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포 운명 붙잡는 핵심 회로 찾았다…KAIST, 되돌림 기술 개발
입력 2026.08.21 08:54
수정 2026.08.21 08:54
비가역성 유지하는 핵심 양성 되먹임 회로 선별
세포 원상 복귀·비가역성 해제하는 제어법 제시
폐암 전이·세포 분화 모델 적용…미국국립과학원회보 게재
관련 연구 이미지 ⓒKAIST
한번 변한 세포를 그 상태에 붙잡아 두는 핵심 분자 회로가 규명됐다. KAIST 바이오및뇌공학과 조광현 교수 연구팀은 세포의 상태 변화를 되돌아가지 못하게 하는 회로를 찾아내고, 이를 제어해 이전 상태로 되돌리는 기술 ‘루트(ROOT)’를 개발했다고 21일 밝혔다.
연구팀은 이 기술이 암이나 노화로 비정상적인 상태에 고착된 세포를 정상 상태로 되돌리는 치료전략을 설계하는 데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세포는 외부 자극에 따라 성질과 기능이 달라진다. 자극이 사라진 뒤에도 변화된 상태가 유지되는 현상을 ‘비가역성’이라고 한다.
세포 안에는 어떤 분자가 다른 분자를 활성화하고, 그 분자가 다시 처음 분자를 활성화하는 ‘양성 되먹임 회로’가 수천 개 이상 존재한다. 이 가운데 어떤 회로가 세포를 바뀐 상태에 붙잡아 두는지는 가려내기 어려웠다.
루트는 분자들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관계를 컴퓨터 논리 모델로 구현하고, 외부 자극이 들어왔다가 사라지는 전 과정을 모사한다. 이를 통해 비가역성을 유지하는 최소 핵심 회로와 조절 인자의 집합인 ‘비가역성 커널’을 찾아낸다.
연구팀은 비가역성 커널을 이용한 두 가지 제어 방법을 제시했다. ‘리셋 제어’는 비가역적인 성질은 남겨둔 채 현재 세포만 변화 이전 상태로 돌리는 방식이다.
‘역전 제어’는 비가역성을 만드는 원인을 없애 세포가 서로 다른 상태 사이를 오갈 수 있도록 한다. 현재 상태만 원상 복귀시키는 방식과 상태를 고정하는 잠금장치 자체를 해제하는 방식으로 구분된다.
연구팀은 루트를 B세포 분화와 폐암의 상피-간엽 전이, 단일세포 전사체 데이터로 구축한 장상피세포·베타세포 분화 모델 등에 적용했다. 찾아낸 원인 회로는 기존 연구에서 알려진 세포 상태·분화 결정 인자와 일치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 온라인판 8월 18일 자에 실렸다. 김종완 박사와 장성훈 박사가 공동 제1저자로 참여했다.
조 교수는 “이번 연구는 한번 변하면 되돌아가지 않는 세포의 원인 회로를 찾아내고, 이를 제어해 세포를 이전 상태로 되돌릴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한 것이 핵심”이라며 “향후 암과 노화 등에서 비정상적으로 굳어진 세포 상태를 정상으로 되돌리는 새로운 치료전략 개발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