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 '민심 창구' 될까, '명심 창구' 될까…시험대 오른 당정청 관계
입력 2026.08.21 05:30
수정 2026.08.21 05:30
당청 밀착 속 '여당다움' 숙제
국정 뒷받침 넘어 완충役 주목
李 42.8%…민심 경고등 켜져
부동산·보완수사권이 시험지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신임 대표가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과의 접견에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취임 직후부터 당정청 '원팀' 기조를 분명히 하고 있다. 이재명 정부 초대 국무총리를 지낸 데 이어 집권여당 지휘봉까지 잡으면서 청와대·정부와의 정책 공조에도 힘이 실릴 전망이다. 다만 김 대표가 강조하는 '창조적 수평관계'가 실제 민심을 정책에 반영하는 통로로 작동할 수 있을지가 새 지도부의 시험대로 떠올랐다.
김 대표는 20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여당의 당정 논의는 기본적으로 완벽한 사전 협의를 통한 일치라고 생각한다"며 "그 과정에서 일치하되 치열하게 논의하고 대외적으로는 함께 한목소리로 내는 것이 좋다"고 밝혔다.
대통령의 당적 이탈론과 당정 완전 분리 주장에도 선을 그었다. 필요하면 당과 대통령의 관계를 강화하는 당헌·당규 개정까지 검토하겠다고 했다. 김 대표가 그리는 당정청 관계는 청와대와 거리를 두기보다 최종 결론에 앞서 당이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사전 조정형'에 가깝다. 이는 공개 충돌을 줄일 수 있는 반면 사전 협의가 청와대 입장을 추인하는 데 그칠 경우 여당의 독자성이 흐려질 수 있다는 양면성이 있다.
김 대표는 이를 의식한 듯 부동산과 민생 문제에서는 "당은 매우 적극적으로 의견을 피력하겠다"며 "정부와 함께 협의하되 매우 주도적이고 창조적으로 협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결국 '일치'의 성패는 같은 목소리를 내는 것보다 그 목소리를 만드는 과정에서 당의 의견이 얼마나 반영되느냐에 달린 셈이다.
당내에서는 우선 원팀 구축에 무게를 싣고 있다. 이용우 민주당 의원은 이날 YTN라디오 '장성철의 뉴스명당'에서 전날 이 대통령과 당대표 경선 후보들의 청와대 만찬을 두고 "당정청이 또 하나의 힘으로 모아서 가야 되는 마당"이라며 국민에게 안정감을 보여주는 자리였다고 평가했다. 김영진 민주당 의원도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당정청이 원팀으로 일하는 시스템을 만들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대통령 지지율이 하락하는 국면에서는 여당이 국정을 뒷받침하는 역할만으로 민심 이탈을 막기 어렵다. 청와대가 직접 흡수하기 어려운 여론을 당이 먼저 포착해 정책 수정으로 연결하는 '완충지대' 역할이 중요해지는 이유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의 8월 셋째 주 정기조사에서 이 대통령 국정운영 긍정 평가는 42.8%, 부정 평가는 52.5%로 집계됐다. 긍정 평가는 직전 조사보다 5.0%p 하락했다. 김 대표의 당 운영 전망도 긍정 38.0%, 부정 44.0%였다. 새 지도부의 최우선 역할로는 '야당 협치' 24.8%, '당내 통합' 17.6%, '당정청 협력' 16.7% 순으로 나타났다. 원팀 구축만큼 당 안팎의 다양한 요구를 조율하는 능력도 요구받는 셈이다.
첫 실전 시험대는 부동산이 될 전망이다. 김 대표는 전날 청와대 만찬에서 송영길 전 대표가 부동산 문제를 제기해 공감대를 이뤘다고 전했다. 이번 주말에는 새 지도부 출범 이후 첫 고위당정이 예정돼 있다. KSOI 조사에서는 8·13 부동산 대책이 주택시장 안정에 '효과가 없을 것'이라는 응답이 51.8%로 '효과가 있을 것' 25.4%를 크게 웃돌았다. 당이 민심을 근거로 정부 대책의 보완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가 '창조적 수평관계'의 첫 사례가 될 수 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정책 추진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여론인데 지금 여론이 굉장히 좋지 않다"며 "결국 반전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느냐의 문제인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또 "지금 문제는 국회와 대통령이 한몸처럼 가고 있다는 것"이라며 당정청이 한목소리를 내는 것과 별개로 여당의 독자적인 역할이 필요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신 교수는 또 다른 시험대로 보완수사권 문제를 꼽으며 "보완수사권 문제를 되돌리는 것"이라면서도 "강성 세력에 밀려 할 수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결국 청와대뿐 아니라 당내 지지층과 견해가 엇갈리는 현안에서도 김 대표가 조정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가 '민심 창구'와 '명심 창구'를 가를 전망이다.
기사에 인용된 조사는 지난 18~19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을 대상으로 통신 3사 제공 무선 가상번호를 활용한 ARS 자동응답 방식으로 실시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 응답률은 5.8%다. 그 밖의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