 타석에 들어선 김호령은 키움 구원 투수 박지성의 2구째를 놓치지 않고 그대로 결대로 밀어 쳤고, 타구는 고척돔 좌중간 담장을 훌쩍 넘어가는 비거리 125m짜리 그랜드슬램으로 연결됐다.


김호령의 시즌 13호 홈런이자 개인 통산 2번째 만루 홈런이었다. 단숨에 5득점 빅이닝을 만든 KIA는 스코어를 8-1까지 벌리며 키움의 추격 의지를 완벽히 꺾어놓았다.


승기를 완전히 잡은 KIA는 9회초에도 박재현과 김호령의 연속 적시타 등을 묶어 3점을 더 보태며 11-1, 10점 차 대승의 피날레를 장식했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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