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 vs 1.5%”…포스코 첫 파업 기로, 임금 넘어 근로시간까지 갈등 전선 확대
본교섭 재개 놓고 이견…노조 오는 9월 부분파업 예고
사측 “요구안 수용 시 1.4조 부담”…노조 “전체 금액만 부각돼”
탄력근로제·초과근무 관리도 쟁점…사측 “법 기준 준수” 선 그어
한국노총 금속노련 포스코노동조합 조합원들이 18일 세종시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열린 단체교섭 관련 최종 조정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포스코가 창사 이후 첫 파업 기로에 섰다. 기본급 인상률을 두고 노조와 사측이 간극을 좁히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본교섭 재개 여부와 현장 근로시간 문제까지 갈등이 번지고 있다. 노조가 9월 부분파업을 예고한 만큼 남은 기간 추가 교섭에서 접점을 찾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 노사는 중앙노동위원회가 지난 18일 올해 임금·단체협약과 관련해 조정 중지를 결정한 이후에도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 중노위 조정 절차가 종료되면서 노조는 현 합법적인 쟁의권을 확보한 상태다.
다만 교섭 방식부터 양측의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포스코 노조는 지난 19일 사측에 본교섭 개최를 요구했지만, 회사는 실무교섭을 먼저 진행해 이견을 좁히자는 입장을 전달했다.
이에 노조는 중노위 조정과 집중교섭 과정에서 핵심 쟁점에 대한 실무 논의가 이미 충분히 이뤄진 만큼 본교섭을 재개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포스코 노조 관계자는 “실무교섭은 회의록을 남기지 않아 조합원들에게 협상 내용을 공유하기 어렵다”며 “잠정합의안을 마련하려면 조합원들의 공감대가 필요한 만큼 공식적인 본교섭을 통해 논의를 이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사측은 본교섭 자체를 거절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지난 18일 조정 연장 기간 중 추가 제시안을 내놨지만 노조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만큼, 실무교섭을 통해 양측의 입장차를 먼저 좁힐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회사의 추가 제시안이 공개된 지 불과 이틀이 지난 상황”이라며 “노동조합과 이견을 좁히기 위해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협의를 지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가장 큰 간극은 임금과 성과 보상이다. 노조는 현재 기본급 7.1% 인상과 격려금 600%, 우리사주 50주, 명절상여금 200%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사측은 기본급 1.5% 인상, 격려금 250만원 상향, 명절상여금 연 200만원, 복지포인트 30만원 추가 지급 등을 제시했다.
사측은 노조 요구안을 모두 수용할 경우 약 1조4000억원의 재원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발 공급과잉과 주요국의 보호무역 강화 등으로 철강 업황의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인건비가 큰 폭으로 늘어나는 것은 부담이라는 입장이다.
노조는 사측이 제시한 규모가 최종 합의에 필요한 비용처럼 받아들여지는데 대해 반박하고 있다. 요구안 전체를 그대로 관철하는 것이 아니라 교섭을 통해 조정하는 과정인데 전체 요구 금액만 부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포스코 노조 관계자는 “서로 교섭을 통해 접점을 찾는 것이 중요한 시점에서 노조의 요구를 모두 반영할 경우 1조원이 넘는 금액이 든다는 식으로 산정해 부각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며 “직원 보상에는 비용 부담을 강조하면서 경영진 보상에는 상대적으로 과감한 결정을 해왔다는 점에서 현장의 불만이 누적돼 있다”고 말했다.
노사 갈등은 임금 문제를 넘어 근로시간과 현장 인력 운용 문제로도 확산되고 있다.
포스코 일부 생산 현장에서는 탄력적 근로시간제 적용 과정에서 허용되는 근로시간 한도를 넘어선 초과근무를 별도의 엑셀 파일에 기록해 관리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공식 근태시스템에 입력할 수 없는 초과분을 따로 기록해뒀다가 이후 근로 시간에 여유가 생긴 시점에 초과근무(OT)로 반영하는 방식이다.
포스코 내부 관계자는 “주 52시간제 시행 이후 근로 가능 시간이 줄었지만 이에 맞춘 인력 충원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다”며 “이 때문에 정해진 근무시간을 초과하는 사례가 발생했고, 시스템에 입력하지 못한 초과근무는 별도 엑셀로 관리한 뒤 생산량이 줄어드는 시기 등에 OT로 반영해왔다”고 말했다.
노조가 쟁의권 확보 직후 준법투쟁에 들어간 것도 이와 맞닿아 있다. 준법투쟁에는 법정 근로시간을 초과하는 근무를 비롯해 초과근로 이월과 사측의 임의적인 근무시간 조정을 거부하는 내용 등이 포함됐다.
이에 대해 포스코 측은 “법정 근로시간 제한 등 법적인 사항들을 준수하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노조는 오는 9월 부분파업도 예고하고 있다. 현재 포항·광양제철소를 대상으로 파업 방식과 대상 공정 등을 논의하고 있으며 제품 손실이나 변질 위험 등을 고려해 구체적인 쟁의 수위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실제 파업에 돌입하면 1968년 창사 이후 처음이다. 노사 모두 첫 파업이 가져올 상징성과 산업계 파장을 의식하고 있는 만큼 9월 이전 본교섭 재개 여부와 추가 제시안이 향후 협상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