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FP는 중국이 다 했는데"…K-배터리 소재사, 반격 나섰다
입력 2026.08.20 15:28
수정 2026.08.20 15:31
엘앤에프·포스코퓨처엠 대규모 공급 기반 확보
LG화학은 개발·경제성 검토…에코프로비엠은 속도 조절
미국 탈중국 공급망 수요 확대에 K소재 진입 기회
전기차에 탑재된 LFP 배터리 시스템 이미지.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인사이드 홈페이지 캡처
중국 업체들이 사실상 독점해온 리튬인산철(LFP) 양극재 시장에 국내 배터리 소재업체들이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삼원계 양극재를 주력으로 해온 K소재업계가 대규모 공급계약과 양산을 통해 LFP 사업을 구체화하고 새로운 공급망을 구축하는 모습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양극재 업체들이 중국 업체들이 주도해온 LFP 시장 공략에 잇따라 나서며 사업화 속도를 높이고 있다.
엘앤에프는 삼성SDI와 2027년부터 2029년까지 약 1조6000억원 규모의 LFP 양극재 공급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7월 미국 배터리 기업 코어셸 테크놀로지와도 공급계약을 맺었다. 지난달에는 자회사 엘앤에프플러스가 대구 달성 국가산업단지 LFP 전용공장에서 시생산품을 출하했다. 3분기 말 연산 3만t 규모 양산에 들어간 뒤 2027년 상반기까지 6만t으로 생산능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포스코퓨처엠은 국내 배터리 업체와 2027년부터 2032년까지 6년간 19만t 이상의 LFP 양극재를 공급하는 데 합의했다. 정식계약 전 단계로 3분기 중 계약 체결을 추진하고 있다. 포항 공장의 하이니켈 생산라인 일부를 LFP용으로 전환해 고객사 인증을 진행하고 있으며 올해 말 양산 공급을 목표로 하고 있다.
포스코퓨처엠이 중국 CNGR·피노와 합작한 씨앤피신소재테크놀로지는 지난 5월 포항 영일만4산업단지에 LFP 양극재 전용공장을 착공했다. 2027년 양산을 시작해 최대 연 5만t 생산체제를 구축할 계획이다.
LG화학은 LFP와 망간리치(LMR) 양극재 모두 2028년 이후 양산을 목표로 개발과 경제성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 LFP는 전구체 프리 기술과 메탈 리사이클 원료를 활용해 공급망 경쟁력을 높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신규 투자가 필요한 만큼 고객사 공급계약과 생산거점별 투자 효율성을 비교하는 단계다.
반면 에코프로비엠은 최근 LFP 양극재 설비 투자 결정을 재검토하겠다고 밝히면서 속도 조절에 들어갔다. 이후 대규모 LFP 증설보다는 인도네시아 니켈 제련소 투자 등을 통해 삼원계 양극재의 원가 경쟁력과 원료 확보력을 높이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중국이 장악한 LFP, 탈중국 수요가 K소재 기회로
국내 업체들의 움직임이 주목받는 것은 LFP가 더 이상 중국 업체만의 시장으로 보기 어려울 만큼 수요가 커졌기 때문이다. LFP는 삼원계보다 에너지 밀도가 낮지만 가격 경쟁력과 긴 수명 등을 앞세워 ESS를 중심으로 채택이 확대됐고 보급형 전기차에서도 적용 영역을 넓혀왔다.
특히 북미 시장에서는 중국산 배터리 소재 의존도를 줄이려는 공급망 재편이 진행되면서 비중국산 LFP 소재에 대한 수요가 새로운 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다. 미국의 PFE 관련 규제가 강화되면서 배터리 공급망에서 중국산 소재 비중을 단계적으로 낮춰야 하는 환경이 조성된 것도 국내 업체들에는 기회 요인이다.
실제로 최근 1~2개월 사이 국내 배터리 업체들의 한국산 LFP 양극재 조달 요구가 강해졌고 신규 고객사의 생산능력 확대 요구도 커지고 있다. 국내 업체들이 단순히 LFP 생산을 준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고객 수요를 확보하는 단계로 진입하고 있다는 의미다.
다만 탈중국 수요만으로 국내 업체들이 중국의 가격 경쟁력을 따라잡기는 쉽지 않다. LFP는 NCM보다 판매가격이 낮아 생산량을 크게 늘려도 단기적인 매출 기여가 제한적이라는 한계점도 지적된다.
한편, 글로벌 LFP 시장은 이미 양극재 시장의 주류로 올라섰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양극재 출하량은 495만t으로 이 가운데 LFP가 347만t을 차지해 비중이 약 72%에 달했다. LFP 양극재 출하량 상위 10개사는 모두 중국 기업으로 1위 후난위넝의 출하량만 113만7000t에 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