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류 내려놓고 사람 만난다…구직자 상담에 집중하는 ‘고용센터’
입력 2026.08.20 15:30
수정 2026.08.20 15:30
노동부, 국가 고용서비스 혁신 방안 발표
심층상담 역량 강화…반복 행정업무는 AI가
관련 이미지. ⓒ고용노동부
고용센터의 취업지원이 단순한 절차 안내를 넘어 구직자의 상황을 진단하고 취업경로를 설계하는 심층상담으로 바뀐다. 반복적인 실업인정과 급여 지급 절차를 인공지능(AI)으로 자동화해 상담 인력이 구직자에게 더 많은 시간과 역량을 쏟도록 하는 방식이다.
고용노동부는 20일 고용정책심의회에서 이같은 내용을 담은 ‘국가 고용서비스 혁신 방안’을 발표했다. 전국 102개 고용센터를 30년 만에 행정 중심에서 상담 중심으로 바꾸는 내용이다.
노동부에 따르면 고용센터는 연간 200만명 이상의 구직자와 기업을 연결한다. 그러나 고용센터는 실업급여 담당 직원 1인당 하루 평균 70건 이상의 실업인정 업무를 처리하는 등 반복적인 행정업무가 많아 내실 있는 고용서비스를 제공하기 어려웠다.
이에 정부는 최근 발전한 AI 기술을 활용해 반복 행정업무를 맡기고, 그 자리를 사람과 일자리를 잇는 서비스로 채우는 혁신 방안을 마련했다.
AI가 구직자 유형 분류…취업부터 경력개발까지
개편의 핵심은 ‘나만의 AI 고용센터’다. 구직자의 설문 응답과 경력을 분석해 자기주도형과 집중지원형으로 구분하고, 필요한 서비스를 한 번에 추천·처리한다.
실업급여 수급자와 국민취업지원제도 참여자의 취업활동 확인도 체계화·자동화한다. 성실한 구직활동에 포인트를 부여하고 목표 달성 시 급여를 자동 지급하는 마일리지 제도를 도입한다.
도움이 필요한 집중지원형 구직자는 전담 상담자인 ‘케이스 매니저’가 1대 1로 관리한다. AI 진단도구 ‘잡케어’를 활용해 심층상담부터 취업, 이후 경력개발까지 통합 지원한다.
대전고용센터에서는 5월부터 국민취업지원제도 참여자를 대상으로 이 제도를 시범 운영하고 있다. 7월 실시한 온라인 설문에는 참여 중인 129명 가운데 106명이 응답했고, 86.8%가 참여 과정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집중지원형의 평균 대면상담 시간은 기존 18분에서 73.8분으로 4배 이상 늘었다. 이들이 받은 상담 80건 가운데 76건인 95.0%가 대면으로 이뤄졌다.
집중지원형 참여자는 심층상담을 거쳐 진로를 정하고 직업훈련과 이력서·자기소개서 작성 등을 준비한다. 자기주도형은 2개월에 한 번 30분간 비대면 상담을 받고 필요할 때 상담사에게 연락을 요청할 수 있다.
시범운영에서 자기주도형 상담 142건 가운데 134건인 94.4%가 비대면으로 진행됐다. 구직역량이 있는 참여자는 스스로 취업활동을 이어가고 상담 인력은 도움이 필요한 구직자에게 집중하는 구조다.
기업 먼저 찾아 채용애로 진단…지역에는 일자리 사업 권한
기업 지원은 구인공고와 행정데이터, 산업단지 현장 방문으로 채용에 어려움을 겪는 사업장을 찾는 데서 시작한다. ‘고용24 펌케어 AI’가 모집·선발 기술 부족, 일자리 여건 미흡, 적합 인재 부족 등 원인을 진단한다.
키워드만 입력하면 구인공고를 작성하고 업종과 필요한 직종을 분석해 적합한 인재와 추천 이유를 제시한다. 기업이 받을 수 있는 지원금도 추천·관리하며, 채용 이후 근속과 적응까지 연계해 지원한다.
지역 고용서비스 운영 방식도 바뀐다. 지방청은 고용보험 등 행정데이터로 산업전환과 고용현황을 파악하고, 지역 고용기관과 일자리 문제를 상시 진단한다.
지역 특성에 맞춰 기존 일자리 사업의 요건과 지원기간을 조정하고 직접 사업을 운영할 재원과 권한도 부여한다. 정부는 이를 뒷받침할 ‘지역고용 활성화에 관한 법률’ 제정을 추진한다.
센터 내부에서는 행정과 서비스 업무를 분리한다. 위탁기관 관리, 복합민원, 부정수급 업무는 전담 부서로 통합하고 현장 직원은 상담과 취업·채용 지원에 집중한다.
‘상담’ 직렬은 ‘고용서비스’ 직렬로 바꾸고 AI·데이터, 심리상담, 기업 인사 컨설팅 교육도 확충한다. 평가 기준도 단순 취업 실적에서 구직자 상담과 채용애로 개선 노력 중심으로 손질한다.
노동부는 올해 하반기 ‘나만의 AI 고용센터’와 ‘원스톱 채용 토털케어’를 과제별로 시범 운영한다. 2027년부터는 고용서비스 혁신 시범센터를 지정해 여러 과제를 통합 운영할 방침이다.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이제 고용센터는 단순하고 반복적인 행정업무는 AI에게 맡기고, 그 자리를 사람과 일자리를 잇는 서비스로 채워야 한다”며 “졸업부터 은퇴까지, 모든 국민들의 일자리 여정을 함께 그려가는 동반자로 고용센터를 만들어가겠다”고 강조했다.
